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6. 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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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급하게 달려오는 지방택시 한 대. 그 안에 탄 양복차림의 동규 얼굴이
몹시 초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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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7. 병원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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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가 탄 차가 거칠게 어느 작은 병원입구에 내린다. 외과병원. 동규, 돈을
급하게 치르고 막 병원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아버지 친구가 나온다.
막 식사를 한 뒤인 듯 이쑤시개를 사용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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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어, 동규 오는구나!
동규 아저씨, 우리 아버진요?
친구 안에, 병실에 계신다.
동규 어딜 어떻게 다치신 겁니까? 무슨 사곱니까?
친구 들어가 보자...!
S#8. 병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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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가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온다. 동규부, 한쪽에 앉아서 설렁탕 정도를
후루룩 마시다가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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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아부지!
동규부 너 왔냐?
동규 어떻게 되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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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눈에 보이는 싸움하다 다쳐 입원한 민규 또래의 청년과 인상쓰고
있는 그들 부모. 온통 붕대로 머리싸고 붓고 터지고 한 환자. 그리고 장화
등 낚시복 차림의 아버지는 인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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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부 아주머니! 얘가 내 큰아들이요! 얘가 민규 큰형이라구요!
야, 너 그거 내놔봐!
동규 ..?
동규부 신분증! 사원신분증 말야!
동규 (당황하며) 아부지.
동규부 이거 보슈! 이래두 내가 헛소리요, 이래두 내가 뻥친거요?
이거 보라구! 이 회사가 바루 태양그룹 계열회사라구!
여기 입사하기가 별따기보다 힘들어서 입사고시라구 해!
바루, 그 고시 패스한 애가 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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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노동자풍인 환자부, 신분증이 든 지갑을 보려고 고개를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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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부 자! 자 보시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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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얼른 아버지 손에서 지갑을 빼앗으려 하나 안 뺏기는 동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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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부 아무리 불신이 팽배한 시대라구 하지만 말야. 사람이 사람
말을 믿어야지! 자, 아주머니두 보세요! 이래두 우리
아들이 전부 깡팬지 아닌지 보시라구요!
환자모 사람친 것이 깡패지 그럼 뭐래요?
동규부 아니, 이 아주머니가 또 그러시네? 누가 깡패냐구요,
글쎄?
환자모 어쨌거나 여러 소리 할 것없이 우리 아들, 금쪽같은 우리
아들 머리터진 것, 여기 이 코뼉다구 주저앉은 것 도로 세
워놓아주고 이빨 분질러진 것 도로 붙여놔주고 우리는 그
것밖에 바라는 것이 없으니까는! 맘대루 하시오!
동규부 그러니까 여기 이 사람이 바쁜 중에 내려온 거 아니요!
(동규) 이야기를 하자구요!
환자모 이야기는 무슨 이야기를 더해! 나는 할말 하나두 없어! 딱
우리아들 원상태로 해놔! 그러기 전에는 아저씨두 여기서
한발짝두 못 나가요! 아이구 내새끼, 못 먹이고 못 입히고
못 가르친 것만 해도 에미 속이 쓰리고 애리는데, 깡패한
테 맞아서 다 죽게 생겼네!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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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를 본 환자모, 임자 만났다는 기분으로 한바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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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9. 병실 밖 일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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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동규를 달래가며 이야기하는 아버지 친구와 은근히 아들 눈치를 보는
동규부. 뒤에서 무안해서 핼끔거리는 상옥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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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그저 먹자구 덤비는 귀신은 먹여서 달래는 수밖에 없드라
구, 어떡할 거냐? 달라는대루 준다구 네가 약속을 해!
동규 그만 일루 저를 불러내리신 겁니까?
동규부 그럼 막무가낸데 어떡하냐, 임마!
동규 아버지가 해결을 하셨어야죠!
친구 느아부지하고는 애시당초 상대를 안하겠다는거야! 딱 알
아! 떼 써두 느아부지한테선 동전 한닢 안 나온다는 거 알
구, 목표가 처음부터 너야! 그러니 어떡허니? 경찰에서는
바루 민규놈 검찰루 넘겨버리겠다고 하고, 합의는 안 해주
고!
동규 (화나서) 아무리 그런다구, 아부지가 다 돌아가시게 생겼
다구, 임종할 준비하구 내려오라구, 그런 말이 어딨습니
까?
친구 그건 내가 시켰다! 시간은 자꾸 가구, 애는 넘어가게 생겼
구! 검찰까지 가면 끝장이잖냐! 어떻든 네가 와야 해결이
될 것 같아서 내가 상옥이한테 시켰다. 그렇게 전화하라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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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이가 다시 핼끔 오빠에게 미안한 얼굴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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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저분들 요구가 뭡니까?
