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0. 수경 주방
수경모 응, 내가 간댔어 거기!
홍여사 어떻게 거기까지 갈 생각을 다 했수? 펄펄 뛸줄 알았는
데?
수경모 그 기집애, 딱 하루 그 집에 가보구 와서 마음 바꾸더라.
얼마나 형편이 없으면 그랬겠니?
홍여사 아주 형편 없다구 했잖아, 뭐.
수경모 그러니까, 내가 가서 그 형편없는 즈이 시집, 내 눈으로
봐준단 말야!
홍여사 … 그러니까, 수경이 염장 지르러 간다구? 아주 모녀가 한
치 한냥두 안 달러, 똑같아!
수경모 저는 내 속 아프게 했는데 나는 좀 그러면 안되니?
홍여사 몰라, 몰라! 그건 그렇구 언니. 돈 한 3천 내놔요. 수경이
방 얻어주게. 최하 5천은 있어야 작은 평수라두 얻겠더라,
전세.
수경모 나 돈 없어…
홍여사E 언니…!!
수경모 정말이야… 2천중에 천두 그거 내가 보태준거야! 그 기집
애, 지 월급 다 지 용돈이었잖아? 겨우 적금 하나 붓구…
어디 살아보라구 그래, 인제!
수경모 얘, 너두 같이 가자, 응?
홍여사 아유, 싫어. 나 그 아저씨 무서워서두 안 가구, 언니 모녀
신경전 구경두 간 떨려 싫어. 난 안가! 안 가요!
S#11. 재천 안방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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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구식 양복을 혼자 슬쩍 입어보고 있다. 영규, 상옥은 찐 고구마 먹으
며 잡지, 만화 등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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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아부지, 밤중에 뭐 하세요?
재천 이거 너무 낡았냐?
영규 (말도 안된다) 결혼식에 그거 입으실려구요?
재천 하루 입구 말건데 새루 사기두 그렇구, 그냥 입어버릴까?
영규 수경씨가 양복 해줄걸요? 안해준대요?
재천 내가 아무것두 하지 말랬다. 방을 걔가 얻는다잖아.
영규 (책 버리고) 그럼 난 뭐 입죠? 난 당연히 양복 한벌 얻어
입을걸루 생각하구 있었는데?
상옥 확실히 말하는데 아부지, 난 사줘두 안입어요!
재천 상옥이는 뭐 하나 사입어라. 아부지가 돈 줄게…
상옥 난 그 결혼식 안가니까, 걱정 마세요.
재천 저 기집애가 뭐가 어째?
상옥 (훌쩍 일어나 나가며) 제가 가나 안 가나 두구보세요!
재천 너 일루 안 와?
영규 놔두세요, 아부지! (말리고는) 것보다 아부지, 이건 안되
세요! 제가 한 벌 사드릴께요, 서울 가서.
재천 신소리 하지마 인석아. 니가 돈이 어딨어?
영규 하여간 결혼식 날은 새양복 입게 해드리께. 걱정 마세요!
근데 아부지, 그 사람들 불러내려 어떻게 하실려구 그러세
요?
재천 집에서 점심 한끼 대접하면 되지, 뭘 어떻게 해?
영규 … 식당으루 모시세요, 네? 우리집에 짝 맞는 숟가락이
한 셋트 있어요? 밥그릇 국그릇 하나가 제대루 된 게 있
어요?
아부지가 모르셔서 그러시는 데요. 서울에서, 좀 먹구 산
다는집은요, 토탈 패션이라는 게 있어요. 그게 뭔가 하면
커텐,벽지서부터 밥그릇, 커피잔까지 다 색깔 쫙~ 조화 시
키는 건데요.
재천 시끄러 임마!
영규 그집 가보셨잖아요? 그집 벽 그거 진짜 대리석이라구요!
괜히 안그래두 불쌍한 형, 입장 곤란하게 마시구, 식당으
루 손님 모시세요?
재천 … 쓸데없는 소리 말구 민규놈 한테나 신경 좀 써. 요즘 이
상해.
S#12. 민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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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그 사진 꺼내놓고 보며 스케치 해보는데 영규가 들어오자 얼른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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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너 뭐야? 왜 감춰?
민규 아냐.. (사진 조용히 소매속으로 밀어넣으며)
영규 그거 이리 내봐! 좋게 말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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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임마, 이리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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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는 얼른 스케치북을 빼앗는다. 영규, 펼쳐보자 소녀 얼굴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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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아쭈… ! 이게 누구냐? 이쁜데?
영규 너 요새 연애하냐? 누구 짝사랑하지? 말해, 누구야?
