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42. 재천 마당 (아침)
| 재천, 나오며 딸을 부른다. |
재천 상옥아! 상옥아!
| 대답이 없다. 앞 뒤란을 다 찾아보는데, 큰고모가 올라온다. |
 |
큰고모 도망간 년을 왜 찾아?
재천 네?
큰고모 상옥이년, 갔어.
재천 ?
큰고모 금방 어디 중간 휴게소라구 전화 왔어….
재천 (기가 막혀 앉는다)
큰고모 도망간 년이 즈 아부지 아침 굶을까봐 전화했더라구.
재천 ….
큰고모 뭐라더라, 나라이턴 모델… 인가 그것 시험본다네….
큰고모 …울먹거리는 게 불쌍하기두 하고… 오래 참았어….
재천 ….
큰고모 …. 내려가세, 가서 아침이나 먹자구….
재천 (충격이 크다) (열두 어살부터 밥을 시켜먹은 고명딸이
다)
|
| 상옥, 얼굴이 붓도록 울어댄다. 옆자리의 남자가 힐끗 본다. |
 |
상옥 뭘 봐요, 아저씨는? 우는 사람 첨 봐요? |
| 남자 얼른 고개 돌려버리고 상옥, 코도 팽 풀고. |
S#45. 미숙 방안
| 영규, 미숙 가만히 앉아있다. 둘 다 말이 없다. |
 |
영규 …. 더는 말할 기운도 없다, 미숙아… 마지막으로 말할게
… 병원 가자….
미숙 ….
영규 여기서는 너 아는 사람두 많으니까, 서울루 가자….
미숙 ….
|
 |
풀죽은 영규가 다시 오래 기다리고 있다. 담배도 다 떨어지고 없다. 지쳐 가는데 미숙이 나온다. 작은 손지갑 하나들고 나오는 미숙. 영규, 기다리고 있다. 미숙이 앞장을 선다. 영규가 따라간다. 세찬 바람이 아이를 지우러 갈 결심인 두 사람의 옷깃으로 파고든다. |
| 큰고모 작은고모가 와있다. |
 |
작은고모 오빠… 서울루 가요….
큰고모 그래, 가게.
작은고모 오빠가 여기서 시장 바닥이나 닦는 꼴 나 못 보겠어!
큰고모 못 보겠는 것 보담 챙피시러워! 사람이 살림 쪼그라드는
것두 정도가 있어야지, 이게 뭔가?
재천 ….
큰고모 그리구 식구들이 상옥이년두 자네가 끼구 살아야지 안 그
런가?
작은고모 가요
재천 시끄러.
작은고모 여기서 무슨 영화를 바라고 앉아있을 거예요?
재천 내려들 가세요! 가라, 너.
|
| 재천, 거의 쫓는다. |
 |
큰고모 아이구, 내가 겨우 환갑 지냈는데 어떻게 이렇게 이쁜 꼴
만 날마다 보구 사니. 글세?
|
| 어느 산부인과 병원 앞 미숙을 데리고 들어가는 영규. 미숙, 발길이 안 떨 어지는 걸음을 겨우 옮긴다. |
 |
영규 (기다려 준다) 미숙 혼자 갈 거야…. 영규 데려다 줄게…. 미숙 그냥 가. 영규 끝나구, 니네 집까지 데려다 줄 거야…. |
| 미숙, 들어간다. |
| 영규가 앉아있는데, |
 |
미숙 시간이 좀 걸린 대… 두 시간쯤… 마취 깨어 날려면…. 영규 알았어… (시계보고) …기다릴게. |
| 미숙, 들어간다. 영규, 앉는다. 도루 시계 보며. |
 |
영규 혼자 재미없게 당구 치고 있다. 되게 재미없다. 시계만 본다. |
| 영규, 멀거니 앉아서 담배 질겅거리고 있다. 다시 시계 본다. |
| 시계보고 앉아있는 영규. 아무래도 너무 오래 걸린다, 싶어. 일어난다. 간호 사 있는 창구로 간다. |
 |
간호사 누구요? 영규 김미숙이요 간호사 (챠트 찾아보고는) 그 환자 갔는데요. 영규 뭐라구요? 언제요? 간호사 아까요…. |
| 영규, 놀라서 확 문으로 도로 나오다가 다시 들어간다. |
영규 저 그 환자 수술은 받았습니까? 간호사 환자하고는 어떤 관계세요? 영규 … 그냥, 친군 데요…. 간호사 그건 직접 환자본인에게 들으세요.
| 하고 들어가 버린다. |
영규 이봐요! 좀 가르쳐줘요!S#53. 병원앞 길
 |
| 차들만 휙휙 지나가는 길. 영규, 당황스럽고, 막막한 심정이다. 자, 지금부 터 어떻게 할까, 애를 어디서 찾나, 생각을 해본다…. |
| HOME | BA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