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5. 상옥방 (밤)
상옥 이거 중에서 아무 거나 하나 입으세요
수경 고마워요, 상옥 씨.
상옥 (씩 웃는다) 언니 그거 쌍가풀 수술한 거예요?
수경 네? 아, 아뇨?
상옥 난 이쁘길래 수술한 건 줄 알았네.
수경 …상옥 씨 몇 살이세요?
상옥 스물한 살요
수경 그럼 막내, 민규 씨…는요?
상옥 …걔두 스물한 살이에요.
수경 어머, 그럼 쌍둥이세요? (활짝 웃으며)
상옥 … 아뇨, 쌍둥이는 아니구요
수경 쌍둥이가 아님 어떻게 동갑이세요?
상옥 뭐 그런게 있어요… 큰오빠가 말 안 했구나.
수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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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데 큰고모가 새이불과 베개를 안고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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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고모 이거 받아라, 상옥아!
상옥 이거 어디서 갖구 왔어요, 큰고모? 우리 게 아닌데?
큰고모 이것아, 다 큰 게 이불호청같은 것 빨 때 되면 좀 빨구 그
래놓지. 새 언니가 와도 덮구잘 게 없잖아? 우리 새조카
이거 덮구 자, 응? 우리 며느리 예단이불이야. 한번두 안
쓴 새 거야!
수경 (고맙다) 전 아무 거나 덮구 자면 되는데요?
큰고모 이 사람아 우리집에서 제일 반가운 손님이왔는데, 말이 되
나?
큰고모 아이구 이 사람아… 이 반가운 사람아! 어디있다 인제사
나타났나!
큰고모 그래, 식은 언제 올릴 거야?
수경 아직… 모르겠어요
큰고모 빨리 해버려! 혼인대사 급대사라구 말 나왔을 적에 후딱해
치워 버리는게 좋대. 아이구, 이사람, 이쁘기두 해라! 응?
S#16. 민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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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못 이루고 민규곁에 누운 동규. 민규가 끙끙 앓는 소리를 낸다. 동규,
일어나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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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물좀 마실래?
민규 …(대답없고)…
동규 물 마실 거냐구?
민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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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주전자에 물을 컵에 따라 내민다. 민규 겨우 일어나 마시고도 도로 눕
는다. 동규, 가만히 그런 민규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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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내일까지 가슴이 계속 결리구 숨 쉬기가 힘드면 가서
사진 하나 찍어봐. 알았어?
민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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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도로 눕는다. 민규, 신음소리를 이 악물고 겨우 참아낸다. 민규 남몰
래 작게 한숨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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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7. 상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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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상옥과 같이 누워 잔다. 상옥의 허드레옷을 입은 수경, 잠이 안 온다.
말없이 어둠속에서 이러저리 뒤척뒤척한다. 복잡한 수경의 심정. 수경, 조용
히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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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8. 동규 마당
재천 왜, 안 자구 나오냐?
수경 (깜짝 놀라서 돌아본다)
재천 자리를 바꾸면 쉽게 잠이 안 오지. 일루 좀 와서 앉아 봐.
재천 결혼식은 언제쯤 하기루 했어?
수경 …아직…
재천 할 거면 후딱해치워.. 혼사란 건 지지하게 끌구 그럴 게
못돼. 동규가 언제쯤 하자구 뭐 그런 얘기 안해?
수경 …네
재천 손에 당장 쥔 게 없어 그래, 걔가…
수경 (내심 놀란다)
재천 나, 동규 보고두 말했지만, 형편이 되거든 그쪽에서 방 하
나 얻어봐!
수경 (놀라 기겁을 한다)
재천 뭐 예단이니 뭐니 하는, 거지발싸개 같은 짓거리들 할 것
하나 없으니깐 두루 방이나 한칸 얻구 냄비나 두어 개 사
구 하면 되는 거 아냐?
수경 …
재천 그랬다 나중에 형편이 풀리면 방이나 한칸 더 늘려 얻어
민규 저 놈이나 서울루 데려가 가르쳐주면… 난 그밖에
다른 부탁은 하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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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기가 막히다. 하는데 동규가 나온다. 나오다가 놀라서 두 사람보는 동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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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내 걱정은 할 게 없구! 나는 숨 꼴깍하는 그날까지 내 밥
벌이는 할 자신 있으니까! 그런데, 우리 바깥사둔은 뭐하
시는 분이냐?
동규 아직 안 잤어?
수경 네… 안녕히 주무세요
동규 아부지 수경이 데리구 무슨 말씀하세요?. 또 무슨 이상한
말씀하신 거 혹시 아니세요?
재천 내가 무슨 이상한 말을 한다구 그래? 민규 어때? 괜찮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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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술자리 치우며 일어난다. 부친 보는 동규, 불안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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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9. 바다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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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세워둔 곳 서울로 돌아가려고 차 앞에 선 수경과 동규. 배웅하는 재천과
큰고모, 상옥, 싫다고 만류하는 동규와 질색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수경.
재천이 스치로폴 생선상자를 자동차 트렁크에 넣어준다. 깔끔한 수경의 트
렁크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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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아버지 냄새 나서 저 싫어요
재천 너 주는 거 아냐! 임마! 아가, 너 느이 아버지 갖다드려라!
수경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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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속으로는 반갑지 않으나 웃는다. 재천 트렁크 뚜껑을 꽝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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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가라.
큰고모 (수경 손 잡으며) 조카! 얼른 식 올리구 아부지 모시구 오
손도손 살어! 응?
수경 (절도있게 절한다) 안녕히 계세요. 폐 많이 끼쳤습니다.
동규 그럼 저 갑니다.
재천 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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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도 뒤에서 쭈볏거리고 서있다. 수경, 상옥에게도 한번 웃어준다. 동네
사람들이 보고 한마디씩한다. 동규 올라가는구나? 동규 색시감이래? 등등
고개 들이밀고 수경을 구경도 하고 수경, 얼른 자리를 모면하고 싶다. 차
움직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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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고모 (차를 어루만지며) 차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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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가다가 돌아본다. 아직도 서있는 사람들 손을 흔드는 재천과 상옥. 수
경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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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0. 동규 본가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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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부어터진 얼굴로 몰래 나와서 길 아래를 내려다본다. 수경이 가는 것
을 내다본다. 아쉬운 민규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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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1. 돌아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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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차를 타고 온다. 우울한 두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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