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1. 병원 근처 다방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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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러앉은 부친 친구와 동규, 환자 부모. 완강한 듯 돌아앉은 환자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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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사둔! 그저 다른 건 다 눈 딱 감구, 이 사람, 수백리 길 한
숨에 달려온 이 사람 얼굴 봐서 마음 좀 풀어주세요!
동규 어르신,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다 제가 동생을 잘못 가
르친 탓입니다. 차후엔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제가 책임
지구 가르치겠습니다.
친구 (마누라한테도 빌라고 찔벅)
동규 아주머님, 제가 무릎 꿇구 대신 빌겠습니다. 한번만 봐주
십시오.
환자부 젊은 사람이 이렇게 하구 나오니, 우리 이 사람 봐서 합의
합시다.
환자모 합의는 무슨 합의! 난 못 해!
친구 아이구 아주머니, 또 왜 이러십니까?
환자모 나는 억만금두 싫구 다 싫어요! 그저 우리 아들 이 지경
으루 때린 그 깡패! 유치장에 팍 쳐넣어서 한 몇 년 살리
는 것밖엔.. 소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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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훌쩍 일어나는 시늉한다. 친구, 다급하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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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아주머니.. (달래며) 맘 한번 딱 크게 잡수시구 마세요! 아
같이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이해를 하셔얍죠! (동규에게
빌라고 눈 꿈쩍꿈쩍)
동규 아주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한번만 아량을 베풀어 주십시
오. 아저씨 정말 죄송합니다...
환자부 이거 봐, 즈엄마 (모에게) 이 젊은 사람 낯을 봐서 우리가
한번 봐줍시다.
환자모 세상에! 살인백정이여, 지가? 사람을 어떻게 그 지경으루
으깨놔, 으깨놓길!
동규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미안하다)
환자부 좋아요, 비는 장수 어쩌지 못하더라구. 우리가 지구 맙시
다, 응?
동규 감사합니다.
친구 고맙습니다, 사둔!
환자부 그럼 치료비 갖구 왔음 주시오!
동규 저 지금 당장은 없습니다.
친구 급하게 내려오느라 준비를 못했대요!
친구 돈은 송금해 드립니다. 오늘이 토요일 오후구 내일은 일요
일이구 하니, 월요일 아침까지는 틀림없이!
동규 네, 구좌를 적어주시면 송금해드리겠습니다.
환자모 아니 댁을 뭘 믿구 돈두 안 받구 우리가 합의를 해줘?
동규 아주머니. 한번만 믿어 주십시오.
환자부 좋아, 뭐 믿읍시다. 아부지하고는 달라 보이니까 한번 믿
어보자구! 통장번호 적은 거 갖구 있지?
환자부 틀림없이 월요일 아침에 바루 입금돼야 해요?
동규 며칠 늦어지게 될지두 모르겠습니다.
친구 화요일, 화요일까지는 되지, 그지?
동규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네, 화요일까지..
환자모 (돌아앉은 채로) 화요일은 안돼! 동식이 아부지!
환자부 화요일은 안 되구, 월요일까지 해주는 걸루 합시다.
친구 월요일, 오케이?
동규 월요일 오후까지 해드리겠습니다.
환자부 그럽시다, 그럼.
환자모 언제 봤다구 말 한마디 믿구 말어? 문서를 적어야지! 각서
받아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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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모, 미리 준비한게 분명한 종이 한 장에 볼펜까지 척 내민다. 동규, 좀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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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아, 그럼 써드려야지! 각서 써! 맞아요! 똘똘한 맏아들보다
떨떨한 문서가 낫드라구, 이거 한 장 적어!
환자모 사둔두 연대 보증한다는 도장 하나 찍어 주시구요!
친구 아, 나까지 쓸거 뭐 있을까 몰라? (쓰기 싫다)
환자부 (마누라 기세에 힘입어) 일이 약속하구 다를 적엔 사둔이
인제 모든 책임을 지셔야 할거요!
환자모 우리라구, 뒤에 사람 없는 거 아니니까... 망신하기 싫으면
알아서 하시오!
S#12. 다방 근처 적당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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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부, 담배 피우고 있다. 속으로 아들에게 면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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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욱 아부지, 큰오빠 되게 화냈지요?
동규부 막둥이 밥 좀 먹더냐?
상욱 아니요, 밥맛 없다구 안 먹어.
동규 빵이라두 좀 사다 넣어주지.
상욱 경찰 아저씨가 사다 줬는대두 안 먹드래요. 아부지, 오빠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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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 동규와 환자부모, 친구가 다가온다. 친구, 잘되었다고 손짓 몰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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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3. 연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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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가수가 노래를 하고 있다. 민요가수가 아니라 세미 클래식 정도의 가
수. 수경이 조용히 자리로 들어온다. 전화 해보고 오는 길이다. 수경부, 자
리를 돌며 술잔을 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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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자리로 오며) 너, 그 사람 오늘 온댔잖아? 어딨어?
수경 …
애주 참 아가씨, 오늘 인사시킬 분 데려오신다더니, 안 왔잖아
요?
수경 (창피하다)
수경모 어떻게 된 거니? 안 왔어?
수경 급한 일이 생겼대요, 회사에요….
홍여사 언니 오늘 너무 너무 이쁘다, 축하해.
수경모 고마워.
홍여사 근데 오늘 수경이 애인 데리고 온댔다며? 어디 앉았어?
누구야?
수경모 못 왔대. 회사에 갑자기 급한 일이 있어서.
홍여사 어머, 언니! 그 남자 됐다! 일단 스케일이 된다!
수경모 뭐가 됐어? 뭐가 스케일이 되구?
홍여사 요즘 영맨들 형편 없거든! 처가집에 잘 보일려구 벌벌거리
구 근데 회사일 바쁘다구 떳떳하게 빠질 줄두 알구, 괜찮
다! 얘, 수경아. 난 어쩐지 그 남자 휘일이 좋구나?
S#14. 시골경찰서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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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서서 기다리고 있다. 뒤돌아선 채로. 상옥이 뱅뱅 눈치보며 맴을 돈
다. 동규, 그제서야 상옥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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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넌 옷이 그게 뭐냐?
상옥 머, 어때?
동규 어떻게 된 거야? 왜 싸웠어?
상옥 몰라, 민규가 지나가는데 괜히 건방지다구 불러세웠다나
봐, 쟤네들이
동규 괜히 불러 세울 리가 있어?
상옥 …그 전에부텀 몇 번 시비를 걸구 하는걸 민규가 참았었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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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데 동규부를 따라서 민규가 나온다. 민규는 우울한 얼굴이다. 동규부,
민규 손을 잡고 데리고 나오는 모습으로 봐서 평소 애지중지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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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오빠, 민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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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부, 동규가 보고 있는 것을 알자 민규 등짝을 한 대 친다. 이놈의 자식
다시 또 한번 그래봐라 등등 하며. 동규, 그 태도 보기 싫어 확 돌아서 버
린다. 찬바람이 이는 동규의 태도. 민규, 동규의 태도에 주눅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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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부 가자!
S#15. 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