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7. 홍여사 안방
홍여사 (작게) 그래, 지금 여기 다 있어, 근데 언니, 뭘 어떻게 잘
못했수? ... 붙잡아 두라구? ... 알았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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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내가 이거 괜히 남의 일에 다 늙게 생겼네,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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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허리를 꼭 안고 숲길을 거니는 동규와 수경. 가다가 멈춰선, 수경,
까치발을 하고 동규에게 키스한다. 산정을 향해 오르는 케이블카 그안에서
도 동규, 수경 얼굴 여기저기에 마구 키스를 퍼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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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8. 시연네 집 골목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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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가 동욱을 데리고 나와서 시연 집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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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욱 저집이요?
영규 그래, 바루 저집! 누구네야? 누가 살아?
동욱 모르겠는데요?
영규 왜 몰라? 같은 동네 살면서?
동욱 저집은 백화점집, 저집은 병원집.. 대강은 아는데.. 저집은
모르겠는데요? 근데 왜요, 형님?
영규 꼭 알아야 될 일이 있어! 좀 알아 줘.
동욱 꼭 알아야 돼요?
영규 응
동욱 몰래 알아야 되는거죠?
영규 그래!
동욱 (손가락 딱!)
영규 ?
동욱 형님.. 그거다...! 맞죠? 에이전트! 제임스본드! 제대하실
때, 특수 임무 띠구 나오셨죠? 맞죠!
영규 (어이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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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9. 동욱집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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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동욱네 대형차 앞에서 차를 털며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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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차, 살살 몰아, 최기사 사람이 꼼꼼해서 차를 어지간히 아
낀다구!
영규 네, 그럴께요. 근데 동욱네는 대전서 뭐해요?
경비 아직두 몰라? 큰 회사 갖구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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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데 동욱모 나온다. 영규 얼른 차문열고 기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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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욱모 아저씨, 우리 동욱이, 또 애들 가득 불러들여 노나 좀 봐
줘요!
경비 네.
동욱모 탕수육이나 족발같은거 배달오면 절대 들여보내지말구요!
그럼 신세 좀질까, 박병장님?
영규 네!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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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공손하게 말하고 문닫아주고, 운전석으로 얼른 탄다. 영규 운전석에
타서 시동거려는데 동욱모 얼른 봉투 하나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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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욱모 참, 잊을뻔 했잖아! 박병장님 이거 형님 결혼 축하금!
영규 아닙니다!
동욱모 받아요! 식사두 싫다, 뭐두 싫더 다 싫다하니, 어떻게 해?
받으시구, 우리 동욱이한테 정말 좋은 형좀 돼 줘요. 응?
영규 감사합니다.
S#20. 홍여사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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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큰고모 실랑이중, 수경모가 싫다는 큰고모에게 억지로 봉투를 넣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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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고모 싫어요! 엎드려 절 받는것두 아니구, 싫어요!
수경모 사둔, 이러시지마시구 제 마음좀 편하게 해주세요.
홍여사 아주머님! 받으세요! 우리 언니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닌
데요, 이번일은 수경이가 워낙에 바쁘다보니, 실수한거예
요!
큰고모 아무리 그래두 내가 어떻게 이걸 받아요?
수경모 많지두 않은 돈이에요. 받으셔서 작은 고모님이랑 두분이
뭐 작은거하나씩 사시면 참 좋겠어요. 받아주세요.
홍여사 받으세요, 어른!
큰고모 나아참~! 이런 경우가 없는데? (그러나 받아 넣는다)
재천 (밖에서) 누님, 안나오세요?
큰고모 지금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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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1. 홍여사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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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요정도집은 우리 시골에두 쌔구쌨다 뭐! 그지, 민규야?
민규 아빠, 저는 따루 가면 안돼요? 만나볼 사람이 있거든요.
재천 누군데?
민규 친구.. 한 번만 더 보구 갈려구.
재천 무슨 친군데 또 만나?
민규 두시간만 만나구 바루 내려갈께요.
재천 알았어.
