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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룽캉베이스캠프의
6일째. 라마제를 지내는 특별한 날이다"

베이스
켐프에 도착한지 6일째 되는 날이다. ‘육’이라는 숫자에는 별 의미가
없으나 라마제를 지내는 날이라 특별한 날이다.
아침부터
대원들과 셀파들은 라마제 준비로 바쁘다. 대원들은 오랜만에 머리를
감으며 몸을 정갈히 한다. 며칠만에 머리를 감는 것인가? 이제 등반이
끝날 때 까지 머리 감는 일은 없을 것 처럼 모두들 정성 들여 머리를
감는다. 셀파들은 며칠전 새로 쌓은 제단 앞에 향나무에 불을 붙여 연기를
피우며 장비담당인 최광득대원과 식량담당인 송용석대원이 준비한 등반구
및 등반식량을 제단앞에 정성스레 놓는다.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한 대원들은 등반에 필요한 개인장비(이중화, 피켈, 아이젠,
안전벨트)를 제단옆에 놓고 셀파들과 제단중앙에 세울 기둥에 라마경전이
쓰여진 깃발 및 원정후원업체 깃발을 줄에 이어 얄룽캉 베이스 캠프를
둘러 잇는다. 우리 원정대원들은 가을 운동회를 맞은 초등학생이고 깃발들은
운동장에 휘날리는 만국기 같다. 하늘은 더 할 나위 없이 맑고 푸르다.
모든
대원 및 셀파들이 제단 주위에 둘러앉은 채 까뮈셀파가 라마경전을 읽으며
라마제가 시작된다. 제가 시작되기 전 쿡 댄지가 모두에게 차를 권한다.(어떤
의식 같다) 경전을 읽는 까뮈셀파 옆에서 중간중간 겔젠셀파가 향나무에
차를 뭍여 허공을 향해 떨어낸다. 그에 맞춰 대원들도 손에 쥐고 있던
쌀을 하늘을 향해 뿌린다.
라마제에서
가장 재밌는 과정이라면 역시 짬바(미숫가루와 비슷함)를 뿌리는 순간이다.
손에 나눠 쥔 짬바를 허공을 향해 세번 뿌리고 눈싸움하듯 서로의 얼굴을
향해 뿌린다. 어떤 의미인지 모르나 무척 재밌는 과정임에 틀림없다.
엄홍길
등반대장은 1999년, 2000년 이미 칸첸중가에 도전한 바 있다. 99년 당시
사망한 현명근, 한도규 KBS기자, 2000년에 낙빙에 맞아 운명을 달리한
다와셀파, 그들의 넋을 달래고 얄룽캉을 등반하다 운명을 달리한 악우들에
대해 묵념한다.
엄홍길
등반대장을 시작으로 모든 대원들이 제단기둥에 갓다를 묶은 뒤 정성이
담긴 돈을 제단앞에 놓고 ‘등반을 무사히 마치게 해 주십사’하고 절을
한다. 원정대원들의 한결 같은 마음이 얄룽캉 신에게 닿기를 바랄뿐이다.
제가
끝나고 음복을 하고 캔맥주로 건배를 하면서 얄룽캉 등정을 기원한다.
“얄룽캉의 성공적인 등 반을 위하여” 맥주가 하늘 높이 치솟는다. 대원들의
마음은 맥주와 함께 얄룽캉 정상에 선다.
저녁식사시간
엄홍길 등반대장이 조그마한 쪽지를 꺼낸다. 지원조로 왔다가 며칠 전
하산한 이주섭대원이 째람에서 보낸 것이었다. 원정대원의 안전한 등반과
정상 등정을 바라는 마음이 담아 베이스 켐프에서 12시간이나 걸려 째람에
도착해 피곤한 와중에도 야크 고기와 함께 쪽지를 보내 준 이주섭대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얄룽캉 베이스캠프
신동섬 대원 eastisland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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