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본격적인 야외 촬영이 진행된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촬영은 매일 새벽부터 시작되는 것이 정해진 규칙. 일단 야외 촬영에 나가면 스텝들은 각자 맡은 일로 분주하다.

섭외를 담당하는 스텝은 보통 2회분의 대본이 나오자마자, 새롭게 등장하는 장소를 표시하여 그에 적절한 장소를 찾고 연출 스텝들과 상의한 후, 최종적인 촬영 장소를 결정한다. 예전과는 달리 TV 드라마 촬영이라도 장소 협찬에 까탈스럽게 구는 사람들이 많아 갈수록 힘이 드는 형편.

흔히 촬영장에서 FD(Floor Director)라고 불리는 연출 보조의 경우 누구보다도 바쁜 스텝 중 하나. 촬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주의도 주어야 하고, 동시 녹음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지나가는 차도 통제해야 한다. 물론 다음에 이동할 장소를 모든 스텝들과 연기자들에게 알려주고, 다음 장면에 등장하는 연기자들에게 일일이 촬영 스케줄을 전해주는 것도 바로 이 FD의 몫이다.

연출팀·촬영팀·조명팀·동시 녹음팀·분장팀·미용팀·의상팀·소도구팀 등 야외 촬영에 동원되는 제작 스텝들은 대략 25명 안팎. 이들이 각자 맡은 분야의 촬영 준비를 완전히 끝내면 본격적인 리허설에 들어간다.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촬영인 만큼 카메라 리허설은 그다지 길지 않다. 두세 번의 짧은 드라이 리허설이 끝나면 곧장 PD의 큐사인이 들어가고, 스튜디오 녹화 때보다 주변 소음이나 구경꾼들로 인한 NG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순식간에 현장은 긴장이 맴돈다. NG가 계속 나서 촬영 시간이 한번 지연되기 시작하면 꽉 짜여진 하루의 촬영 스케줄에 큰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의 경우,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그만큼 낮 촬영 스케줄은 더욱 촉박하기 마련이다.

현재 매주 고정적으로 야외 촬영을 하고 있는 곳은 민규(송승헌 분)와 계순이(이경진 분) 일하는 분식집이 있는 대학로, 상옥이(서유정 분) 다니는 강남의 한 모델 학원, 수경(최진실 분)의 친정집 장면을 촬영하는 평창동 주택가, 영규(차인표 분) 시연(이본 분)이 자주 가는 압구정동의 재즈 카페 정도이다. 이밖에 등장하는 촬영 장소들은 그때그때 물색하여 섭외를 한다고.

재천(최불암 분)의 고향으로 나오는 영덕이나 영규의 군부대 촬영이 이루어졌던 춘천 등 특별한 지방 촬영이 없는 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그대 그리고 나> 의 제작팀들은 서울 어느 곳에선가 '현재 야외 촬영중'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촬영 장소를 찾아 하루종일 서울의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지나가고, 새벽부터 시작된 촬영은 언제나 자정을 넘겨서야 끝나기 일쑤이다. 이러한 야외 촬영은 매주 어김없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날마다 되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