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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영화사 기획실장인 신은재(32.여)는 3년 전 이혼을 하고 혼자 살아가는
이혼녀이다.
*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줄거리의 내용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전남편에게
맡긴 딸을 만나지 못하는 것만 빼놓고는, 자신의 생활과 직업을 좋아하면서 밝게 살아가는 여자다. 그녀는 '청혼'이라는
새 영화를 시작하면서 희망에 부풀어 있다. 그녀의 능력은 감독이 원하는 주요 기술스텝들을 정확히 물어다 주는 걸로
판가름나는데, 다른 스텝들은 순조롭게 일이 잘 풀렸는데 유독 미술감독 한수형(35.남)이 골치를 썩히고 있다. 영화계에서
인정받는 미술감독인 한수형 역시 이혼남이다. 그는 영화를 한편 끝내면 연락을 끊고 잠적해서 자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사람으로 소문이 나있다. 웬만한 영화사의 시나리오는 거의 그에게 의뢰가 들어가기 때문에, 그가 잠적을 하면 영화사
프로듀서들 간에 그를 찾는 경쟁이 붙곤 한다.
은재도 이번에 그를 만나기 위해서 온갖 곳을 찾아다녔지만 만나지 못한 채 열은 받을 대로 받은 상태이다. 그러던 중
어렵게 수형이 있는 곳을 알아낸 은재는 그를 만나러 가지만 첫 만남부터 능력 있는 미술감독이라고 보기에는 실망이 크다.
술에 취한 채 물에 쫄딱 젖어서는, 담배는 꼬나 물고 건성으로 인사를 하는 폼이 영락없는 건달의 모습이 아닌가. 은재의
실망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수형은 대뜸 "이혼녀라면서요? 나도 이혼했어요. 반가워요." 하면서
악수를 청하지 않는가. 은재에게 이혼은 반가울만한 일도 아니고 게다가 동질감을 느낄만한 일도 아닌 것이다. 게다가
예상은 한 일이지만, 다른 영화사에서도 의뢰를 받아 놓은 수형이 개런티며, 미술세트비 등을 터무니없이 높게 부르는
것이 아닌가.
어쨌든 첫 만남에서부터 수형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진 은재는 사무실로 돌아와 다른 사람을 미술감독으로 추천하는데,
영화감독은 굳이 수형만을 고집한다. 할 수 없이 은재는 수형을 다시 찾아가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세트시안을 제출해줄
것을 요청한다. 몇몇 사람들에게 시안을 받아보고 미술감독을 선택하겠다는 뜻이다. 자존심이 강한 수형은 신인도 아니고
중견인 자기에게 계약도 하기 전에 시험용 시안을 요청하는 것은 무례하다며 시안제출을 거부한다. 이번에는 수형의 자존심을
크게 건드린 것이다.
 원래
수형은 첫 만남에서 조목조목 따지고 들며 이야기를 하고 돌아간 은재가 제법 귀엽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여행을
갈까했던 계획까지 바꿔 은재네 영화를 해볼까하고 마음까지 먹었었다. 그런데 기분이 상해버린 수형은 막 끝낸 영화의
개봉만 보고,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수형을 잡아오지 못한 은재는 궁지에 몰리는데, 이번에는 은재를 재껴두고 감독과 사장이 직접 나서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은재는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수형을 꼭 잡아야 하는 것이다. 은재는 할 수 없이 수형에게 전화를 하는데, 수형은
바쁘다며 자기를 만나려면 영화가 개봉하는 극장 앞으로 오라고 한다. 은재는 극장 앞으로 수형을 찾아가는데...
마침 수형은 개봉한 영화의 감독과 멱살잡이를 하며 싸우고 있고, 은재에게는 관심도 없는 것이 아닌가. 수형에게 말도
못 붙이고 돌아온 은재는 수형의 성질이 괴팍하고 소문도 안 좋다며 거듭 반대하는데, 사장은 감독의 편이 되어 은재에게
이 프로젝트에서 빠지라고 한다. 할 수없이 은재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수형의 집으로 찾아간다. 은재는 결국 막 여행을
떠나려던 수형을 붙잡아 수형이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들어주면서 계약을 성사시킨다.
