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41. 은행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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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통장을 든 채, 애주가 사준 핸드백과 스카프를 꺼내보며 후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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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당했어, 당했다구! 내가! 갈비에 넘어가구, 핸드백에 넘어
갔어! 아이구, 고 깍쟁이 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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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그러나, 핸드백이랑 스카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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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하긴, 뭐 공짜루 빌려준 돈두 아니구 이자 받는 건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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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프 해보고, 핸드백도 들어보고 차 거울로 비춰보고 하는 데 전화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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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여보세요? 응, 언니? 왜? 모과? (떫은 그것?)
S#42. 수경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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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가 모과를 썰어 차로 만들고 술로 만들고 다 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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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이거 꿀에 잰 거야. 이거 갖다 먹어. 술두 하나 갖구가구.
홍여사 이게 다 어디서 났수?
수경모 응, 누가 좀 갖다줬어.
홍여사 근데 이걸 혼자 다 하우? 수한이 색시 불러서 좀 시키지.
수경모 걔네들 요즘 오지두 않아. 돈 빌려 달래서 거절했더니 아
주 그냥 발을 딱 끊는다? (섭섭하다) 모과 가지구 가라구
했는 데두 만날 사람 있다구 안 왔어.
홍여사 …
수경모 근데 너 멋있다? 고급 같은데?
홍여사 … 괜찮수? 내가 샀어..
수경모 아유, 니가 진품을 잘두 샀겠다! 어디서 샀어? 좋다, 얘!
S#43. 수경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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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홍여사 스카프를 뺏어서 해본다.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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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나 요거 한번만 빌려주라. 나중에, 응? (스카프 둘러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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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누가 왔나봐. (자기가 가서) 누구세요?
수경 저에요…
홍여사 언니 수경이 왔네?
수경모 걔가 이 시간에 웬일이냐?
수경부 이게 말랐어?
수경모 여보, 나두 이런 거 하나 사주세요
수경부 아, 까짓거 사세요!
수경모 정말 사요? 이게 얼마짜린 줄 아시기나 해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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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데 수경과 동규가 들어온다. 케익 하나 든 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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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아빠… 동규씨 왔어요.
수경 아빠께 드릴 말씀이 있대요…
동규 (굳은 얼굴로 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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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동규가 든 케익 본다. 기가 탁 막힌다. 부들부들 떤다. 홍여사, 동
규 처음 본다. 지하다방에서 본적은 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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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4. 수경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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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언니, 이러면 안되잖우? 일어나요.
수경모 너 가…
홍여사 나 가는 건 문제 아닌 데 언니 이러지 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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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일어나요
…수경모… 난 보기 싫어요
수경부 … 다 끝난 이야긴 줄 알잖아요? 우리가 암만 뻗대두 소
용 없다구. 이게 그런 일이야…
수경모 글쎄, 난 얼굴두 보기 싫어서 그래요
수경부 …젊은 애한테 너무 그러는 거 아니요, 일어나요 빨리!
홍여사 봐, 언니. 형부 말씀두 같잖아?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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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억지로 일으켜 앉힌다. 수경모, 하는 수 없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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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 (갑자기 얼굴을 묻고 흑한다)
수경부 (기다려 준다)
홍여사 … 그러지 좀 말우. 남자 좋게 생겼네 뭐.
S#45. 수경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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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엄마나온다, 수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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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가 수경모와 나온다. 두 사람 앞에 앉는 부부. 홍여사는 주방이나 어
디 적당한 곳으로 일단 피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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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이 사람이 감기 기운이 있어서.
수경부 … 얘기해 보게. 우리에게 할 말 있어 왔댔지.
동규 수경이하구 결혼하겠습니다. 허락해주십시오.
수경부 …
수경 아빠, 잘 살께요… 열심히 살께, 엄마!
수경모 …
수경부 다 자란 성인들이 서루 합의하에 결혼을 하겠다는 데 반
대할 이유는 없겠지. 그런데, 자네 부친은 이 사실을 알구
계시나?
동규 이번 주말에 가서 뵙구 말씀드리려구 합니다.
수경부 … (고개 끄덕거린다)
수경모 근데, 둘이 결혼하면 어디서 살게되나요?
