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7. 민규방
|
민규, 안자고 천정보고 있는데 영규도 뒤척뒤척 한다.
|
민규 작은형... 안자?
영규 왜?
민규 가서 아빠 좀 말려. 무슨 일을 저지를 지 걱정 돼.
|
영규, 일어나 앉는다. 실은 같은 심정으로 불안해 있다. 민규도 일어나 앉는
다.
|
민규 그리구... 작은형. 형은 말을 잘 하잖아?
영규 그래서? 나보구 그 여자 만나 형이랑 다시 만나라구 말하
라는 거지?
민규 응.
영규 야! 세사에 절반이 여잔데 싫다구 간 여자한테 뭐하러 아
쉬운 소리를 해? 이게 그렇게 말해두 아직두 못 알아들
어?!
민규 ...큰형, 그 누나 좋아해.
영규 형같이 세상물정 모르는 멍청이는 이런 일을 당해봐야 철
이 나. 두구 봐라, 인제 형 출세두 하구 돈두 벌구 그럴
거다! 형한텐 그 여자 배신이 아마 보약이 될 거다!
영규 ... 이 노인네가 꼴통을 적당히만 부려야 할텐데... 그때 나
맞았을 때처럼. 또 가서 다 때려 부시는 거 아니냐?
민규 지금이래두 서울 가는 화물차는 많아.
영규 ...알아. 임마!
S#18. 동규 하숙방 (아침)
|
재천, 뒤치락거리다가 문득 눈을 뜬다. 동규가 옷을 입고 있다.
|
재천 너 어디 가냐?
동규 출근합니다. 인쇄소 들러 철야팀하구 교대해줘야 해요.
재천 우라질! 월급 그것 주구 밤낮두 없이 부려 먹는다니?
|
재천, 부시시하게 일어나 앉는다. 동규, 옷입으며 말한다.
|
동규 아침은 아주머니께서 주실 겁니다. 잡숫구 내려가세요
재천 ...야, 내가 한 번 만나보련? 걔, 수경이?
동규 (질색하며) 아버지!
재천 (벌떡 일어나 앉는다) 그래! 내가 해결한다!!
동규 아뇨, 아버지... 제발 그러지마세요!!
재천 날 만나게 해 줘!
동규 아버지... 상황은 이미 끝났구요, 아버지가 하실 일은 없습
니다! 그리구 저두 미련 같은 거 없습니다... (외면한 채)
버렸어요. 그 여자...
재천 .... (동규의 상심에 가슴이 아프다)
동규 결혼은 하겠습니다. 아버지 말씀대루 가능하면 추워지기
전에 하겠어요.
재천 ...그게 무슨 해괴한 소리냐? 걔 하고는 헤어졌다면서 누구
랑 장가를 간다는 거야?
동규 다른 여자가 있습니다... 제가 좋답니다. 글루 결혼하겠어
요
재천 쓸데없는 소리 말아! 홧김에 아무한테나 장가간다는 거냐,
너?
동규 그 여자 아닌데... 누군들 뭐 상관 있어요?
재천 (달래듯 부드럽게) ...남자 일생에 맘에 꼭드는 여자 만나
지기가... 그렇게 쉬운 일 인줄 아냐? 만나게 해줘! 동규
야, 날 만나게 해다오.
|
동규 자신에게 부드러운 아버지의 응대에 익숙지 않아. 당황스럽고, 속상하
다.
|
동규 ... 이상하네요!
재천 ?
동규 예전에 저한테 아버지가 꼭 필요한때가 있었어요... 그런
땐 상관두 안 하시더니 지금 와서 왜 이러시는 겁니까?
동규 제 일은 제가 처리합니다!... 항상 그랬듯이요... 안녕히 내
려가세요
S#19. 동규하숙집 근처 길 (아침)
|
동규, 고개 숙이고 걷는데, 영규가 앞을 막는다.
|
영규 ...형!
동규 ... 넌 왜 아버지께 필요 없는 말을 하냐? 내가 뭐라구 했
어?
영규 아부지는?
동규 ...모시구 내려가.
영규 (에이, 저 등신!) (보고 섰다가 휙 돈다)
S#20. 수경방 (아침)
 |
수경모 ...네, 몸살인가 봅니다. 애가 영 못 일어나는데요? 오늘
하루 쉬게 했으면 하는데요?
수경 엄마 저 좀 주세요! (하고 빼앗아서는) 대리님, 아뇨, 저
오후엔 나갈 수 있어요, 좀 쉬었다가 인쇄소루 바루 갈께
요... 네, 죄송합니다. (끊는다)
수경모 나가기는 어딜 나가, 얘가? 하루 쉬어!
수경 (알람시계 맞추며) 한두 시간만 더 자구 나면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 엄마.
|
수영모 너 새벽 다섯시반에 들어온 거 알아? (작게)
수경 엄마! 무지 신났어요!
수경모 어디서 그렇게 놀구왔니?
