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7. 수경 식탁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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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족 식사중이다. 수경을 보고 놀라서 고개를 들고 바라보는 수경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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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여보, 얘가 지금 뭐라구 했어요? 독립한다구 했니, 너?
수경 네!
수경 아빠, 엄마 저 결혼만하면 하남집에 내려가서 살구싶어 하
셨죠. 그렇게 하세요. 전 원룸 하나 얻어서 나가 살께요.
저 시집갈 때 쓰실 돈 조금만 보태주시면 가능해요.
수경부 차근차근 얘기해봐! 아빠가 알아듣게! 뭐야, 무슨 일이야?
수경 아빠… 저 동규 씨 인제 안 만나요!
수경모 둘이 그렇게 하기루 했어?
수경 네.
수경부 아버지 구체적으로 들어야겠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 댁에 가서?
수경 아무 일도 없었어요… 다만 저는 바다는 다 제주도나 하
와이 같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는거… 그게 문제라면 문
제예요.
수경 동규 씨 잘못은 없어요. 허상을 본 제 잘못이예요.
수경모 둘이 끝났으면 끝났지, 갑자기 독립은 뭐니? 시집 안가구
아주 혼자 살기루 했니?
수경 결혼 안한다구 말씀은 안 드려요, 다만 나이가 됐다구, 그
냥 나이때문에 서둘러 한다든가, 그러긴 싫어요. 그렇겐
안 할래요… 언제구 제가 바라는 결혼을 하겠어요. 제가
꿈꾸는 그런 결혼… 할래요…. 그럴 때까지는 저 공부두
하구 일두 열심히 하구, 부지런히 살께요.
수경 아빠… 실망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엄마 미안해!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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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모, 수경이 차분하게 말하는 걸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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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8. 사무실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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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컴퓨터로 인도에 관한 자료 찾는 일. 동규 자
리가 비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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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이 대리, 박동규 씨, 연락 없어요?
대리 네, 없었습니다.
팀장 최영미 씨, 대전대리점 오픈 계획서 좀 봅시다!
영미 네, 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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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서류갖고 팀장에게 간다. 대리, 수경에게 눈으로 묻는다. 무슨 일이냐
고. 수경, 말없이 바쁘게 일만 한다. 자료찾아 프린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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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9. 회사 근처 카페 (낮)
이대리 두 사람 언제구 끝날 줄 알았어!
수경 …
이대리 잘했다, 결단을 냈다니! 그래, 앞으로 어떡할거야? 근무할
수 있겠어?
수경 사내에 새루 벤쳐사업팀이 만들어진다면서요? 전 거기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대리 운수경 씨 고과평점 좋으니까 될 거야.
수경 박동규 씨만 상관없다면 전 이대루 근무할 수두 있구요.
이대리 최영미만 살판났구나.
수경 …
이대리 근데 박동규 씬 쇼크가 큰가부다. 뭐하구 있지?
S#20. 동규 하숙방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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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의 웃는 얼굴이 걸려있는 동규의 방. 동규, 전날 입은 옷 그대로 쓰러
져 있다. 자고 있다. 병자같은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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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1. 수경 거실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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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 수경부에게 골프 자세를 수정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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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 아버님, 그렇게 하시지 마시구요, (뭐라고 자세 교정해주
는)
수경부 (적당히 묻고 하는) 야, 난 아무래두 못하겠다…이거.
애주 이번에 아주 확실하게 배우세요, 아버님. 그래서 나중에
어머님 모시구 슬슬 퍼브릭 코스라두 다니시구 하시면 좀
좋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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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 자세 가르쳐주면서도 안방의 두 모자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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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2. 수경 안방
수한 깨졌어요?
수경모 깨졌… 그래, 헤어졌대. 둘이.
수한 수경이가 깼대요?
수경모 눈치가 그래.
수한 … 부작용은 없겠어요?
수경모 무슨 뜻이야?
수한 아니, 그 남자가, 순순히 물러나느냔 거죠. 야료부릴 수두
있다구 엄마 불량한 애 같으면!
