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8. 수경거실 (낮)
수경부모 들어서는 수경과 동규를 환대한다. 식당에서


수경            (긴장 감춘 채) 소개하겠습니다! 아빠,  엄마! 박동규 씨에
                요!
수경모          어서 와요!
동규            처음 뵙겠습니다. 박동규입니다.
수경부          (손 내밀어 위아래 살피며) 이 사람이  창문으로 내다보고 
                키가 178쯤 되겠다 하던데 맞나, 안 맞나?
수경모          (아이구)
동규            (고개 숙여 악수에 어정쩡하게 응하며) 네, 맞습니다.
수경부          체중은 72, 3킬로 정도? 것두 맞나?
동규            네? 네에. 72킬로입니다.
수경부          하여간 여자들 눈짐작이란거 가끔씩 놀란다니까! 안 그래? 
                자, 앉아요!
수경모          뭐 마실 거 좀 드릴까? 뭐 좋아하시나?
수경부          아니 뭐 와인 한병 있는  거 차게 한다구 수선 피웠잖아? 
                그거나 한잔씩 주지 뭘 그래?
수경모          (눈 흘기고 주방으로 간다)
수경도 같이 주방으로 가는데.

수경부          박군은 이번 대선에 누구 찍을건가?
수경모, 수경 주방가다가 황당해서 돌아본다.

동규            네? (잘못 듣고)
수경부          대통령 후보 중에 누가 제일 맘에 드냐구?
동규도 황당하다.
S#9. 바다가 보이는 언덕
민규, 개를 데리고 앉아있다. 막대기 하나 던지면 개가 달려가서 받아다 주 고, 다시 던지고 하는 민규, 외로워 보인다.


상옥            야, 밥 먹어!
민규            … 안 먹는댔잖아.
상옥            아부지! 얘, 밥 안 먹는데요!
상옥 뒤에 좀 떨어진 채 서있는 재천에게 일러바친다.

재천            빨리 안 와?
민규            ...
재천            이놈의 자식이! 아부지가 간다?! (나무란다)
민규            (하는 수 없이 무겁게 일어난다)
상옥            꼭 욕을 먹어야 움직이지, 그지?
함부로 본 밥상. 휴대용 가스풍로, 후라이팬에 삼겹살 구어먹는 식구들. 재 천, 고기 익은 것 골라서 민규 밥 위에, 상옥 밥 위에 골고루 놓아준다.

재천            민규야, 큰형 돈 있어! 걱정  말어! 그리구, 형제간에 그만
                한 일루 미안해 할 것 하나 없어!
상옥            그건 그래! 솔직히 큰오빠가  우리한테 해준 게 뭐  있냐? 
                괜찮아!
상옥, 야무지게 먹는다.


재천            …아부지, 일 열심히 할거다! 돈 많이 벌거야! 그러니 너두 
                마음잡고 공부를 다시 해라! 정 싫으면 기술을  배워두 좋
                구!
민규            취직하고 싶어요….
상옥            야, 여상 졸업한 나두 취업이 안 되는데, 전문대 1학년 다
                니다만 네가 어떻게 취직이 되니? 1년만 참구 졸업했으면 
                벌써 좋은데 취직 했을 건데! 주제 파악을 해라!
민규            아무데나 가면 되잖아!
재천            아무데나 가다니? 그건 안 되지!
민규, 말없이 먹기만 한다.

재천            뭐든지 천천히 충분히 생각을 많이 해! 생각이 그 사람 팔
                자를 만든다!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팔자루 살구, 거친 
                생각을 하면 거칠게 살구!  이건 아부지가 겪어봐서  하는 
                말이야.

재천, 아이들에게 다정하게 군다.

재천            그리구, 지난 일 다 끝난 일 갖구 주눅 들구 그럴 거 하나 
                없어요! 그건 늙은이들이나 하는 짓이야!
민규            미운 애들은 어떡해요, 아빠? 난 미운 놈들이 많은데
재천            미운 놈, 많지! 꼭 한 대 패주구 싶은 놈두 있어! 물론  참
                아야 하겠지만 이건 영  안 되겠다. 이런 놈은  진짜 나쁘
                다! 이럴 때는 패줘두 돼!
상옥            그랬다 또 돈 물어주라구?
재천            정 용서 안 되는 놈 있거든 말해! 그럼 아부지가  대신 상
                대 해줄테니! 넌 절대 손대지 말구 나한테 다 맡겨!
상옥            치, 뭐 아부지가 걔네들 이기나?
재천            그깐놈들 몇, 못 당할 것 같아? 봐! 아부지 보라구!

재천, 주먹을 쥐며 힘자랑을 해보인다. 가슴 근육도 부풀려 보이고.

상옥            우헤헤! 울 아부지 웃겨!

민규도 픽 웃는다.
S#11. 수경집 앞
애주, 수한이 고급차에서 내리며 다투고 있다.

수한            글쎄, 생각없이 갑자기  말이 나온 걸  어떡해! 엄마가 너 
                지금 어디냐? 하는데 얼른 하남이요! 이렇게 된 거라구
애주            알았어요, 관둬요!
수한            여보, 근데 엄마가 거기 왜 갔냐구 하면 어떡하냐?
애주            뭘 어떡해? 바람 쐬러 간 거죠 우리!
수한            그래! 우리 바람 쐬러 간 거야!  그러자구! 아, 뒷골 땡겨! 
                요즘 신경을 너무 썼더니 막 땡기네?

두 사람, 수퍼에 들러 잔뜩 사고 해서 들었다.
S#12. 수경집 거실 (낮)
수경모, 화난 체 다 먹은 예쁜 찻잔, 예쁜 과일 그릇 등을 치우고 있다.

수경부          아니, 내가 뭘 어쨌다구 그러는 거예요, 당신?
수경모          그럼 잘 하셨다는 거예요?

하는데 문 열리고 애주, 수한이 들어온다.

수한            문이 열렸네?
애주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온다, 손에 쇼핑백을 들고) 어머님! 
                저희 왔어요

하다가 돌아보니 동규가 없다.

애주            어머님, 어디 있어요?
수한            그 친구 어딨어요
수경모          갔다, 가버렸어! (화나서) 
애주            어머나! 왜 그렇게 빨리 갔어요?
수경부          다른 약속이 있다구 갔다.
수한            아니, 뭐 그렇게 싱거운 친구가 다 있어요?
수경모          다른 약속은 무슨  다른 약속? 느  아버지가 하두 황당한 
                것만 물으시니 질려서 가버린거지!
수한            아버지가 뭘 어떡하셨는데 엄마?
수경모, 부엌으로 가버린다.

수경모          (부엌에서) 난 말하기두 싫으니까 말 걸지마!
수한            아버지 어떡하셨어요?
수경부          내가 뭘 어떡해? 난 아무 잘못두 없다!
S#13. 부엌

수경모          아니 물어볼 건 하나두 안 물어 보시구,  뭐요? 대통령 선
                거에 누구 찍을 거냐구? 그건 왜 물어?
S#14. 거실
자리 옮겨서

수경부          지지 정당이 같은가 다른가 궁금해서 그랬소. 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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