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제 드라마 '옥션하우스'의 의미있는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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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즌제 표방 '옥션하우스' 드라마 제작의 새로운 틀짜기

'미드' '일드'의 TV 브라운관 열풍속에 드라마 왕국 MBC가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민 '옥션하우스'가 전체 12부작중 8회를 방송하며 의미있는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매주 1회 방송, 4명의 PD, 네명의 작가가 엮어가는 실험적 공동 제작방식은 향후 한국 드라마에서 시즌제 드라마의 가능성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있다. 그간 신인 연출자들의 실험정신 충만하고 창작의욕을 북돋는 '베스트 극장'이 폐지되고 이를 확대 재편한 이 시즌제 드라마의 시도는 방송사 내부와 드라마 현 제작 환경이 불러온 시대 요구로 보인다.

지난 18일 방영된 8회 '돌이 킬 수 없는' 편에서는 마치 잘 짜여진 스릴러를 한편 보는 듯한 치밀한 구성과 극적 긴장감으로 여타 미니시리즈에서 볼 수 없는 짜릿한 재미를 선사했다. 유명 연기자들은 아니지만 이들이 만들어내는 연기조화와 호흡은 탄탄한 이야기가 바탕하고 있음을 새삼 실감케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 여성 무명화가가 윌옥션 최고의 경매사 민서린(김혜리)으로부터 격려를 받아 용기 백배,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그림을 꿋꿋이 그려왔지만 정작 내놓은 그림이 무시당하자 복수를 감행하는 스릴러를 선보였다. 제목에서는 프랑스 영화 모니카 벨루치 주연의 '돌이킬 수 없는'이 연상되고 내용면에서는 전형적인 유괴 영화 '그놈 목소리'와 '세븐데이즈'를 떠올리기 쉬웠다. 이날 방송에 쓰인 유괴범에 의해 찢겨진 그림들은 실제 화가들의 진품 그림일 정도로 사실감도 대단했다.

그 흔한 최루성 멜러와 출생의 비밀, 불륜의 독성 강한 코드를 배제한 '옥션하우스'가 열고 있는 새로운 드라마 제작 시도와 '미드'에 대응하는 한국 드라마 최일선 현장을 살펴봤다.

시즌제 드라마의 생존 방식은?

제작진은 '옥션하우스'의 성패를 시청자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보고 있다. 시즌제를 표방하긴 했지만 과연 시즌제로 갈수 있을지 여부는 전적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미국의 드라마가 유행하면서 더 이상 시즌드라마라는 표현은 낯설지 않지만, 한국의 드라마로서 시즌드라마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드라마는 옥션하우스가 유일한 상황.

옥션하우스의 '시즌'은 기본적으로 이 드라마가 성격상 미국드라마, 혹은 일본드라마의 방영 형식을 지향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타이틀이다. 외국 드라마들처럼 주 1회 방영되면서 일차적으로 파일럿 프로그램식의 시즌1이 만들어진 후 향후 반응에 따라 시즌2, 시즌3 식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시즌드라마 '옥션하우스'지만 반드시 다음시즌이 있다고 장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나 일본도 수많은 드라마가 제작되고 그 중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드라마가 골라내지고 그 중에서 다시 지속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드라마만이 시즌2 이상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옥션하우스'도 그렇게 다음 시즌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제작되어지는 하나의 파일럿 드라마라는 얘기다.


현재 '옥션하우스' 후속으로는 ‘성형외과(가제)’가 준비중. 그 이후 드라마도 팀을 구성해 준비중인 상태다. 이렇게 나오는 여러 드라마들 중 가장 경쟁력 있는 드라마가 시즌2, 시즌3로 발전해 나갈 수 있게 된다. 드라마 제작진 내부의 치열한 생존 경쟁도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하나의 방안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4명의 연출자와 작가가 펼치는 3라운드 대전

'옥션하우스' 제작팀은 라운드(ROUND)라는 말을 사용한다. 4명의 연출이 순서대로 3회씩 찍기 때문에 총 3라운드를 벌이는 모양새다. 현재 '옥션하우스'의 2라운드가 끝나가고 있다. 패기와 열정의 시도로 시작한 1라운드에서는 미술품 경매회사는 어떤 곳인지, 또한 위작화가를 아버지로 둔 주인공이 경매회사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이야기했다면 2라운드에서는 각 등장인물들의 좀 더 사람냄새나는 이야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5회에서 보여진 와인 스페셜리스트로서의 도영의 멋진 모습을 시작으로 제2의 민서린을 꿈꾸는 나경과 저주받은 반지로 가을밤을 오싹하게 만든 6회. 과거를 잊지 못하는 남자 오윤재의 갈등을 스펙타클하게 보여준 7회. 그리고 8회에서는 연수와 나경의 선망의 대상이자 모두가 인정하는 특급 경매사 민서린이 그 성공을 위해 스쳐지나온 인연들로 인해 겪는 위험한 사건이 스릴러의 형식으로 그려졌다.

3라운드에서는 과거의 1, 2라운드를 지나오면서 쌓아온 캐릭터들 및 여러 인연들간의 갈등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즌을 열 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준비중이다.

드라마의 연속성과 완결성은 숙제

눈물을 질질 짜게하는 최루성 멜러나 출생의 비밀, 불륜코드, 악성 불치병 같은 뻔한 상황 설정을 쫙 뺀 '옥션하우스'는 드라마를 철저히 사건 중심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짜임새 있고 설득력 높은 이야기의 구성을 통해 주인공의 인지도에 기대지 않고도 골격 튼튼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어나가려는 시도는 무척 참신하다.

하지만 젊은 연출자들의 공격적이고 신세대적인 구성 방식과 사전에 작가들의 꼼꼼한 리써치에도 불구하고 매 에피소드가 균질한 완결성을 유지하면서도 12부작의 연속성을 이어가는 것에서는 다소 이음새가 약해 보인다. 미니시리즈의 기본 매력은 매회의 완결성도 중요하지만 다음 회를 보게 만드는 엔딩의 호기심이 어떤 것보다 중요한데 이같은 연결고리가 느슨한 것은 앞으로 풀어가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평균 시청률은 6%대(TNS 수도권 기준). 일요일 밤 11시 40분 방송되는 드라마로서는 결코 낮지 않은 시청률인데다 3회부터 광고는 완전 판매가 될 정도로 성과도 있다. 월요일 출근을 앞둔 30대 직장인들에게 가장 많이 어필한다는 분석은 나름대로 이 드라마가 구매력 높은 수요층을 확인한 부분이다.

'옥션하우스'를 기획한 박성수 CP는 "시간대와 제작 여건의 어려움 속에서도 시즌제 드라마의 가능성을 새롭게 열고 있다는 내외부적 평가가 고무적이다"면서 "일주일에 두편씩 급조되는 미니시리즈가 3개월만에 단명하며 소모적으로 끝나는 현재의 드라마 제작환경을 주 1회 완성도 높고 긴 호흡을 갖는 미니시리즈 제작 방식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 socio9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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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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