상옥 아버지, 난, 그냥 안가면 안돼요?
재천 이놈 자식이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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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고모 인제 가자구? 그래,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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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자, 신세 많이 졌습니다. 또 뵙죠!
수경모 안녕히 가세요
큰고모 사둔! 우리 새조카, 모르는건 내가 다 가르쳐 가며 살터이
니 걱정 하나두 하지 마세요!
수경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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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2. 산정의 커피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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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나란히 앉아서 말없이 경치를 바라보고 있다. 둘이 꼭 얽혀 잡은 손가
락에 두사람의 커플링들이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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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3. 계순 분식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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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가 다시 온다. 들여다본다. 계순있나 없나. 심호흡하고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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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4. 계순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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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아무도 없는 시간. 아줌마는 탁자에 엎드려서 자고. 계순, 벽돌장 위
에 호두한알 올려 놓고 정신 집중애서 망치 들고 내리친다. 민규 들어서다
가 그 모습을 본다. 계순, 내리친후, 반으로 쪼개진 호두를 급히 헤쳐본다.
알이 흐트러졌다. 계순 절망이다. 그러다가 민규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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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어서오세요.
민규 김밥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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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앉아요, 금방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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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가서 썰어둔 김밥에 국물을 떠서 갖다준다. 민규, 무슨말을 꺼내 볼까
하고 초조하게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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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김밥 갖다 놓으며) 학생, 또 왔네?
민규 (놀란다) 저를 아세요?
계순 지난번에 왔잖아? 배부르다구 만두 다섯 개나 남겼잖아,
그 손님 맞지?
민규 (기뻐서 웃는다) 네!
계순 여기 어디 학원 다니나 봐?
민규 네? 네에..
계순 미술학원 다니지?
민규 ... 어떻게 아세요?
계순 난 다 알아.. (웃는다) 학생은 꼭 미술학원다니게 생겼어!
맛있게 먹어요.
민규 네.. (먹는다)
계순 그리구 혼자오지말구 친구들 데리구 와. 왜 혼자만 와?
민규 (웃는다) 다음에 같이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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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가서 다시 호두를 깨트린다. 정성을 다해서, 이번엔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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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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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이 소리지르는 바람에 자던 아줌마가 눈을 뜨고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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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아줌마! 됐어! 봐! 안 깨졌지?
아줌마 글세, 그냥 막 깨서 먹어! 아이구, 많이 잤네?
계순 봐, 아줌마! 동그랗게 깨끗이 벗겨 졌다구요! (자랑한다)
아줌마 도배집하고 꽃집, 수금했어? 안했지? (나간다)
계순 네. 하하하! 안 깨졌다! 관셈보살, 성공!
민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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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호두 깨진거 먹으면 안돼요?
계순 그게 아니구, 내 약이야.
민규 ?
계순 내가 머리가 좀 아파.. 옛날에 가스먹어가지구.. 근데, 날
마다 호두 세알을 속알맹이 안깨트리고 까서 먹으면 낫는
댔어..
민규 시장가면 까놓구 파는거 있는데요?
계순 그건 안돼! 그건 절대 안되구 사람이 정성들여 손으루 직
접 까야 한댔어! 그래야 약이 된대!
민규 그래서 날마다 세알씩 잡수세요?
계순 잘 못먹는날두 많아. 깨져버리구 잘 안까지거든? 우리 주
방아줌마는 그 손님이 나 놀릴려구 농담 한거라지만, 난
믿어. 이거 먹은 뒤 진짜 조금씩 나아지는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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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비밀처럼 이야기 하고 다시 호두알을 도마위에 놓고 조심스레 겨냥한
다.
민규, 그런 계순을 측은하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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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문득 보고) 왜 봐?
민규 제가 해드릴까요?
계순 할 수 있어? 그럼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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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가서 제가 대신 조심해서 깨트린다. 단번에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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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겉껍질 잘 털어내서 준다) 잡수세요.
계순 어머, 어떻게 이렇게 금방 잘해? 재주있다,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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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민규를 보고 환하게 웃는다. 보는 민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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