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회 그대 그리고 나

S#33. 청담동 등 고급주택가 골목
영규, 주소를 확인하고 돌아다닌다. 

영규            143번지… 하이라인 빌라트 그게 어디쯤이야?
영규 집들을 올려다보며 감탄한다. 

영규            야… 죽인다… 집들!
골목골목 다니는데, 고급승용차들이 스윽스윽 지나다닌다. 

영규            하아! (감탄하고) 이동네는 기본이 3천 씨씨구나!
영규, 감탄하며 바라본다. 다른 골목으로 꺽어진다.

S#34. 어느 빌라트 경비실
영규, 찾아내서 우람한 빌라트를 올려다본다. 

영규            수수한데? (감탄)
영규, 좀주눅이 드나 어깨 펴고 경비실쪽으로 간다. 영규, 경비와 이야기한 다. 


영규          저 여기 202호 김동욱 누나 좀 만나러  왔는데요? 아, 부  
                대서 왔습니다… 아무두 안 계세요?  다들 어디 가셨는데  
                요?….
                면회요? 아들이면, 동욱이 면회 간겁니까?… 감사합니다.
영규 돌아선다. 

영규            하필 오늘 가냐! 제길! 그새 자대배치 받았나?
영규, 쓴맛이다. 돌아서 나온다.

S#35. 근처 골목
영규 입맛다시며 돌아나온다. 어느 대단한 집 앞을 지나가는데, 누가 부른 다. 

시연            군인아저씨? 아저씨! (작게)
영규, 어디서 누가 부르는 지 몰라서 두리번거린다. 


시연            여기야!
영규, 고개를 들고 올려다본다. 나무사이로 담장위에 올라앉은 시연이 보인 다. 청바지입고 장난기있는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는 시연. 

시연            이것 좀 받아줘요
시연, 고급배낭하나와 스케치북을 들고 영규에게 던진다. 영규, 준비없어 당 황하며 받느라 엉덩방아를 찧는다. 시연, 뒤돌아 집안 한 번 보고는 뛰어 내릴 자세를 취한다. 

영규            가만요 가만! 그냥 뛰면 안 돼요! 다쳐요!
시연            쉿!
영규          (같이 쉿하고) 좋아요! 몸을 구부려서 공처럼 만들어요, 그
                런 다음 앞으로 뛰어봐요! (혹은  더 다른 안전한 낙법을    
                가르쳐주던지)
시연 시도해보나 잘 안된다. 

영규            좋아요! 그럼, 내가 이쪽으루 붙을테니까, 나를  딛구 내  
                 려와봐요!
영규 시연을 받아줄 듯 하는데, 시연, 집안을 돌아보더니 급하게 그냥 뛰어 내려 버린다. 시연 다리를 조금 다친 듯, 얼굴을 찡그리며 무릎을 만진다. 

영규            다쳤어요?
시연 고개를 흔들고는 배낭을 매고, 스케치북을 들더니 절뚝이며 도망을 친 다. 동시에 집안에서 젊은 남자 두 사람 달려나와 시연을 잡으러 간다. 시 연 도망을 쳐 달아난다. 영규 보고있는 사이, 사라진 시연. 달려나가는 두사 람. 말도없이 잡으러만 간다. 

영규            ?
궁금해서 따라가본다. 저쪽에서 남자에게 잡혀서 끌려오는 시연. 

시연            놔! 놓으란 말야! 이거 놔! 안 놔, 너?
시연 남자들에게 발길도 하고, 앙탈도 해보나 아무 말도 없이 끌고 들어가 는 두 사람. 운전기사정도이다. 

시연            놔! 놔! 안 놔, 정말?
어쩌면 서로간에 익숙한 일들 같기도 하다. 시연을 끌고 들어가버리고 닫기 는 육중한 대문. 