친구 돈 달래는 거지!
동규 (분해서 죽겠다) 얼마요
친구 천!
동규 (기겁하고)
동규부 도둑놈들이야!
동규 (힐끗 부친을 본다)
친구 처음엔 2천 불렀어! 내가 달래서 겨우겨우 반으루 깎은
거야. 우리 사둔의 사둔되거든, 저 양반네가.
동규부 아주 아들놈 매 몇 대 맞은 걸루 팔자를 고치려 들어! 도
둑놈들!
친구 야! 그런 소리마! 너 같으면 돈 천 갖구 되냐? 애를 저지
경으로 만들어놨는데? 그리구 정말루 치료비두 상당할 거
라구! 머리 터진거야. 꿰맨 거 실밥 빼면 끝이지만, 그 이
빨 두 개 해넣구 하자면 돈 꽤 든다구! 코두 저거 물렁뼈
주저앉은 거 손 봐야 할거구! 기백은 쉽게 들거야!
동규부 그런다구 천씩 달래냐?
친구 정신적 위자료라는 게 있다잖더냐? 같이 듣구선 그래?
동규 언제까지 해달라는 거예요?
친구 당장 해달라는 거지! 오늘 저녁 안에 합의 안 되면 민규
낼 새벽엔 넘어가! 좀 서둘러 봐!
동규 그런 큰 돈이 저한테 당장 어디 있습니까?
동규부 ...나중에 다 갚아줄테니까 우선 네가 변통을 해봐!
동규 전 그런 큰돈 알아볼 데두 없어요!
동규부 사내 자식이 큰돈 큰돈 그래, 겨우 돈 천 갖구!
친구 학교 동창생들 친구들한테 에스 오 에스 좀 쳐봐! 나중에
어떡하든지 해주면 될 거 아냐!
동규 주말에 돈 꿔달라구 전화를 해요? 아저씨 저 못해요! 민규
그 자식 아주 이 기회에 실컨 고생 좀 하게 내버려두죠!
동규부 뭐...어째?
동규 이게 몇 번쨉니까, 벌써? 네!
친구 야, 첫 번째가 아니니까 이러는 거 아니냐! 니 동생 이번
에 들어가면 진짜 별 달어!
S#10. 연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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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적 사회자인 사람이 수경부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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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그럼 오늘의 주인공이신 윤, 현, 수 선생님의 답례 말씀이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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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박수를 치고 수경부 일어나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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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아들을 잘못 둬서 고생하는 분들이 요즘 많던데, 거기에
저까지 끼게 될 줄 몰랐습니다.
수경부 저 녀석이 얼마 전에 그래요. 아부지, 이번 생신이 환갑이
신데요. 어떡할까요, 해서 제가 그랬죠. 야, 인석아! 입 다
물어! 그래도 뭐 어쩌구 우물우물 하기에 너 정 섭섭하면
그럼 나 느 엄마하구 한 몇 달 여행이나 하게 돈이나 좀
두둑히 내놔라 했더니 계산상 이쪽이 아마 돈이 덜 먹히
는 모양인지, 공개리에 이 망신을 시킵니다. 글쎄.
수경부 환갑이니 뭐니 하지만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힙니다.
저, 아직도 팔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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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친구가 그걸 누가 믿어? 하고 웃으며 핀잔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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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저 친구는 의심스러운 모양인데, 제가 직장에서는 비록 명
예롭게 물러났습니다만 집에서는 아직도 제가 여러 가지
루.. 밤이구 낮이구 분명히 현역임을 공개리에 천명하는
바입니다. 의심스러우신 분은 여기 제 아내에게 개인적으
루 확인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여보, 내가 허위증언 하
는 거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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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와 웃고 박수 치고. 웃으며 아이고, 이 주책! 하는 얼굴의 수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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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아니 그럼 여기에서 아주 확인하구 넘어가는 거 어떻습니
까, 여러분?
사회자 ...저 어머님... 방금 아버님 말씀.. 진실입니까?
수경모 아유, 몰라요, 전 몰라요...
사회자 아버님, 어머님은 전혀 모르신다는데요?
수경부 아, 왜 몰라? 아침에두 내가 뽀뽀해줬잖아! 했어, 안했어?
사회자 사실만을 증언하셔야 합니다, 어머님? 아침에 뽀뽀 하셨어
요, 안하셨어요?
수경모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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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웃고 하객석에 앉은 홍여사는 불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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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아우, 저 양반들 오늘 왜 저리시니? (저질발언 걸린다는
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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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하객남자 웃다가 좀 무안해 하고. 가족석의 수경은 그런 사이에도 한
번 출입구 돌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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