수경모 하숙 하구 있다며?… 하숙방에서 살 수야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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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휙 고개 들고 엄마를 노려본다. 적개심 느끼는 수경. 홍여사도 그 소
리에 아이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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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6. 수경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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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 다툰다. 수경, 울며 대든다. 수경부, 동규, 홍여사는 나가고 없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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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엄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엄마가 그러구두 어른이세요?
수경모 겨우 그것 한마디 한게 그렇게두 가슴 아프구 서럽니?
수경 어떻게 아무 것두 없는 사람인 줄 빤히 알면서, 사람 속을
그렇게 긁어 놔, 엄마는? 어떻게 그래? (엉엉)
수경모 그 한마디 한게 그렇게두 속상하구 애통하냐? 너 느 엄마
그 시골 노친네한테 당할 땐 아뭇소리 않더라? 그렇게두
그 남자가 아깝냐? 속을 긁어놔? 내가 긁었으면 넌, 내 가
슴에 못질했어!
수경 (흐느낀다)
수경모 내가 너, 겨우 그런 집에 며느리 줄려구 뼈빠지게 뒷수발
한 줄 아니? 엄마 가슴엔.. 대못 박혔어, 이것아!
수경 … 꼭 잘 살거에요! 엄마가 오늘일 꼭 후회하시게 해드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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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그래라, 너. 꼭 그래라! 야, 이것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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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장롱 서랍 열고 밑바닥에서 수경의 적금통장, 도장 꺼내 휙 던져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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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네 돈이야. 난 이 이상은 한푼두 못줘! 이걸루 시집을 가
든지 뭘 하던지 처음부터 끝까지 네 맘대루 해!
수경모 날두 니가 받구, 식장두 니가 다 하구, 아무 날이라구, 몇
시, 어디라구 알려만 줘. 그럼 갈테니까!
수경 네, 그럴께요… 그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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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보다가 나간다. 수경모, 속상해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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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7. 동네 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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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자, 마셔.
동규 …죄송합니다.
수경부 그딴 소리 이제 그만하구, 술이나 마시자… (술 한 잔 따
라주며) 수경이 엄마 이해하게. 얘들한테 지나칠 만큼 헌
신적으로 살아온 사람이야. 곁에서 보는 나두, 아무리 엄
마라지만, 어떻게 저렇게 정성을 들일 수 있나 할 정도였
어…
동규 …
수경부 시간이 가면 나아지겠지… 마시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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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8. 홍여사 거실 (다른 날,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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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수경을 맞아서 곤란해하고 있다. 수경, 저금통장과 도장 등을 들고
와서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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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얘, 이걸 왜 날 주니? 싫어, 얘!
수경 이모가 좀 도와주세요! 시간이 없어서 방보러 다니지두 못
해요, 저!
홍여사 싫어… 느엄마하구 나 웬수되는거 싫어, 얘!
수경 이모까지 이러구 나오시면 난 진짜 어떻게 해? 누군가는
좀 도와줘야죠!
홍여사 느이 오빠나 올케언니하구 의논해, 얘! 난 어제 니네 엄마
하는 거 보구 놀라서, 경기 났어, 얘!
수경 올케언니는 싫어요… 언니가 내 속사정 속속들이 다 아는
것두 싫구, 챙피하구!
홍여사 수경아… 꼭 해야겠니?
수경 회사분위기 때문이라두 해야해요
홍여사 회사 분위기가 뭔데?
수경 그런게 있어요… 이모, 도와줘, 응?
홍여사 (한숨쉬고 통장 열어보고) 얘, 이걸루는 그럴 듯한 집 얻
기 힘들어, 얘.
수경 나두 알아, 이모. 좋은 집 바라지 않아요 그냥 우리 둘이
살 수 있으면 되니까, 천정있구, 벽있구, 창문하나 부엌만
있으면 돼! 이모! 정 안되면 그거 있잖아? 다달이 돈 주는
방, 뭐래지?
홍여사 월 셋방
수경 그래, 그거래두 좋아요!
홍여사 (바라본다) 아유, 가여워 어떡하니,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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