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25. 홍여사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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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책을 보다가 문득 수경이 방이 너무 조용하다고 생각한다. 홍여사 시계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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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아직 열 시밖에 안 됐는데, 얘네들이 벌써 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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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6. 홍여사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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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보니 방에 불이 꺼져있다. 홍여사 살금살금 다가간다. 귀를 대본다. 웃음소리도 안
들리자 더 가까이 간다. 그러다가 문득 일어난다. 내가 뭐하는 거야, 지금? 후다닥 들어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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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7. 홍여사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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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내가 내가 지금 뭐하는거야? 얘, 너 뭐하니? 어머나, 이러면 안 되는데 내
가 왜 이러지? 왜 남의 신랑신부 자는 방을 궁금해 하구 그래? 이러다 나
변태되는 거 아냐? 아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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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8. 수경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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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누었다. 수경, 속상해서 어둠속에 눈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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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9. 친정외경 (낮)
S#30. 친정거실
수한 아, 커피 맛있다. 이거 브랜드 네임이 뭐야?
애주 몰라… 여보, 우린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
수한 뭐가 어떻게 되긴 어떻게 돼?
애주 아버님도 돈 없으시대잖아?
수한 아버지 돈 있어.
애주 없다구 그러셨잖아?
수한 그걸 믿어? 우리 아부지 어떤 분이신데? 나한테 다 내놓으셨을 거 같아?
걱정마.
애주 하남 땅 풀려놨어? 그것두 담보 잡혔었지, 그때?
수한 아이구, 몰라, 몰라! 몇 시야? (시계보고) 아부지 엄마 점심에 들어오실래
나? 우리 뭐 시켜 먹을까?
애주 진하야, 지민아! 좀 조용히 해! 왜들 이래, 니들?
애주 이층으루 가서 놀아 얼른!
수한 가지마, 가지말구 여기서 놀아!
수한 왜 애들한테 신경질을 내구 그래, 당신?
손녀 아빠, 나 피자먹구 싶어.
수한 어 그래, 좋아 좋아! 시켜줄게. 저거 갖구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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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가 뽀르르가서 전화기 옆에 상가수첩갖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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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한 어…어디보자, 아, 여기있다! …(전화 뚜루룩 누른다) 여보세요? 네, 주문
하려구요. 여기 147번지, 9혼데요. 핏자 두판이요, 근데, 토핑에 좀 신경써
서 베이컨두 좀 넉넉히 해서 구어줘요.
손녀 아빠, 콜라두!
수한 알았어, 콜라두 1.5리터루 두 병 부탁합니다!
애주 두 판씩이나 뭐하러 시켜?
수한 당신 진짜 자꾸 그럴 거야? (화를 낸다)
애주 먹다가 어머님이라두 들어오시면 무안하잖아?
수한 아니, 부도낸 놈은 핏자 한 판두 못 먹니, 응? 이거봐, 나두 괴롭다! 그러
지 말아, 당신!
애주 ….
수한 아, 정말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지…? (속상하다) 그때 일차 부도때만 엄
마가 좀 도와줬어두 괜찮았을 거 아냐! (화난다)
S#31. 집 근처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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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모가 손잡고 산책을 하고 있다. 우울한 수경모에게 다정하게 얘기하는 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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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생각해봤는데, 우리 한 3-4억이면 노후 끄덕없어군! 내 하남 땅, 팔 거야,
그것 팔면 당분간 우리 둘이 지내기 충분해.
수경모 그걸루는 안 돼요.
수경부 그것 떨어지면, 집두 팔지?
수경모 (놀라서 본다)
수경부 사실 우리들이 살기엔 지나치게 큰 집이잖아?
수경모 그건 안 돼요, 절대 안돼! 당신이 십 년동안 틈날 때 마다 설계도면 그렸
다 지웠다… 우리들이 손수 지은 집이에요! 돈 떨어지면 그 자리에서 차라
리 굶어죽을래. 집은 안 돼.
수경부 한 몇 년 잘 살았잖아? 지금은 유행두 좀 지난 집이라구! 팔아서 다시 좀
짝은 집 지으면 되잖아.
수경모 어쨋건 집은 싫어….
수경부 알았어요. 집은 우선은 두구… 대신 땅 팔아서 우리 둘이 신나게 쓰구 살
자구! 수한이구 수경이구, 일전 한 푼 남겨 주지말구 우리 둘이 다 팔아쓰
구 가자! 여행두 다니구, 식도락두 즐기구, 좋은 옷두 사입구!
수경모 ….
수경부 가엾은 사람들 있으면 쌀두 팔아주구, 학비 없는 애들 학비두 좀 보태주
구, 우리 그렇게 신나게 살자구!
수경모 ….
수경부 난, 결심했어! 애들 한테는 일전 한 푼두 안 남겨 준다! 우리 둘이 깨끗이
다 쓰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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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여보, 우리 점심먹구 들어갈까? 내 당신 좋아하는 알밥 사줄까?
수경모 애들 기다려요. 그냥 가요
S#32. 친정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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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들어서다가 본다. 치즈가 축축 늘어지는 핏자를 먹느라고 정신없는 애들과 수한. 그
러다가 들어서는 부모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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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 할아버지, 우리 피자 먹어요!
수경부 오냐, 그래 많이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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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는 무안하고 수경모는 한심하나 모른 척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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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 어머님 점심진지….
수경모 천천히 먹자…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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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애주 수한 서로 얼른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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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한 (먹던 것 놔버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