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0. 재천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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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이 급히 부엌으로 들어온다. 상옥이 상을 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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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어머 상옥씨, 빨리 일어났네요?
상옥 ….
수경 어젯밤엔 어디 갔었어요?
상옥 친구네요
수경 이게 뭐예요? 맛있겠다.
수경 난 뭐 할까요?
상옥 수저나 놓던지… 맘대루 하세요.
수경 그래요, 그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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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열심히 수저도 놓고 한다. 상옥은 입이 부르튼 채로 그래도 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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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이거 다 누가 했어요? 맛있다… 난 하나두 할 줄 모르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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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등 하는 데 문 열리고 작은고모가 냄비 들고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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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고모 이이구, 두 사누올케가 나란히 부엌에 들어서 있는 거 보
니까 작은고모가 눈물 난다, 상옥아!
상옥 눈물 날일두 없네, 체!
수경 오셨어요, 고모님?
작은고모 잘 잤어, 조카?
수경 네….
작은고모 상옥이 저게 또 뭐라구 심술 부릴까봐, 왔더니 잘 하네?
수경 네, 아주 잘 하네요
작은고모 그저 내 친동생이다 생각하구 잘 해줘… 불쌍한 애야, 쟤
두. 초등학교 졸업하기두 전에 벌써 제 손으로 밥 해먹구
학교 다닌애야.
수경 어머나, 그랬어요? (놀라서)
작은고모 그럼. 즈엄마 죽구 집에 돈 없구, 어떡해 그럼. 그저 가엾
게 알구, 말이라두 따뜻하게 하구 그래, 응?
수경 네, 알았어요 고모님.
상옥 저거 끓어 넘잖아. 어떡해!
S#11. 재천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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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와 수경이 올라가려고 재천 앞에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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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자, 수경이 이거 받아라.
재천 조부모님하구, 동규 엄마 제사 날짜다. 조부모님 제사는
계속 내가 모시겠다만, 느 어머님 제사는 이제 동규가 장
가를 들었으니 느이가 가져가서 모셔.
수경 ?
재천 제사를 물려줄때는 빈손으루 주는 게 아니라더만. 뭐 어떡
하겠니?
동규 ….
재천 난 뭐 다른 종교는 없지만, 제사는 가능한 대루 모시구 살
자는 쪽이다. 아무리 바빠두 좀 모셔라. 거창하게 차릴 건
없구, 그저 성의만 있으면 되는거야… 그 때는 내 올라가
마.
수경 (은근히 걱정된다)
재천 그리구 아랫쪽에 적은 거, 그거는 우리 식구들 생일이다.
네가 알구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적었다.
수경 ….
재천 그리구 니들 뭐, 지금 사는 집이 임시라며?
수경 네, 아버님.
재천 그대루 살아. 좋더라. 느이 그 이모님? 친이모 아니지?
수경 네.
재천 그 양반두 가까이 있구 좋지 않냐? 달랑 둘이만 사는 것
보다두 어른들하구 가까이 사는 게 좋다. 하긴 뭐 그 여자
는 어른 같지두 않더라만.
수경 (웃는다)
재천 너 왜 웃냐?
수경 아니에요, 아버님.
재천 근데 그 여자는 가족이 없냐? 혼자 사는 것 같던데?
수경 네, 혼자 사신대요.
재천 이혼했어?
수경 전 잘은 모르는 데요… 결혼 안하셨대요.
재천 그럼 처녀란 말야? (좀 놀란다) … 여자가 혼자 사는 집
이니 조심들 하구 그래. 애정표현 같은 것두 조심하구…
독신녀 그거 고약하기 쉽다…?
재천 인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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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람, 일어난다. 동규랑 수경, 절 하려고 나란히 줄 맞춰자세 취하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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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야, 야, 관둬라! 무슨 절을 아침 저녁으루 해 대? 죽은 사
람두 아닌데!
S#12. 수경 친정 외경
S#13. 수경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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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 앞치마 입고 청소리 밀고 일하던 차림으로 수한과 이야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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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 당신이 말씀드려! 난 못해!
수한 지금 찬스가 좋잖아! 엄마두 편찮으시구! 이럴 때 같이 들
어와서 모시구 산다구 말씀드리면 좀 좋아?
애주 글세, 당신이 말씀드려요! 왜 꼭 그런 얘긴 나더러 하래?
수한 내가 어떻게 하냐? 당신이 해야지! 그얘기 못 하겠거든 어
디가서 돈 좀 얻어오던지!
애주 한 장만 있으면 된다구 당신이 해놓구 왜 딴 소리야? 진
짜?
수한 내 실수야? 응? 달러가 이렇게 급등할 지 누가 알았느냐
구!
애주 (가서) 누구세요?
수경 언니, 저예요!
애주 (문 눌러주고) 어머, 아가씨, 빨리 오시네?
수한 (신문보다가 돌아보고) 벌써 와?
S#14. 수경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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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난초 보고, 모, 아직 누워있다. 애주 들여다보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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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 아버님, 어머님! 아가씨 오세요!
