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9. 영규 지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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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가 내의 바람으로 동욱이 갖고 온 여러가지 옷들을 검사하고 있다. 세탁소에서
갖 찾아온 듯 비닐커버에 싸인 옷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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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니네 형은 왜 밝은 옷은 안 입냐?
동규 밝은 옷두 많은데, 그건 갖구 갔을 거야, 이태리에.
영규 (두어벌 골라낸다) 이거 하구 이거, 내가 좀 입자?
동욱 맘대루 해, 뭐 어차피 내 옷두 아닌데 뭐. 입구 세탁만 해다 놔.
영규 근데 니네 형은 공부한다는 애가 왜 이렇게 옷이 많다니?
동욱 전공이 의상 디자인이잖아. 옷 입는 것두 다 공부래. 핑계가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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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다음엔 소품두 좀 갖구 내려와봐.
동욱 알았어…. 근데 형, 형 누이동생 있잖아? 놀러 안와?
영규 관심 있냐, 우리 상옥이한테?
동욱 아, 아니!
영규 임마, 솔직히 말해! 관심 있으면 있다구! 누가 알아, 또 내가 소개해줄
지!
동욱 하! 나두 여자 많아, 형! 그러지마!
영규 여자 많아두 솔직히 우리 상옥이 같은 앤, 드물지!
동욱 하이구! 나가 보슈! 지천으로 널렸수, 이쁜 애들!
영규 춤두 기차게 춘다, 내 동생! 너 춤 잘추는 애 좋아한댔지?
동욱 … 형, 솔직히… 딱 내 타입이던데… 어떻게 한번 만나게 안해줄 거
야?
영규 네가 나한테 하는 거 보구!
동욱 이이상 어떻게 더 잘 하라구?
영규 임마! 더 연구를 해봐!
아, 내가 존경하는 박 병장 형님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더 잘
해드릴까 항상 연구하란 말야! 알았어?!
동욱 알았어, 연구해볼게!
형, 근데… 또 그 여자 만나러 가는 거야?
영규 응, 근데 왜?
동욱 내가 괜히 아슬아슬해! 형 들킬까봐!
영규 들켜봤자 내가 이 집 아들 아니구, 운전기사다 그것밖에 더 있냐?
나의 이 미모가 어디루 가겠냐, 명석한 두뇌가 어디루 가겠냐?
… 걱정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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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잔뜩 모양 내고 돌아보며 싹-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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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10. 동욱집 앞(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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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잔뜩 폼재고 나오다가 눈 반짝하며 놀라서 선다. 경비하고 뭔가 얘기하고 있
는 두 사람. 시연네 남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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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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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아저씨! 저 말이죠, 앞으루 내 동생 동욱이가 족발같은 거 배달시키면
절대 들여보내지 마세요! 아셨어요?
경비 응, 알았어.
영규 피자니 중국음식이니 일절 안 된다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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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그리구 말이죠. (하고는 쪼르르 가서)
아저씨 저 사람들이 뭐래요?
나에 대해 묻죠? 뭐라구 물어요?
경비 뭐하는 사람이냐구.
영규 그래서 기사라구 말했어요?
경비 아니, 모른다구 했어.
영규 감사합니다! 아저씨, 진짜 감사합니다.
경비 감사할 것 없어. 원래 아무말이구 하지 못하게 돼있으니까 우리는.
S# 11. 동욱집 근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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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아는 척을 하고 있다) 재즈라는 말의 어원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알아?
원래 영국의 옛말에 제이, 에이, 쥐, 쥐.
즉 재즈란 말이 있었는데 말야, 그 뜻은 야비하다, 외설스럽다-
시연 아는 척 하지마.
영규 응?
시연 재즈는 그냥, 느끼는 거야! 무식하게 아는 척 말라구!
영규 알았어… 그런데 시연아… 너 나 느이 집에 데리구 간댔잖아?
언제 데려갈 건데?
시연 자기가 거짓말 안 하구 진실만을 말하면 데려갈 거야.
영규 (놀라서) 내가 무슨 거짓말을 했는데?
시연 … 왜그래? 잘 알 거 아냐?
영규 나 아무 거짓말한 거 없는데?
시연 엄마! 뭐 자기 엄마가 어떻다구?
영규 ?
시연 내가 속을 줄 알았어?!
영규씨가 말한 건 민규씨, 얘기야! 맞지?
영규 (안도) 어떻게 알았냐…?
시연 나 속일 생각은 하질 말아, 응? 알았어?
영규 … 알았어 ….
시얀 아 … 심심해….
영규 또 심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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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12. 수경 작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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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스케치북에 여자얼굴을 그리고 있다. 시연 같다. 민규 보다가 문득 자기자 왜
그러나 싶어 박박 찢어버란다. 노크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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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네?
동규 (들여다 보며) 너 담배 있니?
민규 저 담배 안 피우는데요?
동규 … (나간다)
민규 사다 드릴까요?
동규 됐어… (나가다가) 아부지 곧 서울 올라오실 거다.
민규 왜요?
동규 왜긴? 이사오시는 거지!
민규 (기뻐 놀라며) 정말이예요!
동규 그렇게 좋으냐? 정말이니까, 방 좀 치워놔… 이 방에서 함께 지내실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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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나간다. 민규 믿기지가 않아서 돌아서며 활짝 웃는다. 웃다가 생각하니, 수경
이 없다는 게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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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13. 수경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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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한 (시계보고) 얘가 지금 나온지, 몇시간인데 전화두 없는 거야?
애주 어머님, 고모님한테 전화해볼까요?
수경모 관둬! 지가 안 하는데 왜 우리가 하니? 관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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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당신 안 주무실 거에요?
수경모 ….
수경부 뭐야, 모두? 무슨 일이야?
애주 아가씨가요-
수한 관둬-!
애주 어때요? 아버님두 아셔야죠, 아가씨가 싸우구 집 나왔대요, 아버님!
애주 그런대요- 시간이 벌써 서너 시간은 지났는데요, 전화두 없네요? 아
버님?
수경부, 거실 소파에 털썩 앉는다.
수한 이자식이 그런데 어디 간 거야, 이거?
S# 14. 노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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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기운이 빠져서 혼자 앉아있다. 가방을 곁에다 두고 지쳐서 시계를 본다. 자,
이제는 어떻게 할까…? 수경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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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15 수경 집 앞 (밤)
S# 16. 수경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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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거실에 인터폰이 짧게 울린다. 애주, 가서 문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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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 아가씨?
수경 언니… 아빠 엄마 주무세요? (모르고)
애주 들어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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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기다리고 있다. 수경모 도끼눈 뜨고 기다린다. 수경 살금살금 지쳐서 들어온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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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아… 추워 … 언니, 엄마랑 아빠….
수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