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6. 동규 본가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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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들어서는데 갑자기 그들에게 쏟아지는 소금세례 놀라 보니 큰고모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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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고모 훠이!
동규부 누님 오셨수?
큰고모 (민규에게 한웅큼 더 뿌리며) 잡귀잡신 물러나라 훠이!
큰고모 이것아, 이 철없는 것아. 언제 철들래, 언제! 또 바쁜 우리
장손까지 불러내렸구나! 에라, 이놈아!
S#17. 동규본가 안방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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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본 저녁상에 소주놓고 둘러앉은 동규네 식구. 동규부, 소주잔에 소
주 한잔 따라 민규에게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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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부 막둥아, 이거 한잔 쑤욱 마셔! 그리구 밥 실컨 먹구 한잠
푹 자버려!
민규 (동규가 어려워서 안 받고 고개만 숙이고 있다)
동규부 야, 이놈아! 사내놈이 그깐일루 기죽구 그럴 거 하나없어!
어깨 펴! 어깨 쫙 펴구 이 잔 받아! 경찰서 한번두 안 가
본 사내가 무슨 사내냐? 괜찮아 아부지는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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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가 슬그머니 받으려고 하는데 동규가 가로챈다. 모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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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아부지가 자꾸 이러시니까 얘가 정신을 못 차리는 거 아
닙니까?
동규부 뭐가 어째?
동규 네가 깡패냐? 왜 싸움을 하구 그래? 주먹자랑 하는 것들
내 머리가 텅텅비었습니다 - 광고하구 다니는 거나 같아!
동규부 ...그만하랬다? 너?
동규 차라리 몇 대 맞구 말란 말야! 자식아!
민규 ...
상옥 처음에 민규두 많이 맞았어, 큰오빠. 노상 맞구 있다가 나
중에 몇 대 때린 게 잘못된 거야! 얘가 주먹이 워낙 세잖
아!
동규 (점점 화가 치솟는다) 그렇게 주먹이 세면 아주 복싱을 해
서 국위선양이나 하던지! 이게 무슨 망신이냐구 이게!
큰고모 (부친의 눈치를 보며) 동규야, 그만해라. 이왕지사 이리된
거 어쩌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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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겨우 진정한다. 동규부 동규를 쏘아본다. 동규, 겨우 자제한다. 민규,
말없이 고개 떨구고 앉아있다. 동규 나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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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동규 나가자 다가앉으며) 너, 손 괜찮아? 어디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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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민규의 손을 잡고 들여다보려하는데, 민규가 상옥 손을 툭 치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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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가만 있어봐! 어머 여기 부었다. 아부지 얘, 손목 많이 부
었어요. 너 약발라야 겠다! 가만있어! (민규 손목 잡은 채
로)
민규 이거 놔!
상옥 가만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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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약통을 찾고 수선이다. 동규부 혼자 자작으로 한잔 따라들고 그들 남
매 하는 것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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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8. 동규 마당
큰고모 얼마 물어줬냐?
동규 …
큰고모 그 사람들 장바닥에서 소문난 사람들이다. 이번에 한밑천
잡아서 가게 넓힐 거라고 하드란다.
동규 …
큰고모 (가엾다) 너두 참 복이 많다.. 영규놈 군대가서 몇 년 편했
다 했더니… (혀 찬다)
S#19. 신병교육대 한 사무실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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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장 영규가 신병들의 신상명세서 중 하나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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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강남구 청담동 하이라인빌라트라? 빌라트? 좋지!...? 보호
자, 주 제일대표이사? 대표이사 좋지! 2남1녀 중 차남. 누
나, 22세! 조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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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하나 찍었다는 얼굴을 하는데 훈련병 하나 얼어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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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너, 김동욱이지, 일루 와
훈병 (제대로 쳐다도 못 보고 얼어서) 충성! 훈병! 김! 동! 욱!
부르심 받고 왔습니다!
영규 좋아! 군기가 바짝들었구나! 좋아! 근데, 이게 뭐냐, 얼굴
이? 너 어디 아픈 덴 없냐?