수경부 그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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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겨우 일어난다. 몸살이 난 수경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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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5. 수경 거실
수경 아빠~!
수경부 너 이거 뭐냐? (웃는다)
수경 (그래도 잠시 그렇게 있다)
수경부 이자식, 이거 뭐하는 거야?
동규 (웃고 본다)
동규 (인사한다) 저희들 다녀 왔습니다.
수경모 어서 와….
수한 야, 인사를 제대루 드려야지, 너 그거 뭐냐?
수경 엄마….
수경모 아유, 얘 엄마 어지러워.
애주 어머님 몸살나셨어요, 아가씨!
S#16. 수경방
수경 빨리와, 동규씨.
동규 여기가 네 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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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둘러보는 사이, 수경이 동규를 끌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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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이러지 마! (웃으며 떼어내려는데)
수경 이방에서 내가 얼마나 자기 생각하구 많이 울었는 지 알
아?
동규 (바라본다)
수경 (바라본다)
수한 수경아, 밥먹자.
동규 형님 들어오십쇼.
수경 오빠, 오늘 회사 안 갔어?
수한 니들 온다구해서 빨리왔어, 여행 좋았어?
동규 좋은 티켓을 보내주셔서 과분하게 잘 지내구 왔습니다. 감
사합니다.
수한 뭐, 그런 인사까지 하구 그래? 자, 내려 가자.
S#17. 수경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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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러앉은 가족들. 애주가 오락가락하며 식사시중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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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한 내일부터 출근 한다구?
수경 응, 일이 바빠. 그 동안 쉰 것두 사치였어요, 사실.
수경부 그래, 개인일루다 피해끼치면 안되지, 출근해라.
수경 언니, 동규씨, 국 좀 더주세요!
동규 됐어.
애주 그러세요
수한 오늘은 여기서 자구 갈거니?
수경 아니, 우리 집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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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이란 말에 모두 돌아보고 수경도 좀 무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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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 이모집에… 가서… 정리두 좀 하구… 그래야 할 것 같
아서요.
애주 아가씨 여행가신 중에 어머님이 가셔서 다 치워두셨대요.
아버님 어머님 섭섭하신데, 오늘은 여기서 주무시구가세
요, 아가씨.
수한 그래라, 너까지 가버리면 엄마 아부지 너무 섭섭하시잖냐?
아부지 적적하시죠?
수경부 괜찮다! 느 엄마하구 둘이 오붓하게 좋아!
수경 엄마, 우리 하루밤자구 갈까, 동규씨랑?
수경모 그럴 거 없어… 그냥 가.
동규 (듣고)
수경모 빨리 가서 정리를 해야, 하루라도 빨리 안정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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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먹으며 듣고 있다. 애주가 조용히 동규 국을 떠다놔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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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언니 저 물 좀 주세요
애주 네.
S#18. 수경 안방
수경부 이거 받아라.
수경부 이게 아버지가 너한테 주는 마지막 용돈일거다.
수경 앞으룬 안 주실거예요?
수경부 (좀 엄하게) 인제 결혼했으니 니들 힘으루 살아라, 둘이
모아서 집두 장만하구, 저축두 하구, 그렇게 살아. 결혼을
한다는 것은, 말 그대루, 부모로부터 완전하게 독립한다는
뜻이다. 정신적 독립, 경제적 독립! 다야…! 부모두 이제비
로소 니들한테서 놓여 나는 거구, 우리는 해방이야!
수경 (섭섭하게 듣는다)
수경부 엄마나 나… 니들한테 기대지 않을거다! 둘이 이대루 살다
가 늙어지면, 일상생활도 유지하기 힘들 만큼 나이가 들
면, 환경이 좋은 실버타운으루 들어갈거야!
수경 아빠…! (듣기 싫어서)
수경모 자동차는 네가 갖구 가… 너랑 나랑 같이 탔던거지만 네
가 더 필요할거니까.
수경 (뭐 이러냐? 좀 당황) 아니, 여기 두구 엄마랑 나랑 계속
같이 타면 되잖아요?
수경모 그렇게 안되는거야, 인제… 네가 써. 지금까지는 엄마꺼
아빠꺼가 다 네꺼였지만, 이젠 니껀 니꺼, 우리 껀 우리
꺼야. 그거 알아야 해.
수경 ….
수경모 옷같은 건 지금 당장 필요한 것만 챙겨가구 천천히 갖구
가, 방두 좁은 데 갖다 둘 데두 없잖아?
수경 네….
수경모 그리구, 이모 성격, 너 알지? 줄 건 주고, 받을 건 확실하
게 받는 성격이야! 얼마를 살지 몰라두, 전기요금, 수도요
금, 이런 거 정확히 하구.
수경 … 알았어요.
수경모 …인제 너… 살아봐라… 어른노릇하고 살기가 얼마나 힘
든지 알거다.
수경 잘 살 수 있어요! 걱정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