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25. 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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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돌아앉아 배를 바라보고 있다. 생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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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6. 미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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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자리가 비었다. 영규, 멀리서 그 자리를 바라보고 있다. 옆가게 여자가
장사준비 하다가 문득 영규를 발견한다. 영규, 돌아선다. 옆집 여자가 달려
와서 좀 감정 실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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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박병장님이요?
영규 (돌아선)
옆집 내가 전화한 사람이에요! 남의 일에 끼어들구 싶진 않지
만, 옆에서 보기 너무 딱해서요. 걔가 진짜 너무너무 착하
고 불쌍한 앤데….
영규 미숙이, 어딨어요?
옆집 …집에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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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보고 서있다) 아이구, 인물이 빤지르르한 게 여자들 여럿
잡겠네….
S#27. 큰 나무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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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가 와서 망설이며 앉아있다. 손가락에 담배가 다 타들어간다. 어느 순
간, 결심하고 담배 확실히 부벼끄고, 휙 일어난다. 잔인한 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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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8. 미숙집 앞
S#29. 미숙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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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자리 펴고 누웠다. 누가 노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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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누구세요?
미숙 영자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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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데 문이 열리고 영규가 서있다. 미숙 놀라서 일어난다. 영규, 미숙에게
서 눈 안뗀 채. 쏘아보며 들어선다. 얼굴이 상해있는 미숙. 두 사람 서로 보
다가 미숙, 시선을 비낀다. 영규, 잡아먹을 듯 미숙을 쏘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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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너 사실 아니지?
미숙 ….
영규 거짓말이지?
미숙 (고개 더 돌린다)
영규 야, 나 똑바루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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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미숙의 얼굴을 손가락 하나로 까딱 돌려 놓는다. 미숙, 돌려진다. 그
러면서 영규 얼굴이 바짝 들어온다. 순간 스치는 옛 기억. 바짝 얼굴 붙여
이마에 입맞춰주던 정답던 군인 영규. 미숙, 눈 내리깔고 얼굴 돌려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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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내가 보구 싶으니까 없는 말 지어냈지, 그치? 그런 말 들
으면 내가 이렇게 놀라서 당장 달려 올 줄 알구, 맞지?
미숙 ….
영규 …하! 절대 그럴 리가 없어!! 내가 얼마나 조심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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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내가 실수할 리가 없다구!
미숙 ….. (작게 어깨 흔들며 웃는다)
영규 왜 웃어, 너?
미숙 미안한데 사실이야.
영규 뭐?
미숙 원숭이두 나무에서 떨어진대며? (어깨만 흔들리는 웃음이
더 커진다)
영규 이런 제길…! 환장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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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그래도 그리운 사람이라 몰래 보고 있다)
영규 (결심하고) 옷 챙겨 입구 일어나!
미숙 왜?
영규 병원에 가봐야 할 거 아냐.
미숙 두 군데나 갔다왔어. 또 가볼 거 없어.
영규 …그래두 일어나! 빨리!
미숙 없애자구?… 싫어. 낳을 거야.
영규 …너 돌았냐?
미숙 응, 나 돌았나봐. 그러니까 상대 하지 말구 가.
영규 니가 낳는다면 내가 눈하나 깜짝할 것 같아?
미숙 깜짝 안할 줄 알아. 그런 사람인 줄 다 안다구. 그러니까
나혼자 낳아서 내가 잘 길러볼 테니까 가서 잘 살아. 상관
하지 말구!
영규 …너, 정말 나 열받게 할래? 응? 나, 미친꼴 보구 싶어?
미숙 오빠 미친 꼴 이미 여러 번 봤어 무슨 짓을 하구 나선 대
두 나 겁 하나두 안나!
영규 (달래듯) 미숙아….
미숙 아무리 불러두 소용없어, 나 안가.
영규 (달랜다) 니가 나한테 분한 마음 품는 건 당연해. 그렇지
만 너 분하다구 내 일생 망칠래? 그럼 너만 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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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너 혼자 길러? 웃기지 마! 애 낳구 나면 내가 돌아설 줄
기대하지? 웃기지 마! 니가 애를 열을 낳아봐라! 소용없
어! 우린 이미 종친 사이야! 이 촌년아! 알았냐?
