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9.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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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폼 잡고 등대로 다가간다. 시계 보고 시간 확인하고 둘러보는데 등대
뒤에서 청년 3이 혼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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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니가 동식이니?
청년3 그래서요!
영규 너, 왜 내 동생 쳤어? 너 한번 맞아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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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3 이거 놓구 용건이나 말해요!
영규 뭐? 용건?
영규 이게 용건이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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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다시 멱살 잡아올려 치려고 하다가 멈칫한다. 등대 뒤에서 청년1이
나온다. 저쪽에서 청년2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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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
청년3 … 다 끝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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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는 영규를 얼른 치려는데 영규, 재빨리 먼저 팔을 꺽어버린다. 그리고
는 청년3의 목을 발로 누르고 1, 2 쪽을 향해 무섭게 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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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이 새끼들! 니들 거기 서 있어! 한발짝만 오면 나 이 자식
아주 끝내 버릴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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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스라구 했어! 나 남한산성 갈 각오하구 나온 놈이야! (소
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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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호주머니에 뭔가 있는 척하고 소리치자, 청년들 멈칫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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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다시 경고한다! 난 지금 보이는 게 없어! 나, 거기 가서 평
생 썩어두 좋아! 니들만 손 봐놓구 나면!
영규 무릎 꿇어 자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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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3이 얼른 먼저 팔 꺽인 채, 무릎을 꿇는다. 망설이던 둘도 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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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0. 같은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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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셋, 다 꿇어 앉아있다. 여유를 찾은 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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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아무리 개판이래두 임마, 여기는 대한민국이구, 대한민국
사회는 그러는 게 아니지! 내가 니들 고향 선배야! 학교는
달라두 선배는 선배야, 자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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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인간이라는 게 뭐냐? 웃사람 알아보구 아랫사람 사랑하는
게 인간이야! 것두 없으면 개나 돼지하구 다를 게 뭐냐?
안 그래, 동식아!
청년3 네…
영규 니들이 사과를 하고 나오는데 내가 뭐 더 어떻게 하겠냐?
없었던 일루 할테니까, 동식이는 아까 나하구 한 약속 지
키구, 알았지?
청년3 …네…
영규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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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호주머니에서 양씨가 준 돈 꺼내 한 2만원 찔러 넣어준
다) 야, 이걸루 셋이 가서 커피나 한잔씩 해.
청년3 됐습니다.
영규 선배가 주면 받아 임마! (하고는 돈마저 다 준다) 야! 소주
나 한잔씩 해!
청년3 감사합니다.
영규 세 사람… 차려!… 뒤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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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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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 간다. 영규, 돈 남았나 안 남았나 얼른 몰래 호주머니 뒤져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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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1. 사무실 (다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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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주도로 미팅중이다. 영어로 된 팜플렛 등도 쌓여있고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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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본부장님이 오늘 토론토측 파트너로부터 팩스 한 장을 받
으셨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고 합니다.
팀장 퍼펙트.
이대리 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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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또 본부장님은 사장님 앞에서 우리를 이렇게 부르셨다고
합니다… 드림팀!
대리 야호!
영미 우아!
팀장 모두 고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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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윤수경 씨는 왜 그래? 좋지 않아?
수경 아뇨! 너무 좋아서 감격해서 그래요 팀장님!
팀장 박 주임은?
동규 저두 기쁩니다!
팀장 자, 그럼 우리 모두 한번 두들기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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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발을 구르고 기뻐들한다. 수경도 기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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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2. 회사 복도
팀장 두 사람 뭐야? 문제 생겼어?
동규 네, 약간요. 오해가 좀 생겼습니다.
팀장 빨리 해소시켜! 이건 팀장 명령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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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가버린다. 동규, 들어가려는데 수경이 외근 준비하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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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어디 가?
수경 자료 받으러 가요
동규 저녁에 잠깐 보자.
수경 (본다)
S#13. 싸구려 호프집 정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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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앉아있다. 우울한 분위기. 빈 맥주 핏쳐. 그대로 남은 야채안주…
천천히 맥주잔 내리며 이야기하는 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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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할 말이 있어.
수경 나두요
동규 먼저 해
수경 아뇨, 동규 씨 먼저 해요
동규 …우리 서로 생각할 시간을 좀 갖는 거… 어때?
수경 …
동규 대답해
수경 생각할 시간? (쓰게 웃고) 아뇨, 우리 차라리 이쯤에서 정
리해요.
동규 (설마싶어 본다)
수경 그날, 동규 씨가 나한테 한 이야기… 생각해봤어요. 핑계
댄다는 것… 그래요… 얼마쯤은 사실이예요… 부정 안 할
래요
동규 원한다면 사과할게, 그날 일.
수경 아뇨… 동규 씨 잘못한 거 없잖아요
동규 이렇게 끝내자구?
수경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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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그러자 그럼!
수경 …
동규 그러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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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비틀린)… 마지막 자리인줄 알았으면 좀 근사한데서 만날
걸 그랬잖아…
수경 …
동규 …어떻게 하는거지? 이럴 때 뭐 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
은데?
수경 사진같은 건, 서루 각자 알아서 처리하죠.
동규 그러자구, 너한테 제대루 된 선물 하나 못 사줘 속상했는
데. 이럴 땐 오히려 다행이구나? 그지?
수경 동규 씨…
동규 (희망을 갖고 본다)
수경 우리, 길게 얘기하지 말죠.
동규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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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흑하고 흐느끼고 일어나 가버린다. 동규, 멍해서 앉아 보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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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4. 수경방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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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불을 끄고 촛불을 켜놓았다. 둘이 찍은 사진들을 쳐다보고 있다. 등산
복을 입고 웃고 있는 수경과 동규, 웃고 있는 두 사람. 한 장씩 찢기도 하
고, 불에 태우기도 한다. 수경, 눈물이 흐른다. 한 장씩 힘들여 찢어낸다. 아
직도 찢어야할 사진이 많다. 수경, 둘이 키스하는 모습의 사진 한 장을 들
고 찢으려다가 소리없이 침대로 무너져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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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5. 공원 (깊은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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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혼자 공원 벤치에 앉아있다. 낙엽이 동규 근처로 떨어진다. 그 뒤로
차들이 바쁘게 지나쳐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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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6. 공원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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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혼자 돌처럼 앉아있다. 이슬에 젖은 낙엽이 벤치 주변에 떨어져있다.
동규 뒤로 우유배달수레가 지나간다. 미화원이 젖은 낙엽들을 쓸어오고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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