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 회 그대 그리고 나

S#1. 부대 외경 (낮)
S#2. 부대 보급처 일각
영규, 군복 등 반납한다. 전투복, 전투화, 군복, 동내의 팬티, 런닝 등 보급 품 일습. 받는 상대, 잘 챙겨받는다. 팬티, 런닝도 한 장 한 장 다 확인하고 영규, 반납하고 경례하고 물러난다.
S#3. 막사밖
남성 합창소리가 우렁차게 흘러나온다.


노래            또다시 - 말해주오 - 사랑하고 있다고 - 별들이 - 다정
                히 손을 잡는 밤 - !
영규, 그 소리 들으며 절도있게 걸어 들어간다. 노래소리가 더 커진다.
S#4. 막사안
내무반원들 열지어 서서, 유행가를 부르고 있다. 그 가운데 영규가 들어온 다.


노래            기어이 - 가신다면 보내 드리리 - 아프게 -- 그  말 한
                마디 - 보내고 밤마다! -
영규, 드디어 그날이다. 감회 느끼며 늠름히 노래듣고 서있다. 노래가 끝난 다.



이병2           지금부터 우리 3내무반의 존경하는 박영규 병장  님의 전
                역 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먼저 전역신고가 있겠습니다!
일행, 차렷자세로 서있는 가운데 가장 어린 신참병이 나온다. 영규, 그 앞에 가서 선다.


영규            (가서 경례하며) 충성! 병장 박영규! 1997년  10월 15일
                부로 전역을 명받았기에,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모두 엄숙하게 서있고.


이병1           박영규 병장! 군대는 신고에서 신고루 끝난다! 그거 아나.. 
                모르나?
영규            예! 알고 있습니다!
이병1           안다면서 하는 게 겨우 그거냐? 전 부대  원들이 다 듣게 
                큰소리로 다시 하라!
영규            (다시 한다. 목 터지게 큰소리로)
이병1           이변엔 됐다! 신고를 받아들이겠다! 전역을 축하한다!  충성!
영규            감사합니다!
하는 순간, 이 병장이 신호를 보내자, 내무반원들 전체가 와- 하며 각자 뒤 에 챙겨뒀던 모포를 펴들고 영규를 향해 돌진한다. 소위 모포 말이. 모포를 뒤집어 씌우고 마구 영규를 때리는 부대원들.


영규            (안 맞으려고 소리지르고)
S#5. 막사밖
중대장이 병사 한 사람 데리고 들어온다.
S#6. 막사안
영규는 아픈 척 하며 소리지른다.


영규            아구구! 누구야? 내 센타 걷어찬 새끼가? 그 새끼, 나와!
대원들 킥킥 웃고 서있다. 중대장이 들어온다. 모두 순식간에 차렷자세로 열 지어 선다. 영규도 얼른 선다.


중대장          박영규 병장!
영규            넷! 중대장님!
중대장          후임 병들을 그렇게 상소리루 마구 불러두 되는 건가? 교
                육대가서 군기교육 좀 받구 갈 텐가?
영규            아, 아닙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중대장          뭐하는거야, 이 친구 빨리 쫓아내 버려!
이병2           …다음엔 선물증정이 있겠습니다. 이것은 저희 소대원들이 
                돌려쓴 전역앨범입니다! 가끔 꺼내보시구 저희들과 이  내
                무반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영규            … (받고 감격한다)
이병2           저희들이 조그만 정성을 모아 만든 반지두 있습니다! (중
                대장 준다)
중대장          전역 축하한다! (끼워주고)
영규            감사합니다. (감회 느끼며)
이병장의 손짓으로 가만히 노래가 시작된다.