수경모 얘, 아냐! 사람 착해보였어! 그건 그렇구, 너 지성이모, 돈
어떻게 된거야? 엄마가 원금까지 대신해줬어, 얘.
수한 원금은 좀 나중에 돌려준대지, 엄마는.
수경모 급히 쓸 데 있어 달라는데 어떻게 해? 근데 너 뭐가 잘못
됐어?
수한 아뇨!
수경모 근데 왜 그래?
수한 수표가 몇 개 막혀있어서 그래요, 곧 풀려요, 걱정마세요
수경모 …내 돈 언제 줄 건데? 아부지 모르게 찾았어, 얘. 얼른
도루 넣어야 돼.
수한 걱정마세요! 바루 드릴께요
애주 당신 뭐해요?
수한 여보, 엄마돈 내일 해드려! 연구소 이모돈 엄마가 해주셨
대.
애주 네, 알았어요. (선선히)
수한 그리구 여보, 수경이 찢어졌대! 그 남자랑!
애주 어머나, 왜요?
S#23. 바닷가 (다른날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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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겸 놀러나온 삼 남매. 영규, 상옥, 민규. 민규가 큰고기를 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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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짝은오빠! 민규 또 낚았다!!
영규 또 잡았어? (일어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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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어디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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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가서 본다. 수북한 민규의 그물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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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들어보고, 알밤주며) 야, 넌 낚시만하구 살았냐? 안 해!
난 도무지 취미가 안 맞아, 이 짓!!
영규 상옥아, 매운탕이나 끓여먹자! 칼 갖구 와라!
상옥 좋았어, 오빠! 기다려!
상옥 오랜만에 짝은 오빠 매운탕 맛 좀 보자, 민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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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남매 화기애애하다. 작은 간이 텐트도 쳐놓았다. 셋이 놀러나온 기분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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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4. 같은 장소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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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오빠, 제대하구 뭐 할거야?
영규 돈 벌거야!!
상옥 뭘해서 벌건데?
영규 그건 아직 모르지! 하여간 뭘 하든지 난, 단번에, 잘 살아
버릴거야! …계단은 싫어. 에레베이터 탈 거다, 난!
상옥 나두! 나두, 고속엘리베이터! 난 모델될 거야! 그래서 날마
다 이쁜옷 입구 파티다니구, 돈두 많이 벌구, 화려하게 살
거야!
영규 그래! 그렇게 해! 오빠가 허락했다. 민규는? 넌 뭘 할거야?
민규 난 낚시나 할래.
상옥 야, 너두 나랑 같이 서울 가서 모델학원다니자! 니 얼굴
정도라면 푸대접 안 받을거야, 그지 오빠?
민규 싫어, 그 딴 거.
상옥 야! 그 딴 거가 아냐! 너, 우리같은 보통사람들이 폼나게
살 수 있는 것이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말구 또 어디있냐?
영규 넌 정말 되구 싶은 거 없어?
민규 …있지만… 말 안 할래… 형이 웃을 거니까.
영규 안 웃을게, 뭔데?
상옥 난 안다? 오빠, 쟤는 동물원에서 사슴똥이나 치워주구 살
구 싶대! 너 그거 맞지?
민규 아니네, 변했네. 지금은
상옥 네가 변해봤자 사슴똥 대신 코끼리똥이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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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휴대용 시디플레이어를 들고 와서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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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오빠, 우리 춤추자! 지금부터 작은오빠의 휴가 축하공연이
있겠습니다!
영규 오케이! 레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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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영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영규, 민규를 잡아 일으켜 같이
춤을 추려하나 민규 싫다고 앉고, 영규, 상옥, 신나게 춘다. 민규 개 데리고
앉아서 웃으며 박수치며 같이 어울리다. 미친 듯 춤추는 영규와 상옥의 생
에 대한 순수한 욕망과 정열. 웃어도 슬퍼보이는 민규의 근원적 고독 등이
어두운 밤바다, 타는 모닥불 사이로 감춰지지 않고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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