한편 영화사 사장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음식점에 들른 은재 일행은 자리 예약이 안되어 있는 걸 알고 항의를 하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은재를 보게 된 정윤섭(54.남)은 은재에게 호감을 느끼고, 은재가 이혼녀이며 S영화사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B그룹의
회장인 윤섭은 30대 후반에 상처를 하고, 자기 자식을 다른 여자 손에 맡길 수 없어서 혼자서 아들을 키우며 살아온
남자다.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은 윤섭은 그룹계열사인 B창업투자회사를 통해 영화제작에도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은재를
만난 이후 윤섭은 B창투사의 영화팀장을 통해 영화계 소식에 관심을 갖는다.
본격적인 스텝회의가 시작되고 촬영장소 헌팅도 가게 되지만, 수형과 은재는 서로에 대한 견제를 조금도 누그러뜨릴 줄
모른다. 영화제작의 경제성을 우선하는 기획자와 예술적 자존심을 중시하는 미술감독은 사사건건 부딪치고, 게다가 자기도
이혼한 사람이면서 서로를 문제 있는 이혼남, 이혼녀라고 비난하면서 감정대립까지 하기에 이른다.
그 즈음 투자비 결제를 미뤄왔던 H투자금융회사가 부도를 내는 사건이 발생하고 영화는 촬영을 앞두고 중단 위기에 놓인다.
이미 수락했던 다른 영화까지 거절해가며 이 영화를 선택했던 수형은 은재에게 무슨 일을 이렇게 하냐며 능력까지 비난하고,
은재는 난감한 상태에 빠진다. 주연배우도 다른 투자사를 빨리 잡지 못하면 그만두겠다고 하는 상황이 되자, 은재의 입장은
더욱 더 악화되는데...
이 소식을 전해들은 윤섭은 계열사인 B창투사 영화팀장을 불러 은재네 영화에 투자할 것을 지시한다. 영화제작은 다시
재기되고, 은재는 윤섭을 찾아가 감사의 뜻을 전하는데, 윤섭은 은재를 저녁식사에 초대한다. 초대에 응한 은재는 윤섭과
자연스럽게 데이트를 하게 되고, 윤섭의 인간미에 감동 받는다. 그리고 은재를 집까지 바래다주면서 윤섭은 언젠가 손수
키운 난(蘭)을 선물로 주겠다고 약속한다.
한편
집이 같은 방향인 은재와 수형은 일이 늦게 끝나는 날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은재가 수형의 차에 동승해서 가는 날이
많아진다. 둘이서 일을 떠나 다른 얘기도 하게 되고,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수형은 조금씩 은재가 귀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완벽해 보였던 은재에게 빈틈을 발견하는 것이 수형에게는 왠지 즐거워진다. 그러다 수형은 출근할 때도 은재를
픽업해서 데리고 가기로 하는데...
다음 날 아침 은재의 집 앞에 차를 대고 기다리던 수형은 은재의 집에서 나오는 윤섭을 보고, 역시 이혼녀는 사생활이
복잡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윤섭은 그날 출근길에 은재에게 들러 자기가 키운 난을 선물로 주고 가던 길이었다. 그날
수형은 은재에게 투자자를 침대로 끌어들여 중단된 영화를 다시 만드는 건 대단한 위기대처능력이라고 비아냥거리고, 극도로
화가 난 은재는 수형에게 뺨을 갈긴다.
