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 회 그대 그리고 나

S#49. 수경신방
부자가 팽팽하게 앉아있다.


재천            민규, 니가 맡아라.
동규            싫습니다….
재천            데리구 살면서 기술을 가르치던지, 공부를  가르치던지 네
                가 알아서 해.
동규            데리구 사세요.
재천            카센타 주인이 그러는데,  손재주가 좋댄다.  그러니 어디 
                기술학원같은 데라두 넣어서 가르쳐다고.
동규            싫다구요!
동규, 소리가 들린다.

동규E           아부지는 왜 저한테 이러세요? 항상?
민규, 바늘방석이다. 수경보다가 일어난다. 홍여사, 민규를 돌아보고 동정적 으루 웃는다.

홍여사          이거 들어. (과자) 남자들은  그저 좋게, 조용히  말루 할 
                것두 싸우잖아? 치구받구 치구받구… 이유, 열등한 무리들
                이야!
S#51. 수경신방
수경이 들어선다. 조심스럽게.


재천            이자식아! 너만 손해보는 게 아냐! 나두, 민규두, 너 때문
                에 손해 본 적 있어!
동규            뭐라구요? 무슨 손해를 봤는데요? 쟤가?
수경            (말린다) 동규씨.
재천            너 아니었으면 쟤두, 지 엄마하구 살았어! 네가 그렇게 냉
                정하게 안 했으면… 쟤,  저렇게까지 풀 안죽어!  네가 한 
                번이라두 다정하게 대했으면 쟤, 저렇게  안 자랐어! 어째
                서 너만 손해봤다구 생각해?
동규            어느 게… 먼접니까? 아부지?  저의 냉담이 먼접니까? 그
                전에 아부지의 이중생활이  있었다는 건  왜 부정하세요? 
                아부지 때문에 제 십대는 엉망진창이었어요!
재천            이… 모진 놈! (주먹을 쥔다)
수경            아버님 (놀라서 막는다)
재천, 숨을 내쉬고 앉는다.

재천            아가야, 미안하다만 민규 오늘부터 니가 데리구 있어라!
수경            ?
재천            집에서는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 생겨버렸다.
수경            ….
재천            영규가 아직 자리를 못 잡고  있는 눈치라고 일루 데려왔
                다. 밥값은 내, 벌어 보내주마!
재천            동규야!… 민규를 네 동생으루 둔 건 네 팔자야! 할 수 없
                어! 나같은 인간을 애비루 둔 것두 니 팔자구…!
S#52. 홍여사 마당 (깊은 밤)
S#53. 수경신방
수경, 동규 나란히 누워있다. 수경이 돌아누운 동규를 가만히 본다. 생각이 많다. 오래 보다, 머리칼을 만져준다.


수경            난 괜찮아… 동규씨… 민규씨랑 같이 살아두 난 좋아.
동규            (속으로 울고 있었다)
수경            사랑해….
S#54. 수경 작은 방
두사람의 책들이 어지러운 방에 재천과 민규가 나란히 누워있다. 재천이 민 규손을 꼭 잡고 있다.


재천            니 형수는 괜찮은 여자야. 아부지가 그거 알아.
민규            ….
재천            너 여기 있지 않고 나가버리면, 아부지… 그  순간으루 바
                다루 걸어간다. 정말이다.
민규            ….
재천            아부지 죽는꼴 안 보구 싶거든 여기서 형수가 주는 밥 얻
                어먹구 살아. 집안두 치워주구, 미운 짓 말구.
민규            ….
재천            곧 데릴러 오마. 약속할게.
민규            ….
재천            곧 아부지 누나두 데리구  올라 올게. 그래서  영규형까지 
                우리 넷이 다시 함께 모여 살자. 아부지 말 믿지?
민규            … 진짜루 그럴 거예요?
재천            그럼!… 자거라….
민규            … 아빠….
재천            오냐.
민규            잘못했어요…. (운다)
재천            잘못한 거 없어. 애비가 맞는데, 아들이 되어서 가만 있었
                으면 그놈이 못난 놈이지!
재천, 아들을 다독거려준다.

재천            못나게 얻어 맞은 아부지가 잘못이다, 자거라… 자….
S#55. 홍여사 마당 (아침)
재천이 민규를 두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간다. 수경과 홍여사가 재천 을 보낸다.

