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 친정 안방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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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가 기운없이 앉아있다. 자기돈 때문에 몸달은 홍여사가 나무라고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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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언니! 지금 언니가 이러구 있을 때가 아니라니까! 홀짝거
리며 어리광 피우구 있을 때가 아니라구요!
수경모 그럼 내가 뭘 어떡하니?
홍여사 정확히 말해서 언니가 책임져줄 수한이 부채액이 총 얼마
야?
수경모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너? 난 하나두 없어!
홍여사 왜 하나두 없어? 내가 수한이한테 빌려준 돈두, 언니 얼굴
보구 준 거니까 언니가 책임 져야지!
수경모 내가 언제 너보구 걔들 돈 빌려 달랬어? 얘 좀 봐?
홍여사 아니, 그럼 내 돈은 어떡허우?
수경모 걱정 마! 니 돈은 안 되면 내가 어떻게든 해줘.
홍여사 …그건 고맙구, 언니. 언니가 몰라서 그러는데 내 돈 말구
드 언니가 갚아줄 돈 많을 걸? 은행 가서 보증 서줬지?
수경모 그건 서 줬지.
홍여사 그러니까 무슨 보증이냐구, 그게?
수경모 내가 아니? 수한이가 하두 졸라서 수한이 따라 은행 가서
커피 한 잔 얻어먹은 것 밖에 없어, 얘.
홍여사 미쳐, 내가! 무슨 보증인지두 모르구 서 줬단 말야? 생각
해봐, 언니. 그때 포괄보증이라 그래? 아니면 한정보증이
랬어?
수경모 … 난 몰라 ….
홍여사 …만일 포괄보증이면 언니네 큰일 나! 아이구 답답! 보증
계약서 어딨어? 계약서 있지? 찾아봐요!
수경모 나한텐 아무것두 없어. 수한이가 다 갖구 있지.
홍여사 …아이구 돌아, 내가! 걘 어디 간 거야? 둘 다?
수경모 몰라… 바람쐰다구 애들까지 데리구 차 끌구 나간 지가
사흘인데 전화 한통 없어! 아이구 이것들이 죽었는지 살았
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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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누워버린다. 홍여사, 한심스럽게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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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벌떡 일어나며) 너, 수경이한텐 아무말 하지 마, 알았니?
홍여사 알았수… 형부는 어디 가셨수?
수경모 몰라, 그냥 나갔어… 산에라두 갔는지 난 아무것도 몰라.
S#2. 공원 일각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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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한부부, 앉아서 아이들이 노는 것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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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 여보, 어떡해요? 언제까지 우리 이러구 있을 거야?
수한 나두 모르겠어… 엄마가 아셨으니 아부지두 아셨을 거구,
아부지가 어떻게 해주시겠지. 아부지가 연락하실 때까지
기다려 보자구!
애주 속상해, 진짜.
수한 핸드폰이나 연결돼나 봐.
애주 … (해보고) 돼….
수한 …에이, 차라리 속 시원하다… 여보, 일어나 밥이나 먹으
러 가자.
애주 (눈 찢어지게 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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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 재천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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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총 쏟아져 있는 시연의 핸드백. 각종 화장품들이 쏟아져 나와있다. 상옥
에게는 책에서나 보던 고급 제품들이다. 향수, 루즈, 마스카라, 갖가지 펜슬
들. 시연, 상옥에게 화장을 해주고 있다. 예뻐진 상옥, 황홀해져서 얼굴을
내맡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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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 인제 마스카라만 하면 끝나. 마스카라는 이렇게들 보통 옆
으루 하는데 그러지 말구 세워서 하면 훨씬 더 효과적이
야! 직접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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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진짜 이뻐진다…! (손거울 속 자기 보고 웃는다)
시연 자기, 이쁜 얼굴이다, 좋지?
상옥 네… 언니, 이 립스틱 그거 어디 몇 번이예요?
시연 이거.
상옥 (받아서 번호만 확인하고) 외제구나… 이쁘다… (도로 준
다)
시연 갖구싶음 가져
상옥 아녜요…. (갖고 싶다)
시연 나 집에 많아. 다른 것두 다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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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 주섬주섬 줏어서 상옥에게 내준다. 립스틱, 아이쉐도우, 향수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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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우아~ 전부 다 째네…!
시연 가져요.
