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 동규 본가 뒷뜰(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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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이 땀을 흘리며 줄넘기를 하고 있다. 결사적으로 운동을 하는 재천. 역
기, 아령, 낡은 샌드백, 축구공 등. 남자가 많은 집안의 뒷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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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 동규 본가 민규방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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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상처에 맨소래담을 정성껏 바르고 붕대로 묶어주는 상옥. 둘이 투닥거
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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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빨리 말해줘.
상옥 너 그거 알아서 뭐 할려구 그래?
민규 가르쳐주란 말야! .. 얼마 물어줬어?
상옥 아부지가 너한테 말하지 말랬단 말야!
민규 (화내고 노려본다) 정말 말 안 할거야?
상옥 첨에 이천 불렀는데, 아저씨가 반으로 깎았대, 됐냐?
민규 (놀라서 기겁한다)
상옥 그러니까 앞으로 조심해! 너 주먹 한 대에 얼만씩인 줄 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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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걱정마! 그깐 돈 천만원? 내가 나중에 씨에프 딱 한번만
하면 돼! 내가 큰 오빠한테 너 대신 싹 갚아줄게! 걱정마!
이 누나만 믿어!
S#3. 동규 본가 뒷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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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이 이번에는 샌드백을 두들기고 있다. 땀을 뻘뻘 흘려가며. 오토바이가
요란하게 다가와 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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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낫살이나 들어갖구 그게 뭐냐? 흉하다, 야!
재천 나중에 내가 아파 드러누우면 네가 와서 돌봐줄래? 나 쓰
러지면 내 새끼들 네가 봐 줄거야?
친구 동규한테 연락왔어? 된대?
재천 한다구 했으니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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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는 나무에 걸어둔 수건으로 얼굴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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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말이 쉽지, 하루이틀새 그 돈 어떻게 만드냐? 애 타겠네..
나 찾았다며?
재천 낚시 손님 좀 끌어다 줘! 돈 팍팍 좀 쓸 사람들루!
친구 하이고! 오늘 해가 동쪽에서 뜬 거 맞냐?
친구 막둥이 집에 있었냐? 그래, 착실하게 공부해서 다시 학교
가라! 얘, 즈 큰형한테 묶여서 보내라는데 왜 그렇게 말을
안 들어? 서울 동규한테 가 있었으면 이번 일 같은 거 안
생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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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슬그머니 오토바이쪽 간다. 만져본다. 몹시도 갖고 싶은 오토바이. 친
구 오토바이 쪽에 은근히 신경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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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바쁜데 가봐!
친구 우리 미스코리아도 집에 있었구나!
상옥 (나오며) 아저씨, 저 취직시켜 주란 말예요!
친구 너 취직해서 뭐할려구?
상옥 돈 벌려구 그러죠!
친구 돈 벌어서 뭐하게? (이뻐한다)
상옥 옷두 사입구 구두두 사신구요!
친구 박선장! 우리 미스코리아 옷두 좀 사주구 구두두 사주구
해라! (오토바이 가서 시동걸며) 알아봐 줄게, 손님!
재천 어 그래
재천 밥 먹자, 민규야!
재천 저 녀석 왜 또 저러니?
상옥 몰라요. 돈 얼마 물어줬냐구 묻더니 괜히 혼자 삐졌어요
재천 말해줬어?
상옥 자꾸 묻는데 그럼 어떡해요?
재천 (화를 낸다) 이놈아! 그러게 말해주지 말랬잖았어?
상옥 아부지는 맨날 민규밖에 몰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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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축구공을 빵하고 차버린다. 많이 차 본 솜씨. 우당탕거리며 부엌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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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 수경 안방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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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수경부에게 웃옷을 갈아 입혀준다.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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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멀쩡한 옷을 왜 갈아입히는 거야?
수경모 구겨졌잖아요! 얼른 갈아 입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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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는 전화기를 들고 급하게 번호를 찍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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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얘네들이 집이 있나 모르겠네!
수경부 누구?
수경모 수한이랑 애주 부를려구요!
수경부 그 애들까지 불러들일 거 뭐 있어?
수경모 얘네들 집에 없네! 거기 핸드폰 번호 좀 불러줘보세요!
수경부 우리가 먼저 보구 애들은 나중에 보라구 해요! 글세!
수경모 당신 또 그 사람 앉혀두시구 엉뚱한 말씀하실까 걱정돼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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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자기가 돋보기를 보고 번호를 찍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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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내가 무슨 엉뚱한 소릴 하다구 그래요?
수경모 …(찍고) 수한이니? 그래, 나다! 니들 지금 어디 있니? 하
남? 거긴 왜 갔니?
수경부 하남 갔대?
수경모 그래? 어떡하니? 집에 좀 왔으면 하는데? 수경이 그 남자
가 지금 인사 온단다! 그래서 아버지 말씀이 이왕에 서루
얼굴보는 거 니들두 같이 만나보면 어떻겠나 하셔서!
수경부 내가 언제 그랬어요?
S#5. 집근처 까페
수경 자기 방금 뭐라구 했어? 돈 빌려달라구 했어?
동규 농담이야 관둬!
수경 뭐야, 진짜?
동규 농담이라니까!
수경 으응? 이상해?
동규 이상할 것 없어! 네가 어떻게 나오나 보구 싶어 그냥 한번
해본 소리라니까!
수경 그런게 아닌 것 같은데, 뭐야? 솔직히 말해봐. 뭐 급한 일
이라두 생긴 거야?
동규 아니라니까!
수경 아이, 뭐야? (화낸다)
동규 … 정말 아무것두 아냐! 수경이 한번 테스트 해본거야!
수경 체! (웃고) 궁금하면 말해줄게! 난 돈같은 거 빌려주구, 받
구 그런거 싫어. 절대 안해! 없으면 안 쓰구 말지. 남한테
꾸구 그런 성격 아냐! 됐습니까?
동규 됐습니다! (쓰게 웃는다)
수경 얼른 일어나!
동규 선배하고 약속있어 안 된다니까!
수경 잠깐 들러서 인사두 못해? (야속하다)
S#6. 수경거실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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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준비 다 해놓고 기다리느라 창밖을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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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여보, 와요!
수경부 와?
수경모 네! 어머, 키가 상당히 크네? 178?… 180은 안 될 것 같
구? 그쵸? 178에 72,3 킬로 정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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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7. 수경 집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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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종알거린다) 어쩌면 팔씨름하자구 하실지 모르구?
동규 팔씨름? 나 자신없는데?
수경 아님 갑자기 시 한수 외워 보라구 하실거야! 그래, 맞다
아마 그럴거야!
동규 시라니?
수경 애송시가 있느냐, 있으면 한번 외워봐라! 우리 새언니 우
리집에 처음 인사왔을 때 얼마나 웃겼는지 알아? 발발 떨
면서…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
이여…! 완전 코미디였잖아!
동규 나 제대루 외우는 시 하나두 없는데? 어떡하지?
수경 고등학교 때 배운 것 못 외워? 컨닝해, 내가 뒤에서 프롬
프더 역할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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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앞에서 서로 돌아본다. 수경, 동규의 몸매무새를 다시 한번 점검해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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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걱정마요! 동규 씨! 우리 아빠 엄마 좋은 분들이셔!
동규 (웃는다)
수경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