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33. 나물 시장 (다른 날)
|
옆집 여자 미숙과 나란히 앉아서 장사한다. 손님이 없다.
|
 |
옆집 왜 이렇게 손님이 없어?
|
미숙 (멀거니 앉아 그들을 본다 얼굴도 창백하고)
옆집 김장철이 빨리 지나가야 장사가 될 텐데… 야, 점심에 우리 뭐 먹을까?
미숙 ….
옆집 미숙아?
미숙 응?
|
돌아보는 미숙의 얼굴이 보는 사람을 가슴 아프게 한다.
|
옆집 … (본다) 너 그 인간한테 전화했어, 안 했어?
미숙 (고개 돌려 버린다)
옆집 니가 못하면 내가 전화해줄게. 전화번호 내놔!
옆집 번호안주면 내가 모를 줄 아니? 부대에 알아보면 당장 안다, 나?
미숙 그러지 말란 말야!
옆집 그러니까, 해서 만나! 만나서 해결하란 말야! 둘이 좋아 저지른 일인데 왜
너혼자 끙끙대?! 바보같이!
S#34. 계순가게
|
민규, 가게로 들어가려다가 멈칫한다. 안에서 계순이 여학생들과 싸우고 있다.
|
여학생1 진짜 웃겨! 이 아줌마, 자꾸 왜 이래?
계순 내가 어쨌다구 그래? 돈 안낸 것 같으니까 내라는 것뿐인데?
여학생1 냈잖아요, 냈다구요! 분명히 만천원 냈는데,
여학생2 왜 그래요? 아줌마가 분명히 받았잖아요!
|
주방아줌마가 안에서 나와 학생들을 달래 내보낸다.
|
아줌마 됐어, 됐어, 됐으니까, 가, 미안해.
여학생1 이 아줌마 진짜 상습범아냐? 지난 번에두 그러더니?
계순 얘… 학생! 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뭐라구, 너?
아줌마 아, 가만 좀 있어! (안으로 밀며) 얼른 가, 미안해, 응? 오늘 손님이 많아
서 저 사람이 정신이 없어서 그래, 미안해, 응?
|
달래서 내 보낸다. 여학생들 나오며, 비웃는다. 민규 바로 앞을 스치며.
|
여학생2 저 아줌마, 아무래두 맛이 좀 간 거 아니니?
여학생1 누가 아니래? 웃겨! 진짜!
|
|
아이들 민규 곁을 지나쳐 간다. 민규, 속상해 듣고 서있다.
|
S#35. 가게 안
|
계순이 화가 나서 행주를 집어던지며 아줌마에게 화를 낸다.
|
계순 진짜 안 받았다구요!
아줌마 아, 안 준 돈을 줬다구 하겠어? 쟤들은 그런 애들 아냐!
계순 왜 나만 안 믿어 아줌마는?
|
하다가 계순, 겹쳐진 쟁반에 놓인 돈 만 천원을 본다.
|
계순 이게 무슨 돈이야? 뭐지?
아줌마 (보고) 아이구… 거기 있네 뭐!
계순 후다닥 돈을 집어들고 밖으로 나간다.
S#36. 가게 밖
|
계순, 돈을 들고 나와서 여학생들을 찾는다. 이미 가 버리고 없는 여학생들. 계순, 안타까운
얼굴로 찾아보다가 거기 서있는 민규를 본다.
|
민규 안녕하세요?
계순 응.
S#37. 가게안
|
계순 상심한 얼굴로 돈통에 돈 넣고 아줌마가 위로를 한다.
|
 |
아줌마 오늘 배달이 너무 많아서 그랬어… 나두 정신 없었다구.
계순 …(슬프다) 나보구 도둑년이라구 했을 거야, 그 학생들.
아줌마 착각한 줄 알겠지 뭐… 손님 와, 어서와요
|
아줌마 어서와, 미술학원 다니는 학생이네? 뭐 줄까?
민규 만두 하나요…. (계순만 슬쩍 본다)
아줌마 만두 하나, 아, 안 적어?
|
계순 돈통에서 동전 몇 개 꺼내들고 휙 나가버린다.
|
아줌마 아이그… 우리 사장 또 성질났네!…. 찐만두지!
민규 네.
민규 아줌마, 저 잠깐 좀 갖다올께요. 포장으로 해주세요
아줌마 알았어.
S#38. 작은 쌈지 공원정도
|
계순, 과자를 먹으며 과자를 부스려뜨려 바닥에 흩뿌린다. 비둘기들이 몰려와서 줏어먹는다.
계순, 자기도 먹고, 비둘기에게도 주고 한다. 민규, 몰래 와서 본다. 몸 숨기듯 해서.
|
계순 아, 이 미련한 놈들이, 싸우지 말구들 먹어! 처먹을 것두 많은데 왜들 박
터지게 싸워?
|
민규 보고 있다. 계순 과자봉지를 다 털어줘 버린다. 그러다가 바닥에서 몇 개를 다시 얼른
줏는다.
|
계순 하하! 내가 다 줄줄 알았지? 에라, 이 멍청이들아! 속았지?
|
하하 웃고는 줏은 과자 맛없게 먹으며 그냥 멀리 보고 앉아있다. 민규 그런 엄마를 가만히
숨어 보고 있다.
|
S#39. 사무실
 |
동규 박동귭니다.
