8월 20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MBC 연수원 부지 내 사극 '대장금'의 오픈 세트장에서는 9월 15일 방송 예정인 MBC 창사42주년 특별기획드라마 '대장금(大長今)의 타이틀 촬영이 진행됐다.
제작진은 '대장금' 촬영을 위해 수랏간(水刺間), 소주방(燒廚房), 그리고 보급처와 관리부서인 내사시(內資寺)와 사옹원(司饔院)의 건물 일부 등을 오픈 세트로 건립했다.
수랏간 나인들이 차례로 동헌 마루 끝에 서서 각자 맡은 역할을 상징할 만한 짤막한 대사를 하고 표정을 잡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작업이었다.
드라마 연출자인 이병훈 PD가 "자, 마지막으로 이영애 씨"하고 부르자 초록 색 저고리, 파란 치마에 빨간 머리띠를 한 주인공 이영애가 마루 끝에서 자리를 잡았다.
타이틀 화면에 쓸 여러 모습을 담는 이 촬영은 이영애에게 5분 동안 다양한 표정 연기를 보여주라는 주문과 마찬가지였다.
기쁨과 감탄의 표정 주문에 이영애는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어내더니 곧바로 이어진 참담한 표정 주문이 나오자 불과 10여 초 사이에 눈에 이슬이 맺히는 '눈물연기'를 보여줬다.
촬영이 끝나고 이영애의 눈물 연기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 PD는 "그게 연기자의 감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영애 씨가 그만큼 감수성이 뛰어난 것 같다"고 칭찬했다.
'대장금'은 이병훈 PD가 1999년 '허준'과 2001년 '상도'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실존인물 소재 대하사극이다. 다만 작가는 '허준'과 '상도'를 썼던 최완규 씨가 아닌 김영현 씨로 바뀌었다.
훗날 '대장금(大長今)'으로 불린 천민 출신의 장금은 궁중요리의 제조산실인 수랏간 최고의 요리사가 되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조선 최고의 의녀가 돼 오늘날로 보면 중종의 '주치의'가 된 중종 때의 실존인물(1506-1544).
다만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장금 관련 기록은 그가 중종이 총애하는 천민 출신의 의녀로서 주치의 노릇을 했다는 정도다.
50부작의 전반부에 그려질 궁중요리사 부분과 장금의 성공일대기와 함께 이 드라마의 중요한 한 축이 될 민정호(지진희)와의 사랑은 픽션이다.
장금과 민정호의 사랑은 '허준'의 허준-예진아씨 사이와 흡사하다. 그리고 장금이 최고의 궁중요리사와 최고의 의녀가 되기까지 거치는 우여곡절은 그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세력이 끊임없이 꾸미는 음모에 당하거나 벗어나는 과정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이전의 '허준'과 '상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PD는 "드라마 '허준'을 할 때 천민 출신의 중인 '의녀'가 드라마적 소재로 괜찮다는 영감을 받아서 그때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부에 나올 화려한 궁중요리들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PD는 "'대장금'은 무수리, 나인, 상궁, 내시, 금군병사, 정원서리, 내의원 사령, 의녀 등 궁중 내 하층민들이 갖고 있는 애환과 갈등들이 거의 대부분"이라며 "'허준'과의 차별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