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41. 미숙집 근처 길 (낮)
|
미숙이 시장일을 마치고 혼자 걸어오며, 붕어빵을 먹는다. 길가에 영규가
기다리고 서 있다가 본다.
|
 |
영규 미숙아.
미숙 오빠... (입안에 붕어빵이 가득, 무안해서 뒤로 빵을 감춘
다)
영규 ...이왕 들킨 거 천천히 먹어라! 체할라!
|
영규 (기다렸다가) 그런 게... 길에서 먹구 싶니, 여자가?
미숙 (무안하나) 배고픈 데 그럼 어떡해?
영규 딱, 굶어죽는 대두 그렇지 어떻게 여자가 길에서... 음식
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아, 정말 이해 안돼!
미숙 ...뭐가 이해 안돼? 나는 배고파두 체면 때문에 못 먹는 사
람이 이해 안되네?
영규 잔소리 말구, 야. 나 군복좀 대려줘!
미숙 세탁소 가지 그래?
|
미숙, 영규를 앞질러 간다. 영규, 미숙팔을 확 나꿔채며.
|
영규 ...계속 까불래, 너?
미숙 (눈 흘긴다)
S#42. 미숙방 안
|
영규는 군복 웃옷 벗고 앉아, 붕어빵 먹으며 신문 본다. 미숙 다림질한다.
하다가 웃옷 호주머니에서 뭔가 이상한 것을 찾아낸다. 시연의 키홀더이다.
|
 |
미숙 (들고 본다) 이게 뭐야, 오빠?
영규 뭐? (하다가 일어나 나꿔챈다) 야, 그거 만지지 마!
미숙 (안 뺏기고) 이게 뭔데?
영규 이래 내! (빼앗는다)
|
|
영규, 받아서 눈 높이로 들고 바라본다. 눈이 반짝한다. 그 눈에 떠오르는
시연의 모습.
|
미숙 누구 거야?
영규 ...야, 미숙아, 이게 뭔지 아니?
미숙 열쇠고리잖아.
영규 재질이 뭔지 아냐구?
미숙 유리잖아?
영규 ...이게 그냥 유리가 아니구 크리스탈이라는 거다! 크리스
탈이 뭐냐? 한마디루... 비싼 거야! 고급!
미숙 그거 어디서 났어? 여자것 같은데?
영규 줏었어... 이 반짝반짝하는 거 봐라! 가짜가 아니구 진짜
만이 낼 수 있는 이 광채! 얼마나 매혹적이냐!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두 분명히 크리스탈이었을거야!
|
영규, 이걸로 반드시 한 껀 하겠다고 생각한다. 미숙, 영규의 얼굴을 본다.
|
미숙 그거 나 줘.
영규 안돼.
미숙 줏은거라며?
영규 안돼! (넣어 챙긴다) 줄 수 없어! 왜냐? 어쩌면 이게... 하
나의 암호일지두 모르니까...
미숙 무슨 암호?
영규 내 인생의 비밀을 풀어줄 암호! 나의 이 오래되고 지독한
갈증을 풀어줄 신호가 될지두 모른다구! (돌아보고 눈 반
짝 웃으며)
영규 ...안 대려, 옷?
미숙 ...오빠가 대려입어!
 |
영규 그러자, 그러잖아두 너 솜씨보고 한심하던 참이었다!! 자,
똑바루 봐! 이 숙달된 조교가 하는 걸 잘 보란 말야! 먼
저, 이 깃을 세운다! 다음에 상판을 앞으루 해서, 양쪽 어
깨선을 꺽어서 접는다!
미숙 (이 남자가 나한테 뭔가... 하는 기분으로 영규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
S#43. 민규방 (석양 무렵)
|
민규가 피곤한 얼굴로 들어온다. 상옥 뒤따라온다. 상옥은 부엌에서 일하던
모습.
|
 |
상옥 너 오늘 왜 이렇게 빨리 와? 어디 아프니?
민규 아니...
상옥 근데 왜 이렇게 빨리 왔어? 너 혹시 짤렸냐?
민규 아니라니까... 오늘 일이 없어서 빨리온 거야.
상옥 잘됐다! 너 가서 아부지 모시구 와! 많이 취하셨대.
민규 아빠 오셨어?
상옥 응
민규 어떻게 됐어... 큰형 일?
상옥 어떻게 했을 것 같아? 그 집으로 찾아가서 무식하게 해버
린 모양이야!
