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드라마_네이비

< 인터뷰 후기 >
비가 온다던 예보와는 달리 가을하늘이 그림처럼 예쁘던 10월 초의 어느 월요일.

인터뷰 장소였던 이훈씨의 부대 안은 도심임에도 불구하고 녹음이 짙고 빌딩 한 채 보이지 않게 한적하여 오랫만에 소풍이라도 나온 듯한 착각에 빠진 드라마지기와 그 일당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사실 이번 인터뷰까지 오는 길이 쉽지 만은 않았다. 삼척동자도 알다시피 이훈씨는 국가의 부름을 받은 몸이 아니던가. 마음을 졸이며 부대의 허가를 기다린 지 어언 일주일. OK전화를 받은 드라마지기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국기를 바라보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가 여의도 벌에 전해지고 있다나 어쨌다나.

건물 일층까지 마중 나와준 이훈씨를 본 첫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변했다'는 것이었다. 짧은 머리 때문일까 아니면 군복 때문일까 입대 전보다 풋풋하고 어려보인다는 느낌? 그의 설명인 즉 입대 후 10kg이 빠졌기 때문이란다. 그 순간 드라마지기와 그 일당이 느낀 입대의 유혹이 어찌나 강렬하던지.. 매일의 훈련과 촬영으로 검게 그을은 피부와 당당한 말투는 또 그의 군복과 어찌나 빛나게 어울렸는지 여러분도 네이비를 통해서 느껴보시기 바란다.

시종일관 거침 없는 목소리와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보여주던 이훈씨! 그러나 드라마지기가 본 것은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곧고도 반듯한 그의 자세, 무릎 위에 올려놓은 주먹진 손, 그리고 다, 나, 까?의 전형적인 군대식 말투... 그러나 바짝 군기가 든 모습마저도 자연스러웠던 그의 모습에서 드라마지기는 군인으로서 또 연기자로서 그의 든든한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왠만한 여자 부럽지 않은 보송보송한 피부와 그의 눈 웃음은 그를 실제 나이보다도 어려보이게 했는데, 아이 얘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눈 속에 자글자글 끓는 그 무엇이 이훈을 한 아이의 아빠로 보이게 했고 또 자신도 아빠로서의 역할을 무척이나 즐거워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듯 했다.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시원시원하게 답변을 풀어가던 이훈! 그가 얼굴을 붉혔던 단 한번의 순간이 있었으니 바로 서경석 일병에 대한 에피소드를 얘기하던 부분!(동영상으로 확인해 보시라) 사회에서는 선배였던 서경석 일병이 상병인 이훈씨의 후임으로 들어와 깍듯이 선임 대접을 해주는 것이 내심 무척이나 곤혹이었던 모양이었다.

어느덧 인터뷰는 끝나고 부대원들과 함께 이동을 서두르는 이훈씨를 뒤로하고 근처의 중국집에서 자장면발은 강하게 빨아들이던 우리일당에게 "맛있게 드십시오!" 하고 인사를 건내는 그 누군가가 있었으니 바로 이훈씨! 그 싹싹함에 감동 받으며 다시 자장면에 집중하던 우리 일당은 식사를 마치고 나서야 이 훈씨가 우리의 자장면 값을 같이 계산하고 나간 것을 알았으니, 아무 상관없는 중국집 주인 아주머니한테 고개 숙여 인사 드리고 나오는 것 말고는 달리 고마운 마음을 전할 길 없었다. 이훈씨! 다음에 뵈면 그땐 저희가 자장면에 군만두까지 상다리 휘어지도록 대접하겠습니다!!

쿨한 남자와 만났던 가을의 인터뷰. 여러분도 네이비를 통해 늦은 가을 저녁 그의 쿨함에 젖어 보심이 어떠하실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후기의 또 후기 : 인터뷰 중 드라마지기 앞에서 시원시원하게 답변을 풀던 사람은 우리가 흔히 부르던 터프가이 이훈이 아니었다. 진중하고 예의 바르고 유쾌한 웃음을 웃을 줄 아는 군인 그것이 드라마지기가 느낀 2001년 가을 이훈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