미숙 … 알구 있어! 그러니까 상관말구 가, 이 개자식아!
영규 (놀라서 본다)
미숙 내가 왜 애 낳으려는지 아르켜 줘? 니 새끼 낳아서 고아
원에 갖다 던져 버릴 거야! 아님 거지루 만들어 버리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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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이 눈에 불키고 한 발 다가오자 영규가 놀라 한 발을 뒤로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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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미쳤구나, 이, 기집애!
미숙 …나 미친 것 같야?… 됐어! 미치기 바랬었거든? 맨정신으
루 있기가 너무 무섭구 힘들어서 미쳐버리구 싶었는데, 됐
나 부다? 하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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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울다가 그대로 앞뒤로 몸 떨며 무서운 울음을 터뜨린다. 영규가 와락
계산없이 미숙을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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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0. 수경 작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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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민규와 실랑이 중이다. 스케치북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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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좀 보여줘요, 민규씨.
민규 아직 못 그려요! 나중에 보여드릴께요
수경 좀 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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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빼앗아 본다. 기초 줄만 죽죽 그려진 미술학원용 스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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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이게 뭐에요? 맨 줄뿐이잖아? 에이!
민규 (어색하게 웃는다) 처음엔 그래요
수경 재미있어요?
민규 ….(웃는다)
수경 아르바이트는 뭐에요?
민규 분식점이에요.
수경 거기서 뭐 하는데?
민규 배달요
수경 … (안됐다) 어디있는 분식점이구 이름은 뭐예요?
민규 학원근처에 있어요
수경 상호는?
민규 왜요?
수경 나중에 형이랑 한 번 가볼려구.
민규 (큰일이다) 안 돼요!
수경 가지 말까요?
민규 네… 다녀올께요, 늦을 거예요, 저.
수경 (보고 있다 민규 낡은 옷이 걸린다)
민규 저 저녁은 거기서 얻어먹구 오니깐요, 제 밥은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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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민규씨, 잠깐만!
민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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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1. 어느 옷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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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 애호 브랜드 매장정도로… 수경이 편안한 옷차림으로 민규를 데
리고 왔다. 옷을 사 준다. 이것저것 수경의 세련된 안목으로 골라 입혀준다.
자기가 코디해 주며, 민규는 어색하게 서있다. 수경이 입혀보고 마음에 들
어서 칭찬하고. 카드로 할부결제 하는 수경. 민규는 고맙지만 부담스러워
보고 섰다. 민규를 데리고 나오는 수경. 민규의 헌 옷을 든 봉투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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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야, 우리 민규씨, 왕∼ 근사하다!
민규 (어색해 한다)
수경 나, 되게 고맙죠? 나, 되게 착한 형수죠, 그죠?
민규 (정말 좋아서 웃는다)
수경 …어깨 딱 펴구, 얼른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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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어깨 쳐주고, 민규, 웃고 어색해 하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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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어깨 펴, 데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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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다시 돌아보고 뛰어간다. 수경, 보내놓고 카드용지 지갑에서 꺼내보고
쓰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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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그래! 돈은 쓰라구 있는 거야!
S#32. 계순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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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나무란다) 왜 이렇게 늦었어, 학생?
민규 죄송합니다!
아줌마 배달 밀렸어, 얼른 얼른 가!
민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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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화구 등을 카운터 안으로 넣고 얼른 배달 준비를 한다. 민규 전표를
보며, 만두등 음식을 담고 한다. 그런데 계순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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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그런데 사장님은 안 계세요?
아줌마 (바쁘게 일하느라 잘못 들었다) 뭐라구?
민규 아니에요!
아줌마 여기 이 만두는 인태리어 가게, 이건 케텐집! 빨리 가!
민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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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다. 그러면서도 계순의 행방이 궁금하다. 계순이 쟁반을 들고 들어온다.
민규 얼른가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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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왜 이리 늦었어?
민규 죄송합니다… 사장님.
계순 일당에서 지각한 것 깔꺼야!
민규 네… (웃고 나간다)
계순 근데 민구학생, 새 옷 입었구나, 이쁘다?
민규 (웃는다)
아줌마 빨리빨리 해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