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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관계로 바람난(?) '월화 드라마'

현재 방송중인 월화 드라마들은 저마다 확연히 다른 개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의외로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부부를 축으로 한 사각관계'라는 점이다.

한국 드라마의 3대 요소는 '불치병, 기억상실, 부부 외도'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만큼 바람난 부부의 이야기는 생소하지 않은 소재이다.

하지만 이들 월화 드라마에 나오는 부부들은 기존 드라마처럼 불꽃같은 남편(혹은 아내)의 외도와 그에 대항한 상대의 맞바람이라는 극단적인 전개와는 조금 다르다. 조금 달라진 월화 드라마의 색다른 '바람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보자.

"우린 너무 빨리 부부가 됐어"

MBC '원더풀 라이프'의 사각 관계를 두고 '부도덕한 부부 외도'라고 몰아 붙이기에는 애매하다.

당사자인 어린 부부 승완(김재원)과 세진(유진)은 우연한 하룻밤으로 아이가 생겨 어쩔 수 없이 부부가 됐다.

여기에 승완은 이미 채영(한은정)이라는 여자친구에 순정을 바치고 있었으니 아내인 세진에게는 눈이 가지 않는다. 세진 역시 사랑 없는 결혼이 힘들었던 것은 마찬가지다.

채영의 옛 남자친구였지만 채영이 승완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서면서 버림받았던 도현(이지훈)에게 동병상련을 느껴 가까워진다.

세진과 승완 부부는 둘 사이의 사랑이 싹트기도 전에 서로 다른 상대에게 흔들리고 그 와중에 인물들 끼리 좌충우돌 부딪치며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간다.

질투가 질투를 부르고 다시 그 질투가 상대를 자극한다는 이들의 사랑 공식은 '신성한 결혼 서약을 어기는 부도덕한 외도'라기 보다 어쩌다 결혼이란 굴레에 묶인 두 청춘남녀가 티격태격하며 서로를 마주보는 과정일 뿐이다.

"누가 원수를 사랑하라 했던가?"

KBS '열여덟 스물아홉'의 혜찬(박선영) 역시 자신을 '바람난 아내'로 지칭한다면 펄쩍 뛸 것이다. 혜찬은 아예 자신이 결혼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29살의 혜찬은 상영(류수영)과 결혼한 상태지만 교통사고로 인해 18살의 기억만이 남게 되었다. 18살 혜찬의 기억속에 상영은 남편은 커녕 누가 부인 이 될지 참 그 여자가 불쌍한 '불량 남자'일 뿐이었다.

이런 원수 비슷한 관계였던 상영이 자신의 남편이라니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혜찬이 한 눈을 파는 것은 당연지사다.

특히 자신은 18살 소녀인데 주위에서는 자신도 기억 못하는 29살의 혜찬의 모습과 역할을 요구하니 혜찬은 더욱 지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신을 18살 있는 그대로의 감성으로 받아들여주는 순수한 소년 눈(이중문)에게 기대게 된다.

또한 그렇게 흔들리는 혜찬을 씁쓸하게 지켜보는 상영의 옆에는 오래도록 그만을 바라본 대학 후배 지영(박은혜)이 다가온다. 한 명은 사랑을 기억하지만 다른 한 명에게는 사랑이 생소함을 느끼며 엇갈리는 불일치 속으로 각각 다른 상대가 스며든 것이다.

"정말 그런 마음 없다고 자신할 수 있어?"

앞의 두 드라마가 부부라기보다는 차라리 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불안과 그에 따른 혼란을 그리고 있다면 SBS '불량주부'는 너무 오래된 사랑 때문에 흔들리는 부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익숙한 관계에 지쳐 사랑보다는 정으로 살아가는 부부들이 잠시 다른 상대에게 혹 하는 설레임을 갖는 것은 어느 부부에게나 있을 법한 '흔들림'이다.

직장일만 하다 조기 실직으로 전업주부가 된 수한(손창민)이나, 남편의 실직으로 가정주부에서 커리어 우먼으로 전격 변신한 미나(신애라)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수한은 아파트 부녀회, 슈퍼마켓과 유치원 부모 모임 등 전업주부들의 사회에 적응하느라 힘들고, 거기에 자신과 똑같이 이방인으로 헤매고 있는 유진(유민)에게 끌리게 된다.

미나 역시 오랜만에 다시 시작한 직장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고 그 와중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남자 선우(조연우)에게 설레임을 느낀다. 거기에 선우는 미나를 '여자'로 봐준다.

그것은 '누군가의 어머니와 아내' 이기 이전에 '여자'이고 싶은 미나의 마음을 파고드는 것이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 가족이 있더라

이처럼 세 월화드라마의 부부들은 각각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에는 '가족' 혹은 '부부'라는 안전망으로 다시 귀환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기존 드라마에서 부부의 '바람끼','외도' 가 가정을 파괴하는 원인이었다면 이들 월화 드라마에서 부부의 '바람'은 가정을 더욱 단단하게 뭉치게 하는 요소로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사랑을 이제 막 시작해 성장통을 겪는 부부든, 사랑에 지친 권태기 부부든 결국 상대에게 원하던 바를 다른 사람을 통해 얻기 위해 한 눈을 팔 뿐 그들은 결국 다시 처음의 자리로 돌아온다. 사랑은 자신이 좀 더 고개를 숙이고, 좀 더 상대를 용서하는 '노력'이라는 교훈을 깨달으며 자신의 반쪽을 확인한다.

/석현혜 기자 actio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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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4.6 (수) 조이뉴스24 석현혜 기자]






2005-04-08(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