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 회 그대 그리고 나

S#41. 홍여사 안방
홍여사 들어오며 불안하다.

홍여사          완전 살러온 사람 폼인데? 저건? (거울을 본다)  아이, 설
                마 아니겠지! 아유, 그런데 이 비린내! 휘!
홍여사 코를 찡그린다.

S#42. 수경방
수경, 들어와 보고 있다. 애주가 미안해 한다. 아이들 장난감들이 벌써 들어 와 있는 방이다. 애주가 급히 좀 치운다.


수경            아빠는요?
애주            문중모임이 있다구 시골내려 가셨어요
수경            오빠는요?
애주            수습하러 다니느라 정신없죠, 뭐.
수경            가능성은 있어요, 회생 가능성?
애주            오빠는 자신있다구 해요.
수경            언니라두 좀 잘하지! 왜 일이 이지경까지 가도록 둔 거예
                요? 언니는 알았을 거 아니에요!
애주            미안해요, 아가씨….
수경            어떻게, 인제! 우리집!
동규 들어온다. 애주가 나간다.

동규            수경아, 가자….
수경            … (운다)
동규            가자… 우리라두 가야 어머님 쉬실 것 같아.
수경            (운다)
동규            괜찮아, 사업하는 분들은 이런 일 흔히 겪더라. 잘 되겠지 
                뭐, 가자.
일으켜 세운다.


수경            우리 엄마, 그새 한 열 살은 더 늙어 보여. 동규씨….
동규, 안아준다.

수경            아이, 신경질나게 왜 내가 시집 가자마자 이런  일이 생기
                는 거야?
동규, 그말 듣기싫다.
S#43. 재천안방 (밤)
큰모고가 왔다.


큰고모          상옥아, 느이배가 넘어갔다는 거 사실이냐?
상옥            전 몰라요.
큰고모          … 아이고 인제는 우리  동생 뭐먹구 사냐, 응?  …그놈이 
                결국은 즈 아부지 밥줄까지 짤라버리구 마는구나!  자식이 
                아니구, 웬수다!
상옥            고모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아부지가 맞았으니까 민
                규가 그런 거지!
큰고모          시끄러, 이것아! 처음에 사단이 어디서 부턴데? 다 그놈이 
                시작한 거 아냐! 역성을 들긴 뭘 들어? 아이구, 웬수들!
상옥 나가버린다.
S#44. 민규방 (밤)
상옥, 혼자 들어온다. 후줄구레한 옷가지들이 걸려있다. 상옥, 그 옷들을 보 고 있다. 권투글러브도 본다. 다시 눈물이 난다. 주저 앉는다.

S#45. 수경신방
홍여사가 커피 등을 타서 갖다놓았다.



홍여사          신랑신부가 너무 늦는데, 뭐 짜장면이라두 시켜드릴까요?
재천            너 짜장면 먹을래?
민규            (안 먹는다고)
홍여사          그럼 짬뽕이라두. 우리 동네 짬뽕 잘해요.
재천            소주나 있으면 한 잔 주세요
홍여사          네, 그러죠.
홍여사 가서 냉장고 열어보나 캔맥주 뿐이다.

홍여사          이거 뿐인데요?
재천            교수님 댁엔 소주없어요?
홍여사          네?
재천            거, 혼자 잡숫던 거 있을 거 아닙니까? 한 잔만 줘요
홍여사          네? 네에….
머뭇거리며 나간다.

민규            … 제가 사올께요, 아빠….
재천            (민규 손을 잡아앉힌다) 넌, 가만히 있어! (도망갈까봐)
S#46. 홍여사 마당
홍여사 나온다.

홍여사          저 양반 어떻게  알지? 내가  가끔 혼자 한  잔씩 한다는     
                거?
하고 들어가려는데, 문 열리고 동규 수경 들어온다.

홍여사          수경아! 손님오셨어!
수경            (운 흔적있다)
홍여사          어머나, 너 왜그래, 응?
수경            아니에요, 누가 오셨는데요?
홍여사          시아버님!
수경            (가슴이 철렁한다)
홍여사          막내 동생하구!
수경            ?
S#47. 수경신방
수경부부 들어선다. 재천, 민규 본다.


수경            아버님….
동규            ….
재천            니들 오냐?
수경            네… 언제 오셨어요? 막내도련님두 오셨네?
동규는 민규 얼굴의 상처, 재천의 상처 등을 보고 가슴이 철렁하다. 분노가 치솟는다.

동규            어쩐 일이세요?
곱지 않은 말투에 재천이 힐끗 눈을 치뜬다.

재천            아가, 너두 좀 앉아라.
수경            …네, 아버님….
동규            수경아, 좀 나가 있어.
수경            ?
동규            민규 데리구 이모님 방에 좀 가 있어.
수경            ?
재천            아냐, 너두 들어.
동규            안 들려? 얘, 데리구 나가 있으라구! (화낸다)
민규 휙, 일어나 나간다

재천            막둥이, 너 지금 나가면… 아부지… 알지?
재천의 목소리가 화낸 것만은 아니란 것 알고 수경, 눈치챈다. 얼른 민규손 을 붙잡는다.

수경            도련님, 저랑 나가요!
두사람, 나간다.

S#48. 홍여사 거실
홍여사가 귤등, 군것질거리를 잔뜩 내놓는다. 민규는 얼굴숙이고 앉아있다. 수경이 귤을 까서 민규에게 내민다.


수경            도련님.
민규, 가만히 받아서 먹지는 않고.


홍여사          이 잘생긴 도련님 밥 안 먹었어 수경아.
수경            어머나, 그랬어요? 어떡해?
민규            배고프지 않아요. 전혀….
홍여사          그럼 이 과자라두 좀 먹어. 응?
민규            감사합니다.
받기만 하고.

홍여사          몇 살이야?
수경            스물 하나요, 이모, 맞죠, 도련님?
민규            ….
홍여사          스물 하나…!
작게 들릴락말락 한숨 쉬고 깊게 본다.

홍여사          근데 얼굴은 왜 그래? 다쳤네?
수경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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