훈병 (겁난다) 넷! 없슴다!
영규 …쉬어…
훈병 ?
영규 먹어.
훈병 (겁먹고 영규를 두려운 듯 본다)
영규 먹어 자식아, 너 이거 얻어 먹으려고 어제 교회갔었잖아?
그지?
훈병 (들켰구나 싶어 겁먹는다)
영규 괜찮아 괜찮아, 얼른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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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빼앗아서 까준다. 훈병, 받아들고 의심의 눈초리로 본다. 영규, 미리
타놓은 인스탄트 커피에 더운물을 부어 저어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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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기분같으면 너한테 향기좋은 자블놈 한잔 주구 싶은데…
너 자블놈이 뭔지 알지?
훈병 네! 자마이카 블루마운틴 커피입니다!
영규 그거 향기 기차잖냐? 헤이즐넛두 괜찮구, 그지?
훈병 (그 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나려고 한다)
영규 그래, 헤이즐넛이라구 생각하구, 이거 먹으며 한잔해, 천천
히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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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병, 아직도 경계심 못 푼 채로 딱딱 굳어서 먹기 시작한다, 명령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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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천천히 먹어 체할라.
영규 너 아직 깔깔이 안 입었니?
훈병 깔깔이요?
영규 동내의 말야!
훈병 아, 넷! 안 입었습니다!
영규 지금은 괜찮지만, 새벽 동처설 때 꼭 입어 임마! 알았어?
까딱하면 동상 걸려! 서울 달력하구 여기 달력하군 달라!
알았어?
훈병 넷! 알겠습니다!
S#20. 같은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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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굳은 훈병에게 초코파이를 더 주고 있는 영규. 벌써 세 개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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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안심하구 먹어, 커피두 더 마시구. 넌 내가 왜 너한테 이
러한 특별대우를 해주는가 궁금한 모양인데 딴 뜻은 없어!
네가 꼭 고향에 있는 내 동생 같아서 그래! 생김생김이 굉
장히 닮았다구!
훈병 (조금 안심이 된다)
영규 커피 더 마셔. (따라주고는) 힘들지?
훈병 괜찮습니다!
영규 괜찮긴 뭐가 괜찮아 임마, 딱 죽겠지?
훈병 …
영규 훈련하구, 얼차려가 아직두 구분 안 되지? 하두 힘드니까
어디 다리라두 하나쯤 뚝 부러졌으면, 그래서 그 핑계루
후송이나 되었으면 하구 간절히 바래지?
훈병 (귀신이네?) 아, 아닙니다!
영규 이 자식이 지금 거짓말하구 있어? 그래, 안 그래?
훈병 마 맞습니다!
영규 집에 가구 싶지…? 따뜻한 물루 실컨 샤워하구, 냄새죽이
는 걸루 스킨 착착 바르구 나가서, 친구들 만나 생맥주 핏
처 하나 놓고 골뱅이무침 하나에, 담배는 뭘루 할까? 팔팔
이 좋니? 디스가 좋니?
훈병 …말보로요. (그립다)
영규 임마! 양담배는 안돼, 마! (알밤 한 대 주고) 지금 우리나
라 무역적자가 얼만데 양담배냐?
훈병 (다시 얼고)
영규 ..그래, 어쨌건 그러구 싶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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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데 중대장이 오는 게 보인다. 영규 얼른 톤 바꿔서, 후다닥 치울 것 치
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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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여긴 네가 알다시피 군대야! 사회에서 잘 나갔던 애건 못
나갔던 애건 대등하게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한몸을 바쳐
야 하는 군대라구! 오구 싶다구 아무나 오지두 못해! 특히
나 군대 중에서두 특히 우리 중대원이 된 걸 특별한 영광
이란 걸 잊지 말도록! 알았나?
훈병 넷!
중대장 박병장 나 좀 보자!
영규 네! 중대장님!
영규 가. (눈끔쩍하고는 얼른 가서) 부르셨습니까, 중대장님!
(돌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