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대본 제13회)

제 13 회 그대 그리고 나

S#33. 친정 안방

수경부 앉아있다. 수경모 싸고 누웠다.


수경부          당신, 뭐요? 말해요….
수경모          ….
수경부          뭐냐구? 왜 이러는 거요? 뭔데  싸구 누워 울기만 하느냐
                구!
수경모          … (일어난다) 여보… 수한이가 일쳤어요… 어떡해요?
수경부          ….
수경모          어떡해요?
수경부          부도요?
수경모          네.
수경부          얼마?
수경모          ….
수경부          얼마냐구?
수경모          (대답못하고 울어버린다)

S#34. 동욱집 차고 (다른날)

영규, 휘파람불며 차를 타는데, 삐삐가 온다. 영규, 확인하고 전화기를 꺼내 서 눌러본다.


시연E           나 시연이. 답답해. 토요일 11시에 나갈게. 기다려 줄  수
                있겠지?

영규, 회심의 미소 동욱, 나온다.

동욱 형, 나 병원에 데려가 줘.
영규 알았어, 타.
동욱 (뒷자리로 가서 탄다)
영규 야!
동욱 응?
영규 앞으루 타.
동욱 왜?
영규 자식이, 너 얼차려 한 번 당해볼래?
동욱 … (슬그머니 앞으로 가서 탄다)
영규 임마! 내가 아무리 느 엄마 기사긴 해두 네 기사는 아니잖
아? 안 그래? … 너 몰라? 남자는 한 번 쫄따구면 영원한
쫄따군거야? 자식이, 어디서 상급자한테 도련님 행세를 할
려구 그래?
동욱 … 잘못 했어요.
영규 그런데 동욱아… 사모님, 이번 금요일 일본 가신댔지?
동욱 응.
영규 그러면 나 토요일 오후에 이 차 좀 쓰면… 안 되겠냐?
동욱 그건 곤란한데…? 우리 엄마 차 무지 애끼시잖아, 형? 지
난번에두 형이 밤내 차 갖구 나갔다구 엄마가 얼마나 화
내셨다구!
영규 그때야 임마, 정비했다구 내가 그랬잖아!
동욱 (입 부르르)
영규 너… 어제 족발 대짜 시켜 먹었지?
동욱 ?
영규 그제는 운동클리닉 빠지구, 소주 두 병에 삼겹살 두 근 먹
었구…? 초콜렛 아이스크림은 파인트루 두 통… (돌아보
며) 사모님께 말씀드릴까? 그러면 느 엄마 무지 좋아하시
겠다, 그지?
동욱 치사하다, 형.
영규 임마 치사한 게 나냐, 너지? 노는 차 좀 잠깐 타구 갖다놓
겠다는데 뭐가 안 된다는 거야? 기름은 내가 넣는다구!
동욱 … 밤까지는 꼭 갖다놔야 해?
영규 그럼! 야 자식! 뭐 이렇게 구여운 자식이 다 있냐?

귀여워 해주고


영규            너 지난번에 산 그  재킷하구, 핸드폰, 이번  토요일 입구 
                쓸 일 없지? 돈두 한 20만원 빌려주면 더 이쁘겠구!
동욱            (어이없어서 본다) 돈은 진짜 없어, 형!
영규            카드 있잖아.
동욱            카드 압수당했잖아, 엄마한테! 진짜야!
영규            한 푼두 없다구? (난감하다)

S#35. 민규방 (밤)

민규 혼자서 호두를 까다가 문득 다시 천천히 전화기를 눌러본다. 신호가 길게 간다.


민규            (걱정이다)

S#36. 계순 분식가게 (밤)

불도 꺼진 가게에 전화소리만 길게 울린다.

S#37. 근처육교 (밤)

계순 혼자 육교에 서서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표정없이 혼자 갈 곳 잃은 사람처럼 멍하게 서 있다. 오래도록.

S#38. 민규방

민규 아직도 전화기를 들고 있다. 천천히 내린다. 왜 안 받나 걱정된다. 가 만히 사진을 꺼내 들여다본다.

S#39. 미숙방

미숙 꼬깃꼬깃한 돈들을 다리미질하고 있다. 다리다가 찢어진 돈은 스카치 테이프로 붙이기도 한다. 그러다가 문득 고개를 든다. 뭔가 결심을 하는 얼 굴이다.

S#40. 공중전화 (밤)

영규가 공중전화를 걸고 있다.


영규            동식이냐? 나다! 알지? 잘 있었겠지? 다른  게 아니구, 내
                가 요즘 사업을 새루 시작한  게 있다! 전망이 아주 밝은 
                사업이야! 솔직히 내가 어지간 하면 너한테 다신 이런 전
                화 안 할려구 했어, 했는데,  사업자금이 딸린다… 각설하
                구, 고향선배 돕는다,  생각하구 나머지  돈 해주라! 내일 
                한 열한 시쯤 서울 떠나서 오후에 거기 도착할 거야! 시간
                은 정확히 예측을  못 하겠구…  하니, 나머지 돈  만들어
                서… (저쪽에서 못 한다고 하는 듯)  너, 나 비위 긁을래, 
                진짜? 이 새끼가…!  잔소리말구, 4시까지  그 돈  채워서 
                응, 우리 민규 일하는  카센타 알지? 거기  갖다 맡겨 놔. 
                아뭇소리 할 것 없구, 알았지? 시간 안 지키면  내 사업에 
                엄청난 차질이 발생한다는 것을 참고루 알아둬라! 알았지? 
                (끊어버린다) 50이 안되면, 2, 30이라두 갖구 올테지! 그
                러면 기름 넣구, 백암가서 좀 놀다가 밤중에  돌아오면 되
                겠다! 대물일수록 미끼를 충실히 준비하라!! 박영규 말씀!

영규, 기대에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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