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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장비를
점검작업을 하고 있노라니, 등반이 임박해진다는 사실에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설레이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베이스
캠프에서 맞이하는 네 번째 아침. 침낭 사이로 내민 얼굴에 떨어지는
성에의 서늘한 느낌이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옆에선 용권이 형이 보내지지
않는 메일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고민에 빠져 계신다. “아침식사시간!”
소리에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텐트 바깥으로 나서는데, 얼굴을 때리는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민다.
모두가
모여 아침을 먹는 자리에 김솔뫼대원이 빠졌다. 아침에 깨우러 갔을
때 쉽게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몸 상태가
많이 안 좋다고 한다. 신장기능에 이상이 있는지 얼굴이 많이 붓고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식사 후, 의료를 담당한 남기탁 대원과 함께
텐트로 약을 챙겨 갔는데 거칠한 피부에 나른해하는 모습에 마음이 편치
않다.
여느
때처럼 오전 중에는 상대적으로 날씨가 쾌청하다. 한편에선 무전기 안테나를
세우는 작업으로 분주하고, 주방 텐트 안에서는 셀파들을 상대로 한
캠코더 사용법 강습으로 분위기가 뜨겁다. 모든 셀파들이 캠코더를 한번도
사용해 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정용권 대원의 열정적인 강의에
모든 셀파들이 깊은 감화를 받은 듯. 그 현장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나도
나름대로 카메라 셔터를 연방 눌러본다.
줄기차게
목을 타고 넘어가는 차들. 아직 등반이 시작되지 않은 현재로서 할 일이
그다지 없는 대원들로서는 식당 텐트에 앉아 독서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주된 일이다. 그 사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차..차..차들. 내 평생 먹을
차를 이곳에서 다 먹고 가는 듯한 기분이다.
대원들의
간절한 바람이 전해졌는지, 점심으로 맛있는 짜파게티가 나와 다들 흐뭇하게
식사를 마쳤다. 내일 있을 라마제를 위해, 서울에서 공수해온 깃발들(주최,
주관사, 후원업체 등)을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나서, 대원 각자의 개인
장비들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중화에
아이젠 사이즈를 맞추고, 안전벨트와 유마, 확보줄의 상태와 길이를
점검하고, 피켈에 손잡이를 다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노라니, 등반의
시작이 임박했다는 사실이 피부에 와 닿는다. 점점 빨라지는 심장의
박동.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투명하던
하늘색이 점점 짙어지면서, 환한 한 알의 백열등 같은 달이 떠오르는
시간, 얄룽캉의 해가 저물어간다. 대원들이 두런두런 저녁식사를 위해
식당텐트로 모이고 어느덧 오늘 하루도 서서히 그 막을 내리려 하고
있다. 어둠이 찾아오면, Base Camp는 하늘을 향해 두둥실 날아오르며,
긴 밤의 항해를 시작하고 그 속에 묻힌 사람들은 빛나는 정상을 향한
꿈의 항해에 빠져들어간다. 마지막 헤드랜턴의 불빛이 꺼지는 순간….
꿈의 시작…….
[얄룽캉 Base
Camp에서 하호성 대원(hym13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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