수경 나이트 클럽이요! 아이구, 욱신거려! 온몸이 다 아파, 엄
마! (웃는다)
수경모 ...내딸이니까 봐주지, 남의 딸 같으면 사흘나흘 흉봐두 모
자라다! 세상에 어디서 밤을 새구 놀다가 얘가? 대학 때두
안 하던 짓을 나이 차서 왜 해?
수경 대학 때 공부만 하느라구 못 놀아 억울해서 그러지 뭐!
엄마 굿나잇∼! (이불 뒤집어 써 버린다)
수경모 굿 나잇 좋아한다! 지금이 몇 신데?
|
그래도 이불깃 등 고쳐주고 수경이 벗어둔 내의, 스타킹 등등을 줏어서 나
간다.
|
S#21. 수경 거실
|
수경부 가볍게 등산갈 준비하는데, 수경모 나온다.
|
수경부 쟤, 출근 안하나?
수경모 ...늦게 가두 된 대요
수경부 어디서 뭘하느라, 새벽에 다니구 그래, 쟤?
수경모 회사일...! 회사에서 밤새워 일했다네요! 글세 새벽 다섯
시까지!
수경부 (힐끗 노려보고 등산화 신고)
수경모 (찔끔) ...보온병에 커피 좀 타드려요? (은근히 애교) 인삼
차두 있는데?
수경부 인삼차 아주 잘하는 단골 있습니다! 걱정 마세요!
S#22. 동규 하숙방
 |
영규 전화해서 뭐하실려구, 아부지?
재천 만나봐야 해! 니가 안 걸어주면 좋다, 내가 회사루 가서
만나보마! (일어난다)
영규 아부지! (말린다)
재천 ...전화해!
영규 나아 참! (영규 하는 수 없이 전화번호 누른다)
재천 동규 몰래 어디서 잠깐 나좀 보라구만 해...
|
영규 형이 받으면 어떡하지? ...여보세요? ...윤수경씨 좀 부탁드
립니다. ...네에...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재천 왜?
영규 결근이래요. 아파서 못 나왔대요! 오늘.
재천 ...아파...?! (뭔가 반짝)
영규 네.
재천 ...집 전화번호 알아, 수경이 집 번호?
영규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아버진?
재천 찾아 봐!
재천 전화말구 아니 집주소를 좀 찾아봐! 빨리!
영규 아버지...!
재천 네가 못 찾으면 내가 찾아내마! (서랍을 마구 뒤질 듯)
영규 (급하게 막으며) 제가해요! 제가!
S#23. 회사 지하까페
 |
영미 박주임님?!
동규 황당해 하는 거 이해해요.
영미 ...
동규 다시 묻겠어요, 대답해줘요... 나하구 결혼해주겠어요?
영미 ...이유가 알구 싶어요, 왜 이렇게 갑자기 서두시는지...
동규 말했잖아요, 영미씨를 여자루 인식하기 시작했다구요.
영미 ...
동규 영미씨가 알다시피 난 아무 것두 현재 없어요...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약속할 수 있어요... 결혼생활에 충실할겁
니다... 아주 성실한 남편노릇을 할 생각이예요.
영미 ....자신 있으세요?
동규 ?
영미 윤수경씨... 잊으실 자신이요?
동규 ...아랑곳 않겠다구 한 사람은 영미씨였어요...
영미 ...
동규 결혼생활에 충실하겠단 말은 단지 겉만을 말하는 게 아니
에요... 마음속에 다른 사람 지니구 이중적으로 살아가는
거 난 못해요, 체질적으로 안될거에요...잊을 겁니다. 그럴
자신두 있구요!
영미 ... (감격)
|
S#24. 수경집 거실 (낮)
홍여사 자, 봐요, 언니! 이 신랑감들 보라구! 그냥 딸 하나 없는
게 억울해서 죽겠다니까!
수경모 ...(사진 본다) 사진 발이 좋은 거냐, 정말루 이렇게들 잘
생긴 거냐?
홍여사 사진 발 좀 감안한다해두 전부 배우들 아니우? 어쨌건 난
이 이상은 더 못 구해! 이걸루 끝이우, 응?
수경모 나두 끝이야, 얘! 이게 무슨 꼴이니?
수경 이모, 오셨어요?
홍여사 너 아프다면서 출근해? 얘, 이사진좀 봐라!
수경모 얘, 어지간하면 하루 그냥 쉬지 그러니?
수경 (나가며) 안돼요, 일이 많아서, 나중에 볼께요, 이모!
수경모 누구세요?
수경 다녀오겠습니다. (나가려는데)
재천 윤수경양 댁이시죠?
수경 ?
수경모 네...그런데 실례지만 누구신지요?
재천 박재천이란 사람입니다.
수경모 박...재천씨요?
수경 (나 모르는 사람인데? 하다가) 어머나! (기겁한다)
재천 나, 영덕에서 온 박동규아버집니다!
수경모 ...박동규 아버지요? (하다가 역시 기겁한다)
수경 (기겁한다)
홍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