두 사람은 며칠 동안 서로를 무시하며 지내는데, 결국 영화사 사람들에 의해서 은재에 관한 오해는 풀리고, 수형은 은재에게
뒤늦게 사과를 하지만 단단히 화가 난 은재는 받아주지 않는다. 그후 수형은 미안한 마음에 은재에게 다시 정중하게 사과도
하고, 출퇴근도 같이 하자고 하지만, 은재는 거절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새 촬영을 하고 새벽에 혼자 집으로 돌아가던 은재는 강도를 만난다. 강도는 은재의 신분증에 기록된 집주소까지
줄줄 외며, 경찰에 신고하면 집으로 쳐들어가겠다는 협박까지 하고는 사라진다. 은재는 겁에 질려 겨우 집으로 돌아오는데,
정말로 집으로 강도가 다시 쳐들어올까봐 공포에 떤다. 그때 마침 우연히도 수형의 전화가 걸려온다. 다음 날 촬영스케줄이
변경됐다는 것인데, 은재는 앞 뒤 상황판단을 할 것도 없이 수형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강한 척 했지만 은재 역시
여자이고, 여자 혼자 살기에 이 세상은 험악했던 것이다. 그날 수형은 달려와 은재를 보살펴주고, 그날 이후 은재에게
각별히 신경을 써주게 된다. 은재도 조금씩 수형에게 마음을 열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감정이 생긴다. 그런데...
수형의 전부인은 수형과 이혼을 하고서도 친구처럼 찾아오고, 온갖 사소한 일상의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수형을 호출한다.
게다가 외롭고 힘들 때면 새벽에도 서슴지 않고 수형의 집에 불쑥불쑥 찾아오기까지 한다. 수형은 힘들어하는 전부인을
볼 때마다 연민을 느끼고, 자신이 그 여자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죄책감마저 느끼는데...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은재는 기겁을 하고 수형에게 마음을 닫는다. 전남편과 여자문제 때문에 이혼을 한 경험이 있는
은재로서는, 전부인도 친구, 여기자도 친구, 주변의 여자들이 다 친구인 수형의 자유분방한 관계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전부인이 수형의 집까지 드나드는 문제는 더욱 더.
그 즈음 윤섭은 은재에게 연락을 하고, 은재는 흔쾌히 윤섭을 만난다. 은재는, 윤섭이 젊어서 상처를 한 후 혼자서
자식을 키우며 사업만 해왔다는 사연을 알게 되고는, 이 남자라면 다른 여자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느낀다.
한편
수형은 헤어진 아내에게 새로운 남자가 생겼다는 고백을 듣고 기꺼이 축하해준다. 수형과 거리를 두던 은재는, 촬영장
구석에서 전부인에게 전화를 거는 수형을 본다. 헤어진 아내에게 생일축하를 해주면서 새 남자친구가 생일파티도 해주기로
했냐며, 남자친구의 안부까지 묻는 수형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날 두 사람은 이혼 후 서양식 관계로 남는 부부와 서로
인연을 끊고 사는 부부 - 은재의 케이스 - 에 대해서 논쟁을 벌이고, 은재는 수형이 말하는 정말 친구사이라는 관계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지만…
이후 두 사람은 다시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서로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성격, 취향, 버릇,
가치관 등등... 그리고 자신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상대방을 이해할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늘 어떤 문제든 신중하게 오래 생각하고 결정을 할 때는 후회없이 확실하게 하는 스타일인 은재는, 수형의 거침없는 즉흥성을
결정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어느 날 갑자기 여행을 가자고 하는 수형의 즉흥적인 제안이 그런 것이다. 은재는 그런
수형을 100% 믿지 못하는 것이고, 당연히 여행은 거절한다. 그래도 수형은 거절당한 상처도 입지 않은 듯 하다.
은재로서는 정말 수형이란 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 수형은 수형 나름대로 사사건건 따지는 은재가 처음엔 귀여웠지만 이제는
답답하기만 하다. 인생은 계획대로 살아지는 것도 아니며, 마음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면 후회가 없다는 생각을 가진 수형으로서는
매사에 피곤하게 은재를 억지로 설득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은재는 우연히 영화 시사회장에서 전남편을 만나게 되고, 아이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된다. 그 동안 꾹꾹
눌러왔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갑자기 아이가 보고 싶어진 은재는 아이의 유치원까지 가보지만, 너무 어려서 헤어진 아이는
생모인 은재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날 은재는 혼자 여행을 떠나려고 짐을 싸들고 나오지만, 떠나지 못하고 수형을 찾아온다. 이번에는 은재가 수형에게
제안한다. 우리 여행 갑시다.