노래            오랜동안 - 사귀었던 - 정든  내 전우여! 이별이란 웬말
                이냐 가야만 하는가!
올드랭 사인에 맞춘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 앞에서 중대장에게 경례하고 대 원들에게도 경례하는 영규의 얼굴. 그리고 돌아서서 계소되는 노래를 들으 며 문을 나가는 영규. 이병장이 영규의 사물과 전역앨범 등을 들고 따라 나 가준다. 눈에 눈물이 반짝하는 소대원들. 노래가 계속된다. 청춘을 바친 부 대를 떠나는 영규 눈에도 눈물이 반짝한다.
S#7. 미숙 동네 큰 나무 아래.
영규 혼자서 생각 많은 얼굴로, 담배 한 대 피워 물고 오래 기다리며 있다. 집쪽에서 미숙이 나온다. 영규 피우던 담배를 확실히 부벼끄고 기다린다. 미숙 영규를 본다.


영규            헤이, 아가씨 멋진데? 시간 있으면 나랑 차 한잔합시다!
미숙 그냥 보고 있다.


영규            … 김미숙! 나 제대했다!
미숙,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영규            나 지금 간다. 잘 있어라.
미숙            돈 내놓고 가. 말했었잖아! 105만원이라구. 5만원은 제대
                기념으로 깍아줄게. 백만 원만 내놓구 당장 가버려!
영규            나중에 잊지 않고 갚아줄게. 잘  살아라. (어깨 쳐주고 가
                려는데)
미숙            그냥 가면 경찰 부를 거야!
영규            (돌아본다)
두사람 서로를 본다.


미숙            (눈에 눈물이 솟자 얼른 얼굴  돌리며)… 정말 나하구 결
                혼 안 할거야?
영규            (그 눈물보고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아 팍 신경질 난다) 
                이 계집애가 그렇게 말을 해도 아직도 딴 소리네?  야, 우
                리 인간적으로 얘기해 보자!… 네가 나라면 너같은 촌 년
                을 마누라로 삼겠냐? 솔직히 얘기해 보자구! 너, 돈 있냐? 
                너, 섹시해?… 아니면, 머리에 든게  많어? 그도저도 아니
                면… (에라, 확실히 죽일 놈 되자) 남들 다 있는 부모형제 
                있어, 너?
미숙, 영규를 보는 눈에 증오가 담긴다.


미숙            돈이 그렇게 좋아?
영규            흥! 말했지? 나는 돈에 환장한 놈이라구
미숙            오빠는 미쳤어.
영규            너 정말 나 잘 본다. 그래, 내 생각에두 난 약간 돈 놈 같
                아!… 맞아!
미숙            (다시 절망감 느낀다)
영규            난 여기 너 앞에  있는 이 쫄따구  박영규가 밉구 싫어서 
                돌겠어! 내가 생각하는 나는 이게 아니거든? 내 생각엔 나 
                정도 준수한 인물에다 나 정도  머리 좋은 인간이며니 아
                주 폼나게 살아야 한다구 생각하거든?… 최하,  3천씨씨는 
                타구, 한 60평이상 되는 집에 살구, 근데 이게 뭐냐? 내가 
                안 돌게 생겼냐? 응?  너 그 이야기  알지? 왕자와 거지? 
                난, 내가 거지루 바꿔진 왕자같아! 그러니… 빨리 가서 진
                짜 나를 찾구싶어!! 잘 살아라. (돈다)
미숙            내돈 내놓구 가!
영규            (한심하게 보며 천천히 돈다) 너 그 돈 꼭 받아야겠냐?
S#8. 회사 지하주차장 정도
소형차에 영미와 남직원1이 영미의 사물박스들을 싣고 있다. 수경이 오며 보고 있다. 영미, 남직원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차에 오른다. 남직원, 연락 하라고 하며 잘 가라고 인사하고 돌아선다. 영미 차에 올라 문득 수경이 다 가오는 것 본다. 수경이 다가온다. 영미가 내린다. 차를 사이에 두고 선다.


영미            패자는 물러가야죠… 그렇죠?
수경            최영미씨, 우린 누구두 이기구 지지 않았어..
영미            윤선배 자존심, 모두 알아줬지요… 그  자존심까지 굽히고 
                먼저 사과했다구 하기에 나, 꽁지  내렸어요… 그래요. 박
                동규씨 그만한 가치는 있는 남자라구 생각해요.
영미 차에 올라 문닫는다.


수경            …잘가, 영미씨.
영미 시동 걸고 가버린다.

수경            …미안해.
수경, 차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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