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대 위에 오두마니 올라앉아 뚫어지게 전화통을 바라보고 있다. |
대리 박동규씨가 품의를 낼 건가 봐. 아무래두 한 사무실에 있
기는 어색한 일 아니겠어?
S#18. 수경방 (밤)| 외롭게 엎드려 누워, 시트자락을 잡고 생각에 빠진 수경. |
대리 가스 렌지, 냉장고까지 다 바꾼대. 뭘 어지간히두 해 먹일
려나 부지?
| 수경, 불같은 질투심 느껴 벌떡 일어나 앉는다. 그 눈에 떠오르는 동규와의 진한 순간들. 빈 강의실로 둘이 몰래 들어와 키스를 나누던 모습. 복도를 지나가며 몰래 슬쩍 동규의 엉덩이를 만지던 자기. 뒤돌아보며 눈 부라리며 행복해 하던 동규. 빈 엘리베이터 안에서 얼른 짧은 포옹 한 번 나눈 그들. 순간 문 열리자 얼른 놀라 떨어지던 그들. 시골로 가는 도중에서의 키스. 수경, 견딜 수 없어 음악 키워놓고 소리 죽여 운다. |
S#19. 레스토랑 (낮)
| 영미와 동규가 나란히 앉아서 식사중이다. 얌전히 앉아서 나이프질하는 영 미. 동규, 영미를 바라본다. 영미 고기를 잘게 썰어서 조심스럽게 먹는다. 동규, 바라본다. |
S#20. 플래시 커트
| 같은 분위기에서 식사하던 동규와 수경. 고기를 큼직하게 썰어서 양껏 먹는 수경. |
수경 동규씨 그거 다 먹을 거야? 동규 응! 수경 나눠먹자, 우리 동규 싫어!
| 동규, 손으로 막는 듯 한다. 수경, 이리저리 노리다가 동규 고리를 얼른 남 몰래 집어가며. |
수경 난 오늘 쫄쫄 굶었다구요!
| 소스를 입가에 묻혀가며 맛있게 먹는 수경. 그런 수경의 입가를 몸 기울여 냅킨으로 닦아주던 자기. 그 손가락을 가볍게 깨물던 수경의 애교. |
동규 아야.S#21. 식당
| 동규, 멀거니 수경생각에 빠져있다. |
영미 왜요? 동규 아니에요. 영미 제 거 더 드실래요? 동규 ... (물밑같은 그리움을 견디기 힘들다) 저 잠깐 실례해요
| 동규, 일어나 나간다. |
영미 ...S#22. 식당 밖
| 동규, 건물 밖으로 나와서 하늘을 본다. 이게 잘하는 짓인가 막막한 심정이 다. |
S#23. 민규방 (밤)
| 상옥이 전화선을 끌어다놓고 전화하고 있다. 민규는 조용히 앉아 스케치북 에 사람 얼굴을 그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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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뭐냐면요, 솔직히 제가 키랑 몸매는 쫌 되걸랑요? 170에,
47이요 …네, 얼굴두 짝아요.…고맙습니다. …근데요, 가슴
이 좀 안 되걸랑요? 그래서 수술하구 싶은데요, 한쪽에 얼
마씩이에요?
민규 (한심한 얼굴로 본다)
상옥 우아, 그 병원은 왜 그렇게 비싸요? 딴 덴 양쪽 다해서
400정도라던데? …월부는 안 돼요? 네에… (실망) 근데
요, 요즘은 실리콘대신 식염수백 쓰잖아요? 근데 그거 속
에서 터지면 어떡해요? …터질 수두 있겠죠 뭐. 알았습니
다. (그쪽에서 바쁘다고 하는 지 끊는다)
상옥 순 도둑들 아냐! 야, 요만한 소금물 주머니 두 개 넣어주
구, 4백 5백이 말이 되냐?
민규 누나…
상옥 뭐?
민규 어떤 사람이었대?
상옥 누가?
민규 … 그 여자…
상옥 어떤 그 여자?
민규 우리 엄마…
상옥 우리 엄마가 어떤 사람이었다니? (하다가, 어머나 놀란다)
우리 엄마가 우리 엄마지, 너 엄마 몰라
민규 … 알면 얘기 좀 해줘. 그냥 괜히 궁금해. (돌아보며 어색
하게 웃는다)
상옥 미친놈! 그렇게 궁금하면 아부지한테 물어봐라!
민규 고모들한테 들은 얘기 없어?
상옥 (보다가 마구 등짝을 때린다)
민규 아파.
상옥 한번만 더 그따우 소리하면 너 아주 머리 다 뽑아 놓을
줄 알아, 새끼야! 우리한테 엄마, 하나야! 니엄마, 내엄마
가 어디가 따루 있어?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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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옥 낮게 말하고 발로 한번 더 차고 나가버린다. 민규, 상옥의 짙은 정을 느끼며 가만히 그림만 그린다. 여자의 얼굴이 여럿 그려진 스케치북. |
S#24. 재천방 (밤)
| 재천, 코를 골며 자고있다. 민규 들어와서 우두커니 보고있다. 민규 보다가, 가만히 재천의 팔을 베고 눕는다. 재천 품에 안긴다. |
민규 아빠… 재천 어, 그래… 자, 자거라…
| 재천, 자기의 팔을 베고 누운 민규 얼굴을 눈도 안 뜬 채, 쓰다듬고 어루만 져준다. 민규, 어린아이 때처럼 가만히 누워있다. |
재천 (코 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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