함께 여행을 온 수형과 은재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고, 과감히 사랑에 빠진다. 물론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나,
두 사람은 서로를 보듬어 안는다.
여행에서
돌아온 은재는 '다시 남자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행복감에 빠지는데... 촬영장에서 만난 수형은
은재에게 예전처럼 똑같이 사무적으로 대한다. 수형으로서는 공과 사의 구분이었지만, 은재의 생각은 달랐다. 여자스텝에게는
저렇게 잘해주면서, 나한테는 왜? 사람들 앞에서 왜 우리관계를 드러내지 않지? 설마 전부인과 서구식 관계로 지내는
수형이 사람들 이목을 생각하진 않을 거야. 그렇다면... 은재의 머리는 복잡해진다. 결국 은재는, 함께 여행을 갔다와
놓고도 남자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았다는 건 '이혼녀와 한번 놀아보자는 거였구나' 하는 해석을 내리게 된다.
그런데 그 즈음 윤섭은 은재에게 자신의 감정에 대해 털어놓고, 이제까지 주춤거렸던 자신에게 용기를 달라고 한다. 윤섭은,
은재가 단지 젊은 여자라서 좋아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녀가 당당하게 사는 모습, 열심히 일하는 모습까지도 좋았던 것이다.
은재는 이혼 후 남자들로부터 받는 '쉽게 보이는 이혼녀'라는 시선이 무척 싫었다. 그런데 자기에게 진실한 감정으로
다가오는 윤섭의 마음을 알고는 감동을 받는다.
윤섭은 은재를 만나기 위해 지방촬영장까지 내려오고... 수형은 윤섭을 만나는 은재를 이해하지 못한다. 자기와 여행까지
갔다와 놓고 이 여자가 양다리를 걸쳐? 급기야 수형은 은재에게 돈 많은 남자가 그리 좋으냐며 비난을 하고, 둘은 크게
싸우게 된다. 수형은 돈에 연연해했던 전부인을 떠올리면서, 사랑도 필요하고 돈도 필요한 여자들의 이중성에 또 한번
질린다.
서울로 올라온 은재는 윤섭의 집에 초대되어 간다. 윤섭은 은재에게 그 집의 여주인이 되어달라고 청한다. 은재는 이제까지
윤섭에게 포근함을 느꼈지만 갑작스러운 청혼 앞에서는 더럭 겁이 난다. 윤섭의 청혼을 조심스럽게 거절한 은재는 당분간
어떤 남자도 만나지 않고 혼자 지내기로 한다.
수형과 은재, 윤섭은 만나지 않고 각자 혼자서 자기를 돌아본다.
수형은 전부인으로부터 새로 만난 남자와 결혼을 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왠지 모를 쓸쓸한 기분을 느끼며 은재를 생각한다.
은재는 잠시 남자에게 기대어 살아보겠다는 약한 의지를 가졌던 자신에 대해 후회를 한다. 윤섭은 은재의 마음에 확신이
들 때까지 좀 더 기다리기로 한다.
이때
태풍이 북상하면서 막 완성된 야외 세트장이 붕괴될 위험에 처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밤 새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세트장을 지키는 수형. 뒤늦게 세트장으로 달려온 은재는 수형과 만나게 된다. 태풍이 지나가고 새벽이 오면서, 둘은
세트장을 지켜낸 기쁨을 나누고 그 동안의 오해를 풀게 된다. 그리고 사랑을 확인한다. 그리고 촬영장에 하나 둘 모여든
스텝들에게 수형은 은재와의 사랑을 공개한다.
이제 두 사람은 서로의 과거 결혼생활을 비롯해 궁금했던 많은 것들을 함께 나누게 된다. 그런데 서로의 이혼의 아픔을
알기 시작하면서, 아직도 상처에서 회복되지 않은 자신들을 발견한다. 은재는, 그 동안 애써 잊었던 기억들이 수형과
함께 하면서 자꾸 떠올라 힘들어진다. 수형 또한 헤어진 아내로부터 받은 여자에 대한 불신감을 지우지 못한다. 같은
경험을 공유했기에 서로의 아픔을 쉽게 보듬을 줄 알았던 두 사람은 자신의 덮어두었던 상처까지 꺼내서 덧내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좀 더 흐른 후라면 모를까, 지금은 힘들게 서로를 만나느니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다는데 동의하는
두 사람. 수형과 은재는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상처 때문에 가슴 아프게 헤어지기로 한다.
