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25. 동규 하숙집 (석양 무렵)
동규 영규 왔구나?
문 열리고 동규가 출장에서 돌아온 길루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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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언제 왔냐?… 제대했구나.
영규, 일어나 벽에 기대앉는다. 동규가 손을 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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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축하한다!
영규 축하는 뭐… 한 5년 말뚝 박구 그냥 눌러 있을 걸 그러구
있었어, 지금.
동규 아직 저녁 안 먹었지? 나가자, 내 맛있는 거 사줄게.
영규 제길! 그러지마! 요새 밥 굶구 사는 사람 봤어? 어디서 육
이오 때 인사를 지금까지 하구 그래?… 신경질 나게!
동규 (웃옷 벗고 앉으며) 너, 불안한가 보구나? 앞으루 살 일
이?
영규 … 얼굴 보니 깨끗한 게… 평화 찾았나 부네?
동규 (받는다) 여보세요?
수경 …잘 다녀왔어요?
동규 (돌아서) 수경이? 나야, 응. 방금 왔어…
영규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S#26. 수경방
수경 오늘 최영미가 갔어요 … 아마 동규씨 출장에서 오기 전
에 가려구 서두는 거 같았어요.
수경 잠깐만요.
수경모 명우 왔다?
수경 네, 알았어요.
수경모 누구랑 전화하나 신경이 쓰인다. 수경, 느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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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친구예요. 금방 끊구 나갈께요.
수경모 (믿고 그냥 나간다)
수경 (나간 뒤) …그럼 끊어요, 동규씨… 사랑해요…
하고 전화 내린다. 한숨 쉰다. 수경, 아직도 부모에게 말을 못해 괴로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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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7. 수경거실
수경모 (입이 벌어져서, 꺼내며) 이게 다 어디서 난 거야?
명우 아버지가 조그만 땅을 갖구 계세요. 향기가 좋아서요, 어
머님 갖다드리구 싶었어요
수경모 고마워, 여보, 이 냄새 좀 맡아보세요.
수경부 좋군 그래, 좋아요!
수경모 애주랑 지성이두 좀 나눠줘야겠어요. 이쁜 걸루 골라서.
수경부 소주 좀 부어둬요, 익으면 괜찮더라구, 그게.
수경 나온다. 나와서 명우와 눈 마주치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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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8. 수경동네 산책길 (저녁)
명우 아직두 말씀을 안 드렸다구? 그 사람 다시 만난 거?
수경 용기가 안나. 우리 엄마 화나서 까물어 치실거구, 아빠는
실망 하실거야.
명우 그래두 다른 사람 통해서 듣는 것보다 네가 직접 말씀을
드리는 게 나을 걸?
수경 몇 번 말 꺼내려구 했다가 못했어.
명우 그 남자 보구 와서 직접 말하라구 하던지.
수경 아직은 안 돼… 시간을 벌어 볼래.. 힘들어, 나, 명우야.
명우 너만 힘든 거 아냐… 다른 식으루 또 힘든 사람두 많다는
거 기억해…
수경 그럼 명우를 본다. 수경, 가만히 명우 손을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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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맛있는 커피 마시러 가자, 우리.
명우 그래, 가자.
S#29. 수경거실
수경모, 모과를 마른 행주질하다가 문득,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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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여보, 너무 조용한 게 좀 이상하지 않아요? 수경이 요즘?
수경부 (먼저 느끼고 있다) 글세…?
수경모 혹시 그 남자 다시 만나는 건 아닐테죠?
수경부 야, 요즘 일찍 일찍 다니잖아요?
S#30. 동규 하숙방
영규 (기절하겠다) 이게 무슨 소리야, 지금? 두 사람 분명히 그
때, 끝났잖아?
동규 화해했어…
영규 왜 그런 얘기 안 했어, 진작. 왜?
동규 왜 화를 내니, 너?
영규 (아차 하고는) … 화 안나, 그럼? 남자가 당했으면 깨끗이
털어야지, 못나게 왜 또 만나느냐구? 형이 애걸복걸 했수?
동규 그래…그랬다…
영규 …아부지두 아셔?
동규 아직 말씀 안 드렸어.
영규 결혼할 거야?
동규 시간 좀 있어야겠지..
영규 내가 미쳐… 정말!
동규 그렇게 싫으니, 그 여자가?
영규 그래, 싫어! 난 절대 반대야! 아마, 아부지두 안 된다구 하
실걸?
동규 왜 그렇게 싫으니? 내 편 좀 되주라… 부탁한다…
영규 …아, 돌겠네, 진짜! 제대 초장부터 이게 뭐야?
S#31. 재천 마당
상옥, 가만히 턱고이고 앉아 운동하는 아버지를 본다. 재천, 힘겨운 운동하
다가, 끝을 내며 상옥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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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막둥이는 왜 이렇게 안 와?
상옥 … 몰라요… 일이 많은 가부죠…
재천 몇신데 애를 붙잡아 놓구 안 보내? 아, 전화 좀 해봐.
상옥 아부지, 민규, 그냥 두세요.. 그 병 또 나왔어요…
재천 … 그 병이라니?
상옥 종일 먹지두 않구, 잠두 안자구, 말두 안 하고, 어릴 때 같
이 소리내서 울지만 않을 뿐이지 꼭 같아요. 틀림없이 그
증세예요. 모른 척 해버리세요.
재천 왜 그런다는 거야?
상옥 아마, 큰 오빠 일이 잘 안된 것, 저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봐요
재천 다 끝난 걸 갖구 왜그래. 그 녀석?
S#32. 학교 운동장 (저녁)
민규, 어린이 놀이기구에 거꾸로 매달려 있다. 개가 민규를 지킨다. 민규,
거꾸로 매달려 보고 있는데, 재천이 다가오는 게 보인다. 민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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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막둥아…
민규 (하는 수 없이 바로 선다)
재천 추워진다. 집에 가자.
민규 (말 없이 선다)
재천, 민규의 옷가지들을 정리해준다. 따뜻하게 깃도 열어주고. 민규 표정
없이 내맡기고 있다. 상옥도 교문근처에 와서 서 있었다. 재천, 민규의 손을
잡아쥐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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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우리딸두 잡자.
재천, 상옥손을 잡으려 하는데 상옥이 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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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체! 누가 아부지 손을 잡아? 난 젊구 잘생긴 남자 손 잡을래!
그러면서 민규 손을 잡는다. 민규가 뿌리치나 안 놓고 아예 팔을 끼는 상
옥. 세부자가 나란히 어두운 길을 간다. 개가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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