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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M] 능수능란 정경호, 고구마 현실에 사이다 콸콸 '노무사 노무진' ★★★

기사입력2025-06-03 09:00
올해 1분기 사망 근로자 137명. 여전히 반복되는 산재 사고 현실을 반영하듯, '노무사 노무진'이 노동자의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여기에 정경호의 능수능란한 연기는, 메시지의 진정성에 설득력을 더했다.

[리뷰M] 능수능란 정경호, 고구마 현실에 사이다 콸콸 '노무사 노무진' ★★★

최근 MBC 새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극본 김보통·연출 임순례)이 첫 방송을 시작했다. 첫 회 시청률은 4.1%를 기록하며 순항 궤도에 올랐다.(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유령 보는 노무사의 좌충우돌 노동 문제 해결기를 담은 코믹 판타지 활극 '노무사 노무진'은 정경호, 설인아, 차학연이 팀 '무진스'로 뭉쳐 산업재해로 죽은 유령들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고군분투를 펼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리틀 포레스트', '교섭' 등을 연출한 충무로 대표 감독 임순례의 첫 드라마 연출작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여기에 넷플릭스 'D.P.' 시리즈의 김보통 작가,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유승희 작가가 합류해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웰메이드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했다.

드라마의 첫 에피소드는 공장 현장 실습을 하다가 기계 끼임 사고로 죽은 고등학생 이민욱(박수오)의 사연을 담았다. 정식 채용이 되기 위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성실히 일했던 민욱. 조심하지 않으면 기계에 빨려 들어갈 수 있다는 주의만 받고 일을 시작했던 그는 안전규정이 지켜지지 않아 발생한 사고에 죽음을 맞았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공장과 유족 간 합의로 사고는 조용히 덮였고, 학교는 취업률 때문에 무책임으로 일관했다. 정경호, 설인아, 차학연은 사고의 숨겨진 진상을 파헤치기 시작했고, 악덕 공장주 및 관리자의 은폐와 조작을 밝혀냈다.

'노무사 노무진'은 극 초반 주인공 삼인방의 유쾌한 케미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성으로 시선을 끌었음에도, 각 에피소드의 현실성을 강조하며 묵직한 소재를 마냥 가볍게 다루지 않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리뷰M] 능수능란 정경호, 고구마 현실에 사이다 콸콸 '노무사 노무진' ★★★

무엇보다 첫 에피소드가 최근 사회적 화두에 오른 한 산재 사고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근로자의 끼임 사망 사고를 놓고 각계의 성토가 이어지는 가운데, '노무사 노무진'의 정경호가 악덕 공장주에게 가하는 '참교육' 서사는 더욱 극적인 카타르시스로 보여지는 것.

시청자의 몰입을 극대화하는 정경호의 '투 페이스'는 놀랍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와 '일타스캔들' 등에서 다소 날티나고 까칠했던 캐릭터성을 이번 작품에서도 십분 발휘하지만, 휴머니즘을 감정에 섞어 연기할 때면 180도 달라진 묵직한 면모가 그의 얼굴에 선명하게 서린다.

코미디와 휴머니즘의 영역을 서로 훼손하지 않고, 하나의 얼굴에서 분리해 보여줄 수 있다는 건 정경호의 분명한 장기다. '노무사 노무진'이 매주 노동자들이 겪는 다양한 재해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은 안타까운 현실에 개탄하면서도, 복수극 플롯 특유의 '사이다 카타르시스' 또한 잃지 않을 것이라 전망된다.

정경호의 능수능란 연기가 돋보이는 '노무사 노무진'은 매주 금, 토요일 밤 9시 50분 MBC에서 첫 방송된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출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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