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9. 수경 거실 (밤)
수경모 수경이 오늘 철야 한 대. 아니, 아주 밤을 새는 건 아니
구... 한시나 두시 정도 끝나는걸 철야라구 하나봐... 그래.
안녕...
수경모 명우에요. 애가 아주 젠틀하구, 괜찮아요.
수경부 (연습하며) 그 아버지는 뭐하는 사람이야?
수경모 국회의원두 한번 지냈구, 지금두 무슨 명예직은 갖구 계사
다나봐요.
수경부 (속으로 듣고)
수경모 사는 것두 아주 잘 산다나봐요..
수경부 겨우 국회의원 한번 지냈는데 무슨 재주루 그리 잘 살아?
수경모 원래 부자였대요! 출마 전부터! 할아버지 때부터! (흘긴
다)
수경부 애는 지금 뭐하구 있구?
수경모 지금 인턴사원한데, 곧 엠비에이라나, 그거 하러 유학 간
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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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수경부가 관심을 가져주자 은근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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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0. 사무실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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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이 끝났다. 팀장, 다들 일한 것 추수리며 자리 등 정리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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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두 사람은 인쇄소 가서 철야하구 다른 사람은 퇴근들 하
세요! 수고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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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각자 짐들 챙기고 하며 수고하셨어요, 수고했어요 등등 인사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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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1. 회사 앞
팀장 윤수경씨! 차 안갖구 왔지? 내 데려다 줄게, 타.
수경 걱정 마세요! 제가 택시 잡는덴 선수잖아요! 안녕히 가세
요!
팀장 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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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등 하고 수경 혼자 나오려는데 누가 빵빵 경적을 누른다. 보니, 명우가
웃으며 기다리고 있다. 큰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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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우 수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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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동규, 남자 사원들 명우를 돌아본다. 수경, 좀 낭패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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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 명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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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우, 불러놓고 팀장 등이 모두 자기를 보자 좀 무안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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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우 (그들에게 목례하듯 하고는 차문 열어주며) 타.
수경 (머뭇거리며) 어떻게... 왔니?
명우 니네 집에 전화했었어.
명우 어머님이 오늘 차 쓰셨다며? 너가 차 없이 갔다구 걱정하
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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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우, 말하며 수경이 밖의 누군가에게 몹시 신경을 쓰는 것을 느낀다. 명우,
밖의 사람들 중 누구인가 빨리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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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우 너 힘들겠구나? 이렇게 늦게두 일하니?
수경 우리 철야 가끔 해... 바쁠 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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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우의 차가 위치상 한바퀴 돌아 동규들 앞을 지나쳐 나온다. 명우와 동규
의 시선이 부딪친다. 동규가 부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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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우 (이 사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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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우, 동규임을 백 미러 재차 확인하고 천천히 차 돌려 나간다. 명우와 수
경이 탄 차가 시야를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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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박주임, 누구야? 저 친구?
동규 ...
팀장 하여간 윤수경씨.. 놀라워! 여러 가지루 유능해!.. (고개
젓는다)
동규 안녕히 가세요, 팀장님.
팀장 안타?
동규 가까운데요 뭐. 걷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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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2. 동규 하숙집 근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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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가 바람이 부는 길을 혼자 걷는다. 차도 드문 아주 깊은 밤이다. 동규,
혼자 건널목 적색 신호등 앞에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누구에겐지 모를
조소를 날린다. 동규, 더러운 기분이다. 녹색으로 바뀐 신호등 앞에서도 모
르고 그냥 서있는 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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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3. 동규 하숙집 근처 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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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걸어오다가 놀라서 선다. 재천이 혼자 신문지 펴놓고 종이컵에 소주
를 마시고 있다. 새우깡 안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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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아버지? (놀라서)
재천 ... 빌어먹을! 늘상 이렇게 늦냐?
동규 ... 야근했습니다.. 웬일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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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소주를 스스로 종이컵에다 다시 따른다. 훌쩍 마신다. 동규, 서서 난
감하게 부친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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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 어쩐 일이세요?
재천 영규 하는 말 그거 뭐야? 무슨 소리야?
동규 ... 들어가시죠
재천 야, 답답해 야!
동규 들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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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벌떡 일어나고. 동규는 재천이 마시다 둔 소주병, 과장봉지 등을 주워
올린다. 담배 부스러기도 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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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4. 하숙방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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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들어와 앉는다. 재천, 재떨이를 끌어당겨 담배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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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어떻게 된거냐구? 결혼 해? 안해?
동규 ...언제부터 제 일에 그렇게 관심이 많으셨어요?
재천 (힐끗 보고) 대답부터 해! 수경이 하구 헤어진 거 확실해?
동규 아실 거 없잖아요?
재천 뭐 어째? 이놈의 자식이?
동규 (똑바로 본다) 던지세요... 그때처럼 또 던지세요! 또 제
이마 깨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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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서로를 노려본다. 재천이 재떨이를 놓으며 외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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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걔가 마음에 들엇어. 도대체 왜 안한다는 거야?
동규 마음이 변했답니다. 제가 싫답니다!
재천 글세, 왜 싫어?
동규 가난한 게 싫대요.
재천 숨겨둔 재산 많다구, 뻥을 좀 치지두 못했어?
동구 (기가 막혀 본다)
재천 땅두 많다구 하구, 돈두 있다구 줌 못해?
동규 전 그런 짓 못합니다. 그럴 생각두 없구요
재천 허풍 안 들어간 혼사 있는 줄 아냐? 못난 놈 같으니! 그깐
기집애 하나 붙잡아 꿇어앉힐 제간두 없어?
동규 네! 저는 그런 능력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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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세수라도 할 듯 수건을 챙겨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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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싹수없는 기집애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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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나가다가 그 말을 듣는다. 재천, 등을 보이고 고개 숙이고 나가는 아
들이 가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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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아주 형편없는 기집애로구나! 잘 됐다! 그런 정도 기집애
라면 차라리 잘 된 거야!
S#15. 수경집 앞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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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우 안 내려?
수경 ...
명우 다 왔어, 안 내리냐구? (보다가) 너 사내 연애 했더구나?
수경 (놀라 본다)
명우 아까 그 키 큰 남자지?
수경 어떻게 알았어?
명우 부모님... 불화 겪는 통에 눈치만 9단 경지에 이르렀지.
수경 ...명우야, 어디 올나이트 하는데 너 몰라?
명우 ?
수경 나, 춤추고 싶어! (장난스럽게 웃고, 팔 끼며) 데려다 주
라, 응?
명우 너 종일 일 하구, 아직두 춤 출 기운이 남았다구?
수경 응! 난 일할수록 기운이 붙는 그런 타입인가 봐! 하하! 얼
른 가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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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6. 나이트 클럽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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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명우와 신나게 춤춘다. 주변을 압도할 정도로. 수경, 저러다 일 나겠
다 싶을 정도로 정열적으로 놀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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