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49. 수경 거실 (다른 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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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신문보고 수경모는 주방에서 일한다. 수경 외출복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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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오늘 안 쉬는거냐?
수경 …아빠, 저 동규씨네 집에 가요…
수경부 다녀오너라.
수경 엄마…
수경모 (말없이 일만 한다)
수경부 조심해 다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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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50. 미숙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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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며칠을 굶은 사람처럼, 입술이 다 터지고, 눈자위가 푹 꺼졌다. 가만
히 눈감고 혼자 누워서 앓고 있는 미숙. 그 언저리에 놓여있는 완구가 애처
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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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51. 민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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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천정보고 멀거니 누워있다. 아마도 미숙을 생각하는 듯 상옥이 곁에
서 방을 닦으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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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좀 비켜줘! 오빠.
상옥 작은 오빠는 잠 자려구 제대했어? 왜 날마다 잠만 자?
영규 글쎄 모르겠다. 왜 이렇게 잠이 쏟아지지?
상옥 배 들어올 시간이야. 가서 아부지 좀 도와드리구 그래. 민
규두 일다니구 요즘 아부지 혼자 힘드셔! 오빠아!
영규 너, 그만 종알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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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부지런히 방 훔치고 걸레 들고 얼른 나간다. 영규, 그대로 누워있다.
그 눈에 눈물을 참던 미숙의 얼굴이 짧게 떠오른다. 영규, 마음이 편할 리
가 없다. 휙 그 생각 털어버릴 듯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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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52. 카센타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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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건들건들 들어온다. 민규가 일하는 카센타로 간다. 민규가 주인과 부
지런히 일하고 있다. 영규가 길에서 휘파람을 휙 분다. 민규가 일하다가 돌
아본다. 영규, 손쳐들어 보이고 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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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저 건들건들 하는 애는 누구냐?
민규 …
주인 저런 애들 하구 놀면 안된다, 너?
민규 … 우리형이예요…
주인 … (무안)
S#53. 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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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가 건들거리고 간다. 민규에게 맞았던 동식 등이 시시덕거리고 놀다가
서로 쿡쿡 친다. 영규 왔다고. 멀리서 보고 인사하는 세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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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야! 동식아! 일루 와봐!
동식 넷! (하고 온다)
영규 (은밀하게) 나, 제대했다. 너 그 약속 안 잊었지?
동식 … (어렵다)
영규 (배 가볍게 치며) 임마, 잊었어, 안 잊었어?
동식 안 잊었습니다!
영규 내주에 나 서울간다, 그 안까지 (손으로 동그라미 몰래 만
들어 보이며) 만들어 놔, 알았어?
동식 형님, 저 솔직히 이백은 제 힘으루는.
영규 자식이, 뭐 어째? 임마, 너 우리돈 천만 원 생으루 삼켰잖
아? 그 중에 겨우 두장 도루 뱉으라는데 안 된다는 거야?
동식 …
영규 좋아! 내 봐주께… 한 장씩 두 번 나눠줘. 그럼.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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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54. 생선 경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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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잡은 고기를 넘기고, 돈을 세고있다. 영규가 와서 넘겨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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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아부지, 돈 많이 버셨어요?
재천 임마, 비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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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돈 세며 돌고, 영규는 아버지를 따라돌며 장난스럽게 넘겨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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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55.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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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넌 어떻게 할래?
영규 서울루 갈래요.
재천 그래, 넓은데 가서 마음껏 활개치구 살아라! 뭐든지, 네
맘대루 하구 살아! 아부진 너 안 말린다!
영규 아부지… 근데 아세요? 형, 그 여자 다시 만나요… 윤수경.
재천 (후딱 본다)
영규 그때 그 집에 가지 말 걸 그랬어요. 그렇죠?
재천 (실수했구나) 벨두 없는 놈 아냐, 니 형?
영규 어디 벨만 없나요? 간두 쓸개두, 거기다 돈까지, 아무 것
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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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56. 포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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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동규씨… 울 엄마 용서 할거지?
동규 너두 미리 부탁한다. 우리 아부지 어떻게 나오시든 참아
줘…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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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고개 끄덕한다. 동규가 손을 내민다. 수경, 그 손을 붙잡고. 동규가
가만히 수경을 안아 준다. 두 사람 오래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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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57. 카센타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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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수경과 지나간다. 수경, 지나가다가 문득 민규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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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동규씨…
동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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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본다. 보니 민규다. 민규도 그제서야 동규를 본다. 민규, 얼른 외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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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다가가서) 너 이거 뭐야? 여기서 일해?
민규 …왜요? 여기서 일하면 안돼요?
동규 (좀 놀란다)
수경 (어렵게) 민규씨,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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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고개 끄덕하고 얼른 가게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동규, 보다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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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 (돌아보며 따라간다)
S#58. 재천집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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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과 영규, 그물을 손질하고 마른 생선을 뒤적여 놓고 한다. 큰 고모가
부엌에서 나오며 상옥을 칭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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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고모 이보게! 상옥이 칭찬좀 해줘.
재천 왜요?
큰 고모 고춧가루두 곱게두 빻아다 놓구, 마늘두 육쪽마늘루 두접
이나 쟁여놓구, 세상에 어지간한 마누라들 보다 낫게 해놨
네, 글쎄!
영규 이번 김치두 맛있드라구요!
상옥 내가 하면 또 뭐든지 똑소리나게 한다구요! 그쵸, 아부지?
재천 그럼! 싫증을 잘 내서 탈이지, 하기야 잘하죠!
상옥 난 뭐든지 한 번만 먹어보면 다 그대루 할 수 있어! 큰 고
모! 아, 난 왜 이렇게 재주가 많을까? 그것 뿐이야? 요렇
게 날씬 한데다 또 요렇게 이쁘기까지 하잖아? 그지, 작은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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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마른 생선 뒤적여널며, 까불다가, 놀라본다. 동규와 수경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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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 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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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돌아본다. 모두 놀란다. 영규도 놀라보고. 상옥이 수경을 있는 대로 흘
겨보며 휙 돌아 들어간다. 기분 나쁜 것 과장하며. 재천, 그물을 깁다가 일
손 놓고 우뚝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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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