수경 나, 지금 갈려구, 거래처 들러 거기서 퇴근할려구.
동규 (동규 돌아보니 수경이다) 응, 먼저 가.
수경 우리 이야기 마저 해야잖아.
동규 ….
수경 동네 호프집에서 좀 만나. 7시에 거기서 기다릴게. (나가버린다)
동규 (일만 한다)
|
S#40. 친정 거실
|
수경, 들어선다. 수경모가 고무장갑 끼고 허드래옷을 입고 집안청소를 하고 있다.
|
 |
수경 엄마, 아프다면서 웬 청소야?
수경모 왔니?
수경 엄마 스트레스가 심하구나… 그만하구 좀 앉아.
|
수경 오빠네는?
수경모 답답한지 애들 데리구 나갔어. 아빠는 기원에 가셨을 거
야.
수경모 그런데 그거 무슨 말이니? 시동생 데리고 있다며?
수경 그렇게 됐어, 엄마.
수경모 싫다구 하지. 사람하나 더 있는 게 너 얼마나 고생인줄 알아?
수경 오래 데리구 있진 않을 거야.
수경모 하여간 염치두 대단하신 분들이다! 아니, 어쩌면 단칸 셋방 신혼방에 턱하
니, 다 큰아들을 데려다 놔? 기가 막혀서…!
수경 단칸방은 아니잖아 엄마.
수경모 그게 단칸방하구 뭐가 틀려?
수경 틀리지, 엄마는! 단칸방의 단 짜는 하나라는 뜻이잖아? 근데, 우리는 다칸
방인 걸? (웃는다)
수경모 (눈을 흘긴다)
수경 엄마 그러지 마! 응? (달랜다)
수경모 …너 피곤한가 부다, 얼굴이 나빠.
수경 아냐, 다들 이뻐졌다구 난린데? 내가 보기에두 이뻐졌구! 하하! 엄마 나
저녁 먹구 간다?
수경모 그래두 돼?
수경 안 될게 뭐 있는데?
S#41. 수경방
|
이미 애들놀이방이 돼 버렸나, 장난감 등등으로 어지러운 방.
|
수경 야! 난리로구나!
수경 (찍고는) 여보세요? 데련님? 나에요! ….지금 안 바쁘죠? 여기가 어디냐면
동네 입구, 거기 슈퍼옆에 호프집 있죠? 거기거든요? 우리 거기서 맥주 한
잔 하자구요! (민규가 싫다고 하는 듯) 형은 없구, 나하구 둘이만 만나는
거예요! 7시까지 글루 꼭 나와요? 알았죠? 네에.
|
하고 전화 끊는다. 덜렁 침대에 눕는다. 수경, 그래 놓고도 걱정이다.
|
S#42. 호프집
|
동규, 혼자 앉아있다. 맥주 마시며.. 우울한 민규가 혼자 앉아있다. 동규가 먼저 본다. 민규
가 두리번 거리다가 형을 본다. 얼른 외면하고 돌아 나갈려고 한다.
|
 |
동규 야, 일루 와!
민규 ….
동규 안 들려?
|
동규 … 형수가 나오라구 했어?
민규 …네.
동규 (알만하다)
민규 ….
동규 아줌마 여기 잔 하나 더 주세요
민규 (불안하게 앉아있다)
|
아줌마가 잔 하나를 더 갖다준다. 동규가 맥주를 채워준다.
|
 |
동규 마셔….
민규 ….
동규 마셔, 임마!
민규 (들고 돌아서 조금만 마신다)
동규 …간단하게 말해. 앞으루 너 계획이 뭐야?
민규 ….
동규 입 없어? 하구 싶은 게 뭐냔 말야, 자식아.
민규 ….
동규 너 주먹 쎄다며? 권투를 아주 체계적으루 배워 보던지….
민규 (야유인가 해서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동규 아니면 뭐 다른 게 있을 게 아냐? 예컨데 공부를 더 해본다든지! 3수생
흔하니까….
민규 … (뜻밖이라 고맙다)
동규 … 카센타는 안 돼! … 다른 거 뭐 없어?
민규 … 미술학원에 다니구 싶어요
동규 ?
민규 학원비는 아르바이트루 제가 벌 수 있어요
|
S#43. 홍여사 거실 (저녁)
|
홍여사 혼자 자전거 타다가 들어서는 수경을 맞는다.
|
 |
홍여사 너 왜 일루 들어와?
수경 이모, 우리집 남자들 둘 다 들어왔어요?
홍여사 글쎄, 모르겠다?
수경 왜 몰라?
홍여사 얘는? 내가 뭐 니네 집에 맨날 귀대구 엿듣는 사람두 아니겠구 몰래 카메
라루 들여다보는 사람두 아닌데 어떻게 아니, 얘?! 근데 왜 그래?
수경 아니, 그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