민규 그런거 없어. (일어나며 얼른 사진 다른 데 감춰버린다)
영규 누구냐, 응? 누구야? 빨리 말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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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 폼 재며 투닥투닥 민규 건든다. 민규도 장난스레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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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이러지 마, 형!
영규 어, 이 자식이! 좋아, 너 한 주먹 한다 이거냐? 붙어볼
래,우리?
민규 싫어… (웃고 피한다)
영규 붙어봐, 붙어봐 임마!
민규 하지 말라니까.
상옥 그러지 말구, 한번 붙어봐. 민규야! 작은 오빠 군대 밥 3
년에 팍 삭았더라!
영규 이것들이… 내가 옷 벗었다구 당장 백수 취급하네? 야, 박
민규! 너 일루 와!
민규 진짜, 할거유?
영규 하자구!
민규 좋아, 봐주는 거 없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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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임마, 너나 맞구 울지마?
상옥 좋아! 내가 레프리겸 라운드 걸! 지금부터 홍코너! 영덕의
훌리필드 박영규! 청코너 원초적 핵주먹, 박민규! 두 선수
의 일라운드 시작힙니다. 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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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사과쟁반 쏟아버리고 라운드 걸 행세하며 주위를 까불며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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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3. 재천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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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가만히 앉아 뭔가 계산해 보며 혼자 담배연기 날린다. 동규, 결혼 걱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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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4. 민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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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권투를 한다. 주고 받고 주고 받고. 영규는 민규가 장난 아니게
하는 것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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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겁내며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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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눈에 불키고 내지르는 주먹. 영규 다운이다. 영규, 비틀거리며 일어나
려다가 상옥을 잡고 겨우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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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이자식, 이거 완전히 타이슨이네, 이거?
상옥 우리 민규, 핵주먹이라구 내가 미리 말했잖아?
민규 안덤벼, 형?
영규 상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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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네, 홍코너- 박영규 선수, 치욕적 케이오입니다!
민규 더 하자 형!
영규 자식아 시끄러, 나, 턱 빠진 것 같아… 아야야 (빠졌다 해
본다)
민규 (오랜만에 웃는다) 내가 이겼지? 우아! 아임 챔프! 아임
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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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기뻐 폼잡고 까불며 방안을 돌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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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저, 박민규 선수, 소감 한마디?
민규 엄마, 나 참피언 먹었어!
상옥 우아, 내아들 최고다! 대한국민 만세다!
S#15. 바다가 보이는 언덕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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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가다가 차 세우고 잠시 쉬는 수경부모, 홍여사, 수경, 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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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아유 경치 진짜 좋다!
수경 공기가 꼭 사이다 같지, 이모? (박자 맞춘다)
홍여사 그래, 얘! 언니 일루 나와 봐? 완전 원시상태 같은 무공해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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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다 왔습니다만, 아버님두 잠깐 좀 쉬시죠!
수경부 그러지 뭐, 여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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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문을 열어놓고 수경모 나오기 기다린다. 수경모 나온다. 바다를 보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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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좋구나!
홍여사 형부 이쪽으루 와서 보세요! 하와이가 왔다가 뺨맞구 가겠
어요!
수경모 너 하와이 가봤었니?
S#16. 재천집 안
영규 (안에다 대고) 너 정말 안나올래?
민규 …우리끼리 해. 관두구 형.
영규 오빠 들어간다!
상옥 왜 그래, 오빠는!
영규 좀 치우란 말야! 사둔될 분들 오신다구 했잖아!
상옥 아부지 사둔이지 내 사둔이야?
영규 이게 그냥…!
상옥 고모 작은오빠가 나 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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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모 큰 고모가 고무합지(다라이)에 과일 등등 사서 이고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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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고모 영규야, 이것 좀 받아라!
작은고모 나두 이것 좀 받아, 느 작은 고모 목 부러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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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고모 방석을 여러싸들고, 머리에는 그릇 셋트 등 박스를 이고 온다. 영
규, 민규 받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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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고모 후유! 내가 이렇게 하는데 우리 서울 새조카가 본견으루
좌악 한벌 감아 줄려나? 어쩔래나? 하하!
큰고모 아이구 힘들다! 느아부지는?
S#17. 생선 경매장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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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자, 이만큼 크면 됐냐?
재천 더 좋은거 없어?
친구 진상품이다. 이정도면 바루!
재천 (챙기며) 너두 이따 오너라!
친구 그럼! 탕약에 감초가 바지지 내가 느이집 일에 빠지냐? 이
거 네가 뜨지말구 제일식당 갖다줘! 모양갖춰 뜨라구! 알
았냐?
재천 그러잖아두 그럴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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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하! 천하에 박재천이두 사둔 온다니까, 뛰네?!
S#18. 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