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 큰나무 있는 시골길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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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잔뜩 화가 나서 신경질을 내며 걸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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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 미숙집 앞
S#3. 미숙문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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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가서 획 문을 잡아보니 잠긴 문이다. 어떡할까 하다가 그 문 앞 적당
한 곳에 앉아서 기다리기로 작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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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이 기집애가 도대체 어디루 사라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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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어딘가 평소에 키 감춰둔 장소를 찾아본다.
있다. 열쇠 열고 방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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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 미숙방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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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온다. 화가나서 이것저것 마구 차버리고 앉는다. 영규 터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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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5. 분식점 거리(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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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중인 분식점. 민규가 그 앞에 아주 턱 고이고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저쪽에서 계순이 목욕탕 갔다 온 듯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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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반갑다) (웃고 기다리고 있다)
계순 (밝은 얼굴로 오다가 보고 깜짝 놀라며) 어머, 민규학생!
웬일이니?
민규 목욕 갔다 오세요 사장님!
계순 응, 왜 나왔어. 쉬는 날 집에서 쉬지?
민규 학원에 갔다가요, 사장님 계시나 볼려구요.
계순 (활짝웃으며) 나 보러 왔단 말야? 아이구 고마워라!
민규 (어색하게 웃는다) 엊그적에 늦게까지 안 돌아오셨잖아요
계순 응, 그랬어! 좀 늦었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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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민규 합해서 셔터 올리고 문 열고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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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6. 분식점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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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뭐 하나 마실래?
(카운터 뒤로 가서 자기 목욕짐 등 정리하고)
민규 뭐 드릴까요?
계순 난 사이다 하나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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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어 고마워. (마시는 계순) 아이 시원해! (진저리 친다)
민규 (그 모습 보고 웃는다)
계순 안 마셔?
민규 마셔요… (조금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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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더운 듯 더 마시고 하는데, 민규 작정하고 말을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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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어제 저희 아빠 뭐하는 사람이냐구 물으셨죠?
저희 아빠요… 고기 잡는 분이세요.
계순 고기? 생선?
민규 네… (긴장)
계순 (사이다 마져 마시고는) 어머, 힘드시겠구나?
요즘 고기가 잘 안 잡힌다며? 지난번 뉴스에서 봤어!
민규 저, 사장님. 제가 점심 사드릴까요?
계순 나를?
민규 네.
계순 (좀 경계하듯 보고) 근데 어떡해?
나, 누구 만나러 나가야 하는데?
(시계보고) 어머나, 벌써 이렇게 됐구나?
민규 누구 만나시는데요?
계순 (서둔다) 응, 친구. 친구 만나 같이 점심 먹구 영화구경 가기
로 했어.
민규 저두 따라가면 안돼요?
계순 (잠깐 얘가 무슨 소릴하나 하고 짧게 보다가, 와서 웃고 한
대 때리며) 아휴 ,농담두 잘해!
민규 …맞아요… 농담이에요…
계순 미안해, 나 챙겨야겠다.
민규 (일어나며 섭섭하다) 네, 그러세요. 안녕히 계세요.
계순 그래, 잘가. 내일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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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나가다가 돌아본다.
계순 돌아서며 고개 갸우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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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7. 수경 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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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는 옷 입고 수경은 배 깔고 누워서 장래를 설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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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지금 우리 재산이 총 얼마냐면 이방 전세금으루 이모한테
건네준 돈이 총 4천 5백이야?!
동규 … (듣기 싫다)
그 중에 3천은 장모님 돈이라며?
수경 엄마 돈이 내 돈이지 뭐. 안 갚아두 돼, 그건!
동규 …도둑이다!
수경 우리 오빠한테 대면, 난 아무것두 아니라구? 오빠는 진짜
울 아빠 재산 얼마를 까먹었는데! 아무튼 4천오백에, 아빠
가 나 주신 특별 용돈이 5백.
동규 5백이나 따루 받았냐?
수경 겨우 5백이지 무슨 소리야? 거기다 내 저금 남은게 한 …4
백.
동규 또 돈 남은 게 있어?
수경 동규씨는 남은 돈 없어? 있음 다 내놔? 몰래 꼬블쳐 놨다
나중에 들키면 혼나?
동규 (그랬으면 좋겠다)
수경 …그러니까 우리 총재산이 현재루는… 총 5천4백인데…
아참, 동규씨 융자 받은 거, 빼야지! 액수가 정확히 얼마야?
천이랬어? 천이백이랬어?
동규 몰라….
수경 천이랬지? 그거 마이너스 하면 총, 4천4백이네… 아… 있는
사람들 껌값이네, 진짜!
동규 뻥튀기 어지간히 해라. 무슨 껌값이 천 단위냐?
수경 하하하!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응… 동규씨하구 내 월급을 총
더하면… 월… 한 2백50. 3개월마다 둘이 상여금 다 저축
하구… 동규씨, 아버님이 막내 도련님 생활비 보내주신댔지?
얼마씩 주실까, 응? (계산 해보고) 한, 4∼50만원씩만 보내주
심 좋겠데, 안될까?
동규 기대하지 마….
수경 아냐, 분명히 보내주신다 그랬어!
동규 …관둬! 글쎄! 뭘 그렇게 계산하구 그래, 관둬!
수경 안돼! 철저하게 예산을 세우구 살아야지! 아무튼, 청약 들구
신탁 넣구 근로자 우대 들구… 꼭 3년 안에 아파트, 장만한
다! 알았지?
동규 …알았어….
수경 그런 의미에서 우리 뽀뽀 한번 찐하게 할까? 도련님두 없
는데?