재천            교수님… 잘 부탁드립니다….
홍여사          아이, 수경이가 고생이죠, 저야 뭐….
재천            아가야… 너만 믿구 간다. 아부지.
수경            네, 아버님… 걱정마세요. 잘 지낼께요.
재천            … 막둥이… 아부지 한말 잊지마….
민규 가만히 서 있다. 재천, 나간다. 모두 따라 나간다.

S#56. 친정 거실
수경모가 앉아있다. 홍여사가 케익을 사들고 위문왔다.


홍여사          그래, 수한이네 이삿짐은 언제 온대, 언니?
수경모          몰라… 곧 오겠지… 우리 수경이… 속많이 상해하지…?
홍여사          수경이 왔다 갔수? 언제?
수경모          어제….
홍여사          응 어제 여기 들러오느라 늦었구나?
수경모          울대?
홍여사          수경이 울틈 없었어, 언니.
수경모          왜?
홍여사          즈이 시아버님 오셨다 가셨어.
수경모          왜?
홍여사          …아이, 어차피 알 건데 뭐. 말할게… 걔, 막내 시동생  데
                리구 있게 됐나봐.
수경모          ?
S#57. 수경 작은 방
민규, 가만히 앉아서 기타를 딩동댕하고 있다. 그러다가 문득 계순에게 가 볼 생각을 한다. 가방에서 호두 주머니를 꺼낸다.

S#58. 계순 가게
손님이 많다. 민규가 쇼핑백 들고 들어온다. 보니 계순이 없다.



아줌마          어서 오세요….
민규            (섭섭하다) (앉는다)
아줌마          손님 뭐 드려?
민규            만두요.
아줌마, 만두 만지러 가고, 민규는 문쪽만 보고 있다. 문 보다가 눈이 반짝 한다. 계순이 빈그릇을 들고 들어온다.

아줌마          빨리빨리 좀 오지 왜 그렇게 늦었어?
계순            싸움났어요! 그래서 구경 하느라구!
아줌마          누가 싸우는데?
계순            몰라, 남자하고 여자가 싸우는데 여자가 막 이겨!
아줌마          5번에 만두 올려!
계순 만두 갖다 놓는다.

계순            손님 만두 나왔어요!
민규 본다.

계순            어머, 이 손님 오랜만이네!
민규            안녕하세요?
계순            그래, 왜 그렇게 안왔어? 보구 싶었는데? (가볍게 친다)
민규            …네?
계순            보구 싶었다구!
민규            … (터질 것 같다)
아줌마          별소리 다해! 손님더러! (웃고) 이거 기원에 배달이야!
계순            나 다리 아파, 아줌마가 가!
아줌마          알았어!
아줌마 나간다. 계순, 옆의 탁자 등 닦으며, 민규보다가.

계순            바빴나봐? (하다가) 어머나, 왜 얼굴이 그래? 다쳤구나?
민규            … 아뇨… 네….
계순            아팠겠다!
민규            요즘두 호두 드셨어요?
계순            하하… 그거 거짓말이래… 그  사람이 자기가 농담했다구 
                하잖아? 그래서 요즘 안 먹었어….
민규, 슬그머니 쇼핑백 감춘다. 실망이다. 다른 손님들이 들어온다.

계순            어서 오세요!
S#59. 수경 신방 (저녁)
세사람 식사중이다. 긴장이 흐른다. 동규, 묵묵히 밥만 먹는다.


수경            민규씨, 무슨 반찬 좋아해요?
민규            ...
수경            응? 좋아하는 거 말하면 내가 해줄께요.
민규            다... 잘 먹어요….
수경            형은 고기를 싫어하구 생선만  좋아하는데 민규씨두 그렇
                죠?
민규            … 네….
수경            동규씨네 형제들은 식성이 다 같은가 봐, 그지 동규씨?
동규, 못 들은 척 하고 먹기만 한다. 수경, 민규 눈치를 살핀다. 민규, 동규 때문에 체할 것 같다. 마른 밥을 겨우 넘기느라 애를 쓴다. 동규를 힘껏 흘 겨보는 수경.
S#60. 재천 안방
재천, 누워있다. 소주병이 딩군다. 상옥이 밥상을 들고 들어왔다.


상옥            아부지, 진지 잡수세요….
재천            ….
상옥            일어나세요, 아부지!
일으킨다.

상옥            한술 뜨세요, 자요!
수저를 쥐어드린다. 재천, 수저를 쥐고 주르룩 눈물을 흘린다.

상옥            아부지… 계속 이러시면 나두 도망가요!
재천            ….
상옥            아부지!
14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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