민규 ...(실망)
상옥 나두 갈 걸! 가서 그냥 그 여자 머리채를 잡아서 한웅큼
뽑아 버리는 건데! 얼굴두 확확 그냥 할켜놓구!
민규 (실망해서 본다)
상옥 뭘 봐? 아부지나 가서 모시구 와!
민규 누나가 가.
상옥 빨리 안 일어나? 아부지야 니가 최고지. 나야 찬밥 아니
냐! 빨리 갖다 와!
|
S#44. 선착장 근처 (석양 무렵)
|
재천이 배를 묶어둔 근처에서 큰 소주병을 들고 나발을 불고 마시며 춤을
춘다. 친구가 장단을 맞춰 같이 놀아준다. 취해서 슬픔을 이기며 어깨춤을
추는 재천. 입가에 쓴 미소를 담고 눈물로 지믈지믈한 눈을 감은 듯 뜬 듯,
춤추는 어부 재천. 민규가 아버지를 모시러 왔다가 좀 떨어진 데서 보고 서
있다. 민규 눈에 아버지가 슬퍼 보인다. 숨듯 그런 아버지를 오래 바라보고
섰는 민규.
|
S#45. 수경집 안방 (저녁)
|
수경부가 화를 참고 앉아 난초를 돌본다. 수경 모가 앓아 누워 있다. 수경
이 머리맡에 가만히 앉아있다. 수한 내외가 놀라서 들여다보고 있다.
|
 |
수한 아니, 엄마, 왜 이러시는 거예요? 어디가 편찮으신거에요?
수경부 안 죽어. 수선 피우지 말아.
애주 병원은 다녀오셨어요?
수경부 속 좀 상한다구, 병원가면 정말루 아픈 사람들은 어떡하라
구?
수한 엄마가 왜 속이 상하셨는데요?
|
수한 ?
애주 ?
S#46. 수경방
수한 너 이게 뭐냐? 응?
수경 ...
수한 연애를 하다 안됐으면 깔끔하게 끝을 내야지. 어떻게 처신
했기에 남자 아버지가 집까지 쳐들어오게 하는 거냐구?
애주 여보, 그만하세요!
수한 얘가 순 헛똑똑이 아냐? 응? 똘똘한 척 혼자 다하는 애가
이게 뭐냐?
애주 여보~! (말린다)
수한 (밀어내며) 너 그 자식 연락처 내놔! 빨리! 내가 만나서
아주 그냥 한 번 받아버릴테니까!
수경 ...
애주 나가세요, 얼른. (수한을 밀어낸다) 아가씨, 속상해하지 마
세요. 3년사귄 남잔데, 그 쯤은 각오해야죠! 그래두 솔직
히 얼마나 다행이세요? 결혼 안하기! 모르구 아차 그 집에
시집갔었으면 어떡할뻔 했어요?
수경 ...
S#47. 하숙방 (저녁)
|
동규, 담배, 신문 등을 사들고 와서 어질러진 방안을 본다. 한 쪽에 삐삐도
있다. 동규, 피곤한 듯 길게 누워버린다. 그러다가 문득 삐삐를 본 것 같아
다시 일어난다. 동규, 삐삐를 들고 본다. 메시지가 있다. 급히 확인을 해본
다.
|
영규E ...어, 이거 형 삐삐 맞겠지? 형 수첩에서 번호 알아냈지.
그냥 모르는 척 귀대할까 하다가 아무래두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뭐냐하면, 아부지가 그 여자 집으로 가서 한바탕
해줬어. 난 물론 말렸지만!
영규E 아무튼 형, 아부지가 확실히 끝냈으니까, 형두 미련같은
거 씻구 잘해보라구! 제대하구 만납시다!
S#48. 재천 마당 (밤)
|
민규 혼자 거친 숨쉬며 나온다. 샌드백을 마구 두들긴다. 역기를 들고 운동
을 한다.
|
여자E 계순이가 서울 송파 어디에서 산다던데?
|
민규, 힘에 버거운 역기를 애쓰고 들어올리려 이 악물고 안감힘 쓴다.
|
S#49. 바닷가 (밤)
여자E 볼수록 닮았다...
여자E 너... 느엄마 소식 듣니?
|
민규는 처음으로 듣는 생모이다. 민규, 바지가 젖는 줄도 모르고 해매고 다
닌다. 민규 파도를 향해 선다. 민규를 향해 끝없이 밀려 들어오는 아두운
파도.
|
7회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