 한편
은재의 변화를 기다려왔던 윤섭은 유학 가있는 아들을 보기 위해 출국한다면서 은재에게 같이 동행해줄 것을 제의한다.
물론 이 동행으로 인해 결혼에 대한 부담은 주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은재는 머리도 식힐 겸 며칠 동안 휴가를 내서
함께 가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윤섭 앞에서는 자신의 핸디캡이 사라지고, 아픈 상처를 떠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편안함을
느낀다.
촬영은 막바지에 이르고, 은재는 출국직전 세트장에 가는데, 세트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수형은 은재를 구하려다
대신 다치고 병원에 입원한다. 은재는 윤섭과의 출국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병실에서 수형을 간호하게 된다. 윤섭도 쓸쓸하게
출국을 포기하고, 수형의 병실에 병문안을 온다. 그리고 수형과 은재의 모습을 보면서 은재에 대한 미련을 접는다.
수형은 퇴원도 하기 전에 붕대를 감고 다시 촬영장에 나타나고, 마지막 촬영이 끝난 기쁨을 은재와 함께 나눈다. 영화는
후반 작업에 들어가고, 수형은 벌써 다른 영화사에서 미술감독 제의를 받고, 은재도 새 시나리오 기획에 들어간다. 이제
두 사람은 바쁜 시간을 쪼개 일부러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의 관계는 사랑과 일로 더욱 더 무르익는다.
그런데
은재는 시간이 흐를수록 결혼에 대한 언급이 없는 수형에 대해 자꾸만 불안감을 느낀다. 두 사람 모두 원래 다시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제 은재는 수형과 결혼하고 싶은 것이다. 수형은, 남녀가 결혼하지 않고도 얼마나 좋은 관계일
수 있는가를 우리가 이렇게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은재는 이런 연애는 언젠가 헤어짐으로 끝나며, 현재의
관계를 이대로 놔둔다면 헤어져도 상관없다는 태도를 의미하는 거라며 불안해한다. 결국 두 사람은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은재는 수형의 사랑까지도 의심하게 된다. 수형은 은재를 이해할 수 없다.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아도, 헤어질 사람들은
헤어진다는 게 경험에서 오는 그의 결론이다. 결혼만이 이별의 두려움을 잠재워주는 보험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사랑을 의심하다니. 두 사람은 결혼관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또 다시 헤어진다.
다시 혼자가 된 은재에게 뜻밖에 윤섭의 아들이 찾아온다.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미국에서 나왔다가 은재를 꼭 한번 보고싶어서
찾아온 것이다. 윤섭의 아들은 은재에게 엄마가 돼 달라고 부탁한다. 자기도 멋진 아들이 되겠다면서... 그들 윤섭
부자의 진한 부성애에 은재의 마음은 흔들리고 윤섭을 만나게 된다.
한편 수형은 은재와 헤어진 후에야, 헤어져서는 안될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세상에 많은 남녀가 함께 살아가지만,
그들처럼 일과 사랑, 인생을 모두 공유하는 동반자는 드물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수형은 은재에게 이제까지 함께 쌓아온
귀중한 사랑을 포기하지 말자고 설득하고, 청혼을 한다. 은재도 수형과 결혼하기로 약속한다.
수형은 은재를 집에 데려가 식구들에게 인사시키는데... 수형의 재혼을 그토록 바래왔던 부모지만 은재가 애까지 낳은
이혼녀라는 사실 앞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은재에 대해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는 상황이 되자, 자존심이 강한
은재는 불편해지고 기분이 상한다. 그리고 그날 수형과 은재는 다툰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수형은 부모의 허락을 받아내고,
둘은 화해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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