동규 (웃고 돌아본다.)
수경 자! (입 내밀고 까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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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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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받지마, 동규씨!
동규 급한 일이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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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아, 뭐 안되네, 참?!
동규 (받는다) 여보세요?
재천E 나다, 아부지다.
동규 네… 안녕하셨어요?
재천 거기 혹시 상옥이 안 왔니?
동규 …안왔는데요? 상옥이가 왜요?
S#8. 재천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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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도망 갔어!
동규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재천 뭐, 무슨 모델 학원인지 간다구 하는 걸 말렸더니, 밤새
없어져 버렸다. 돈두 없이 갔어! 혹시 찾아오거든, 너무
야단치지 말구, 니들이 데리구 있어라. 알았냐?
동규 …
재천 안 들려? 꼭 데리구 있어! 응? 끊는다? (하고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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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9. 수경 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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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아버님이세요? 뭐라셔요?
동규 (말없이 굳은 표정으로 시계를 본다.)
수경 아가씨가 서울 왔다구? 동규씨? 왜 왔는데? 응?… 말좀 해
왜 그래?
동규 민규 없어?
수경 응, 없다니까.
동규 어디 갔는데?
수경 몰라? 그냥 나가대?
동규 어디 갔는지두 안 물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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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동규가 신경질 내고 묻자 이 사람, 왜 이러나! 하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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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그 자식 오면 집에 좀 있으라구 해! 나 점심만 먹구 금방
올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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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꽤 신경질 내고 웃옷 걸쳐 입고는 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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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잡아채며) 화내지 말구 얘길 해봐! 어떻게 됐다는 거야, 상
옥씨?
동규 …말두 않구 서울 와버린 모양이야.
수경 서울엔 왜 왔는데?
동규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혹시 연락 오면 좀 잘 받아놔.
수경 알았어! 근데, 어디 가? (보니 외출복이다.)
동규 약속 있어.
수경 누구하구?
동규 친구 만나 점심 먹기루 했어.
수경 친구, 누구?
동규 말하면 내 친구 다 아니? 금방 올꺼야.
수경 근데 왜 그래, 동규씨? 왜 자기 동생들 얘기만 나오면 괜히
화내는 거야?
S#10. 동네길
S#11. 어느 까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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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한이 잔뜩 빼입고 멀거니 본 신문 또 보고 앉아있다. 경제면 정도, 동규
가 들어오는 게 보인다.
수한, 갑자기 자세 고치고 품을 잡는다. 동규가 수한을 보고 빠른 걸음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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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형님 죄송합니다. 제가 늦었네요.
수한 아냐, 내가 약속보다 일찍 나왔어, 앉아.
동규 예. (앉고)
수한 아, 재경원에 친구가 있거든? 그 친구 만나고 오다보니까
시간이 좀 남더라구! 그래서 일찍 왔지 뭐.
동규 재경원이요? (일요일에도 근무하나 싶어?) 휴일두 못 쉬나
부죠? (의심없이)
수한 (아차 하다) 그, 글쎄 그러나 봐….
동규 요즘 아이 엠 에프 껀으루 그렇겠네요… 정말 경제가 큰
문제예요.
수한 글쎄 말야. 근데, 왜 보자구 했어?
동규 그냥, 점심이나 드시자구요… 추어탕 잘하는 집을 제가 알
거든요. 추어탕 좋아하세요?
수한 …글쎄… 뭐… 추어탕은 난 별루야, 사실
동규 그럼 도가니탕는 어떠세요? 요 근처 먹을만한 집이 있던데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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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한, 동규 얼굴을 본다. 순수한 선의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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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한 …솔직히 요즘은 밥맛은 없어. 통.
동규 기운내세요.
수한 …괜히 창업한다구 회사 때려치구 나온 거… 솔직히 후회
스러워….
동규 …여건이 갑자기 나빠져서 그렇잖아요. 형님만 그런 게 아
니예요. 저희 회사두 행사기획 오더가 확 줄었어요. 그
런데 재고는 어떻게 하셨어요? 반품 같은 것들.
수한 그대루 쌓여있지 뭐….
동규 (고개 끄덕거린다, 뭔가 해결방법이라도 찾아보려고 생각
한다.)
S#12. 이대앞 정도 거리 (낮)
S#13. 지하철 입구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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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삐끼들이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파격세일 파마 2만원, 모든 손질
무료, 선물 증정 등등이 쓰인 전단. 지하철에서 나와 그 전단을 받아들고
비교해 보는 상옥. 상옥, 고개를 들고 그 거리를 도전적으로 돌아본다. 누구
하고 싸움이라도 하러가는 사람같은 상옥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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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4. 헤어숍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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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음악이 귀청을 때리는 신세대 풍의 미용실 안. 문 연 상옥, 주눅이
드나, 이내 고개 빳빳하게 쳐들고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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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 어서오세요. 머리 하시게요?
상옥 네.
종업원 이거 입으시구, 이리루 오세요.
상옥 잠깐만요, 이집에서 누가 제일 잘해요?
종업원 (은근히 같잖게 보며) 우리집 선생님들은 다 잘하세요!
상옥 그중에서도 제일 잘하는 사람이 누구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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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가운입으며 주눅들지 않고 말하며 거울 앞으로 가서 앉는다. 한 미용
사가 돌아보고 웃으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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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 안녕하세요.
상옥 안녕하세요?
미용사 어떻게 해드릴까요?
상옥 튀게요!
미용사 네?
상옥 무조건 튀게 해주세요!
미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