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월~금 저녁 8시 20분
기획:김정욱 / 연출:김병욱,김창동,김영기
이름: 예능지기 조회:
서민정 "넘어지는 연기만 50번 이상 연습해요"
[마이데일리 = 장서윤 기자] "극중 '서선생' 캐릭터와 민정씨가 실제로도 많이 닮았나요?" "네, 많이 비슷해요"

웃으면 정확하게 반달 모양이 되는 정겨운 눈매를 지닌 탤런트 서민정(28)에게 가장 궁금했던 건 최근 인기 급상승중인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속에서 선생 캐릭터와 실제 모습이 비슷한지 여부였다.

학생들의 얕은 거짓말에도 금방 속는 순진함과 좋아하는 남자에게 사랑고백을 하면서 육중한 토끼 의상을 입은 채 "전 닳고 닳은 여자에요"라고 진지하게 얘기하는 엉뚱함을 한데 갖춘 그 모습이 실제와도 같은지 무척 궁금했다.

그런 질문에 곧바로 '그렇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러고보니 겉보기엔 착하기만 할 것 같은 조용한 성격 이면에 누구도 못말리는 재기발랄함이 숨겨져 있는 게 극중 서선생과 서민정은 동일인물이다. 그리고 그렇게 감춰져 있던 엉뚱함은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말 그대로 '거침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서민정은 "다른 점이 있다면, 극중 서선생은 저보다 순수해서 더 사랑스러워요. 남자든 여자든 순수한 사람이 참 좋거든요. 그래서 사람 만날 때도 진심으로 대하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될 때도 많죠"라고 덧붙인다.

지난 17일 저녁 서울 강남 모처에서 만난 서민정은 빡빡한 촬영 스케줄 탓에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표정만은 생기가 넘쳤다.

서민정은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연기가 결코 쉽진 않지만 '너 때문에 많이 웃는다'는 얘길 들으면 피로가 모두 날아가는 기분"이라며 최근 무척 기쁘게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첫방송한 '거침없이 하이킥'은 당초 8%대의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현재 20%대를 넘보며 인기몰이를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대가족의 수장격인 한의사 역의 이순재와 순진한 서선생 역의 서민정이 있다.

언뜻 보면 서민정의 연기는 별 특색이 없는 듯도 하다. 갑자기 나타난 짝사랑하는 남자(최민용)를 보고 당황해 도망가다 크게 넘어지고, 변비에서 탈출했다며 화장실에서 나와 엉덩이 춤을 추는 등 지나치게 액션으로 승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장면 하나하나를 위한 서민정의 노력을 감안하면 '하이킥'의 상승세는 그의 공임에 틀림없다.

서민정은 "넘어지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연출하기 위해 거울 앞에서 50번 넘게 연습하고 표정연기도 어색하게 느껴져 수십번씩 미리 해 보고서야 카메라 앞에 서곤 해요"라고 전했다.

이어 "난 워낙 가진 것이 없어 늘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진지한 표정으로 덧붙인다. 그러나 2000년 케이블TV VJ로 시작해 어느덧 연예계 생활 8년째다. 정말 별 재능이 없다면 경쟁 치열한 연예계에서 10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 왔을리 만무하다.

실제로 그녀는 톱스타는 아니지만 그간 VJ, MC, 라디오 DJ, 영화, 드라마 그리고 일명 '음치송'으로 히트친 노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쉼없이 대중 앞에 자신의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 폭넓은 활동이 가능했던 건 '거침없이 하이킥'에서의 연기처럼 여배우로서는 망설일 법도 한 '망가지는 모습'을 결코 개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서민정은 "때로는 나도 여성스러운 역할도 하고싶지만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내 모습을 볼 때가 훨씬 행복하다"며 "그래서 극중 망가지는 건 전혀 두렵지 않다"며 특유의 '서민정표 반달눈 웃음'을 지어보였다. 8년째 시청자들 곁을 지켜온 서민정의 조용하지만 오래가는 힘의 원천을 알 수 있는 증거였다.

[MBC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중인 탤런트 서민정. 사진 = 송일섭 기자andlyu@mydaily.co.kr]

장서윤 기자 ciel@my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