영규            ?
귀를 대보나 안에서는 이미 아무 소리도 없다. 영규, 물러난다. 다시가다 가 뭔가 발견한다. 시연이 뛰어내리던 담장밑에 작은 크리스탈 키 홀더가 있다. 배낭에 매달려있던 키 홀더. 영규, 집어들고 담장위를 올려다본다. 뭔 가 아쉽다. 영규, 그걸 만지작거리며 그 집앞을 물러난다. 포켓에 집어넣고 간다.
S#36. 차도 (밤)
명우가 택시를 잡았다. 수경을 태워주고는 자기도 타려고 한다. 

수경            됐어 나혼자 갈거야.
명우            괜찮겠어?
수경            그럼!
명우            그래, 그럼 잘가. 아저씨, 성북동 좀 부탁드립니다.
택시출발한다. 수경, 활짝웃고 떠난다. 명우 손흔들어 잘가라하고 약간 걱정 스럽다.

S#37. 택시안
수경, 우울한 얼굴로 차창밖의 도시야경을 보고 있다. 건널목에 멈추어선 택시밖으로 연인들이 포옹을 하며 길을 지나간다. 키 큰 남자가 등을 보이 며 걸어간다. 수경 놀라서 보나 아니다. 택시가 움직여 간다. 수경, 가만히 핸드백에서 삐삐를 꺼내 메시지를 확인해본다. 아무것도 없다. 수경 삐삐를 만지다가 갑자기 동규에 대한 견딜 수 없는 그리움 느낀다. 


수경            아저씨! 저 사당동으로 좀 가주세요
기사            성북동 아니구요?
수경            네, 빨리요. 빨리 좀 부탁합니다!
기사가 차선을 바꿀 준비를 한다.

S#38. 사당동 길
택시가 와서 멎는다. 


기사            손님 사당동인데, 어느 쪽이에요?
수경            (우두커니 앉아있다)
기사            손님?
수경            … 죄송해요, 아저씨… 성북동으로 다시 가주세요
기사            … (한심하게 본다)
수경            죄송합니다….
기사 울것같은 수경을 보고 아무 말 않고 차 방향을 튼다.

S#39. 편의방 (편의점이 아닌)
동규, 혼자 소주 한 병 마시고 일어난다.

S#40. 동규하숙방
동규 들어와서 불을 켠다. 기대 앉는다. 전화를 노려보다가 눌러본다. 남겨 진 메시지가 없다고 말하는 기계음. 동규, 자기의 호출기 번호를 누른다. 아 직 지우지 않은 수경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경            나야, 동규씨. 지금 나 티브이 뉴스보다가  울었어. 북한애
                들 굶는대잖어  불쌍해서 어떡해?   (훌쩍) 어떻게  도울    
                수 없는  거야? 아무리 김정일  밉대두 굶는 애들을  모른   
                척 할 수는 없잖어, 그치? 흑흑!
동규, 지우고 다음 메시지 듣는다. 

수경           (달콤한) 동규씨, 지금  밤두시다?…. 나  안 자구 책읽었  
               어. 괜찮은 시하나 읽었거든?  이런 거야… 사랑하다가 죽   
                어버려라… 기다리다가   죽어버려라… 무섭지?   그리구   
                아름답지?
                나 이 시 읽구, 그런 생각했다? 설흔 살만  살구 죽어버려  
                야지! 그럼 동규씨가  평생 징징울면서  나만 그리워하겠  
                지!
                하하! 동규씨, 사랑해! 자면서 내꿈 꿔? 안녕! 쪽!
동규 그 메시지도 지운다. 

수경            (즐거운) 자기야, 나 오늘 괜찮은 노래 하나 배웠거든? 들
                어 봐?
하고는 흘러나오는 김경호의 노래정도, 동규 지워버린다. 이제는 보존된 메 시지가 없다는 말만 나온다. 동규, 고요한 얼굴로 앉았다가, 고개를 꺾는다. 전화가 온다. 

동규            (머뭇거리며 받는다) 여보세요?
재천            나다!
동규            아버지….
재천            영규놈 거기 왔지?
동규            …네….
재천            귀대날짜 잘 지키라구 해
동규            네
재천          그리구 영규편에  말들었지?  반지값  정도는 마련했으니    
                까 빨리 서둘러!
동규            ….
재천            알았냐?
동규            …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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