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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봄 드라마의 키워드는 '우먼 파워'

2005년 봄 TV 드라마 속에서 신데렐라는 사라졌다.

지난해 SBS '파리의 연인', KBS '풀 하우스', MBC '황태자의 첫사랑', SBS '발리에서 생긴 일' 등 평범한 여성이 우연히 재벌 2세나 톱스타를 만나 '특별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주류를 이뤘다. '신데렐라 전성시대'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들 속에서는 이같은 여성의 모습을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현실에 단단히 발을 딛고 선 채 적극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진해나가는 여자 주인공들의 파워가 늘고 있는 것이다.

'내 가족은 내가 지키는' 신애라와 유진

최근 월화드라마 최강자 자리를 차지한 SBS '불량주부'가 그 대표격이다. '불량주부' 속 신애라는 오히려 '신데렐라'의 정반대 지점에 있다. 그는 남편 손창민이 해고되자 직접 자기 일을 찾아 나선다.

사랑하는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아무리 힘들어도 어떻게든 살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MBC '원더풀 라이프'도 마찬가지다. 유진이 연기하는 세진은 극중 어느 남자들보다도 똑 부러지고 자신의 의지가 강한 여성이다. 하룻밤 실수로 생긴 아이를 꿋꿋하게 낳아 기를 만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도 있는 유진의 모습을 보면 남편이 된 김재원 쪽은 '불량 남편'처럼 느껴진다.

SBS '그린 로즈'의 이다해는 이를 넘어서 스스로가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여자로 등장한다. 부와 미모에 착한 성격, 굳은 심지와 순애보까지 지니고 있는 그녀는 일견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수많은 '남성' 재벌 2세들이 선사해온 판타지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내 인생은 나의 것!"

KBS '열여덟 스물아홉'은 스타 배우의 '평범한' 아내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들은 고등학교 때 동등한 입장에서 연애를 시작한 커플이다. 열여덟의 기억에서 멈춰버린 스물아홉의 혜찬은 "열여덟의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았는데 이렇게 한 남자의 뒷바라지만 하며 살고 있다니"라고 말하며 다시 한번 시나리오 작가의 꿈을 찾아 나선다.

사극인 KBS '해신'의 채시라와 수애, SBS '토지'의 김현주마저도 숱한 남자들의 기세에 절대 억눌리지 않는다. 방법이 어떠했든 능동적인 자세로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이들의 모습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강한 여성'들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MBC '신입사원'에서도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켜줄 누군가를 찾아나서는 것은 한가인이 아니라 남자인 봉삼 쪽이다. 봉삼에게 버림받고도 '살기 위해' 꿋꿋하게 회사를 다니는 한가인에게 새롭게 등장한 남자는 말이 좋아 대기업 수석 입사자일 뿐 사실은 날건달에 가까운 문정혁이다.

스스로 행복을 찾아나가는 여주인공들

이처럼 '돈 많은 남자'에 의존하지 않고 사랑, 가족, 혹은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최근의 여주인공들은 유리구두 한짝을 던져놓은 채 왕자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던 '신데렐라' 보다는 조건에 대항하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인어공주' 형에 가깝다.

이들이 과연 여성들이 꿈꾸던 '주체적인 여성상'을 대변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남아있지만 적어도 '꿈만 같은 행운'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행복을 찾아나가는 여성들을 대거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시청자들에게 반가운 일일 것이다.

/배영은 기자 youngeu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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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4.8 (금) 조이뉴스24 배영은 기자]






2005-04-08(1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