상옥 아네요….
시연 쓰던 거라 기분 나빠서 그래?
상옥 아니요… 그건 절대 아니에요! 너무 비싼 거라 그래요!
시연 다 가져, 요것두 줄까? (팔찌도 해준다) 팔목이 가늘어서
이쁘겠다!
상옥 (입이 벌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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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데 문 와락 열리고 좀 흥분한 영규가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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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시연이, 나와… 가자!
상옥 오빠… 영규오빠… 나 이쁘죠?
영규 그래, 가자구! 빨리 나와.
시연 나 여기서 더 놀다가구 싶은데?
영규 가야돼!
시연 그럼 혼자 가. 난 여기서 더 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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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 재천 집 가는 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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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가방을 들고 온다. 우유를 빨대에 꽂아 먹으며. 먹다가 뭔가 본다. 보
고 놀라서 얼른 몸을 감춘다. 영규가 내려오고 있다. 미숙, 먹던 우유를 마
저 다 마셔버리고 먹다가 더 놀란다. 영규가 뒤를 돌아본다. 그러더니 몇계
단 도로 올라가서 시연의 손을 잡고 내려온다. 다정하게 웃으며 손을 잡아
주는 영규, 웃는 영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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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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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를 상옥도 웃으며 따라 내려온다. 영규가 시연의 손을 잡고 미숙이 몸
숨긴 반대쪽으로 해서 가버린다. 미숙, 시연을 본다. 세련된 모습이다. 그들
이 사라진 곳을 보고선 미숙, 다리가 후들거려 겨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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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5. 카센타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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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가 민규에게 잘 있으라고 어깨를 쳐주고 차문을 열어준다. 시연이 그
문으로 탄다. 영규도 운전석으로 탄다. 서울 번호판의 좋은 차. 차에 탄 영
규가 다정하게 웃으며 시연의 안전벨트를 매준다. 상옥이 시연에게 다정하
게 언니, 또 놀러 오라고 말한다. 그런 모습들을 멀리서 몸을 숨겨 보고 서
있는 미숙. 영규가 운전하는 차가 움직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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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오빠, 안녕히 가세요! 언니! 또 놀러오세요.
민규 (보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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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민규에게 손 내밀어 주는 시연. 민규, 얼른 외면해 버린다. 차 멀
어진다. 미숙, 그 차가 사라지도록 보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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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6. 포구 일각 (재천 부자 해장국 먹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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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혼자 가방 두고 앉아있다. 무표정하게 영규가 퍼붓던 때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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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야, 우리 인간적으루 얘기해 보자! 네가 나라면 너같은 촌
년을 마누라루 삼겠냐? 너 돈 있냐? 너 섹시해? 아니면
머리에 든 거 많아?
영규 그래, 난 돈에 환장한 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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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앉아있다. 주인이 소주병과 기본 안주 갖다 놓는다. 미숙, 말없이 혼
자 따라 마신다 또 따라 마신다. 그 뒤켠에 재천과 소주 마시던 친구, 놀라
서 미숙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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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야, 요새 여자애들 좀 봐라! 겁 없네…?
재천 (본다)
친구 며느리 얻을 때 조심해야 해. 저런 애 모르구 며느리 들였
다간 일 난다, 일 나!
재천 술이나 마셔, 임마. 상관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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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애기 가졌단 말하고 억지쓰고 눌러살 요량하고 왔다가 모든 게 허사
가 됐다. 미숙, 앞으로 어떻게 하나 콱 죽어버릴까… 온갖 생각이 복잡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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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7.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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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 영규에게 맞아서 코피도 터졌다. 친구들이 와서 코피 닦아주며 같이
들 앉아있다. 모두 분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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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 얼마 해줬냐?
친구 둘이 합해서 30
동식 죽여 버릴거야!… 그 새끼네 식구들 다 죽여 버릴거라구!
S#8. 계단 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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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빵봉투를 들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혼자 올라간다. 재천, 가다가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휙 뒤를 돌아본다. 그 순간 어둠속에서 슥 나타나는 청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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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너,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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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돌아보니 다른 쪽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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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순간 들었던 각목으로 재천을 향해 내리치는 청년의 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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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아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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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 쓰러진다. 쓰러진 재천에게 발길질이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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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아이쿠! 아이쿠! 이놈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