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미소’? 이제는 사람을 살리는 미소다.”
탤런트 김재원은 데뷔하자마자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2001년 데뷔작인 MBC
‘우리 집’에 이어 MBC 미니시리즈 ‘로망스’로 ‘살인 미소’라는 별명과 함께 스타로 떠올랐다. 불과 1년 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이후에도
MBC ‘내 사랑 팥쥐’, SBS ‘라이벌’ ‘술의 나라’ 등의 주인공을 차지했다. 그러나 너무 빠르게 오른 탓일까. 내리막길은 가파랐다.
KBS 2TV ‘북경 내사랑’과 SBS ‘형수님은 열아홉’ 등 연달아 실패를 맛봤다. ‘살인 미소’라는 별명도 그를 떠나는
듯했다. 그런 김재원이 MBC 월화 미니시리즈 ‘원더풀 라이프’(극본 진수완ㆍ연출 이창한)를 통해 다시 눈부신 미소를 보여주고 있다.
예전의 치기 어린 ‘살인 미소’가 아니라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편안한 웃음이다. 그는 “몇 차례 실패가 나를 돌아보게 했다.
성패를 떠나 연기를 좋아하고 몰입할 수 있게 됐다”며 부쩍 성숙해진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 이젠 사람을 살리는 미소다
김재원이 ‘원더풀 라이프’를 선택할 때 주위에선
많은 우려를 표시했다. ‘북경 내사랑’과 ‘형수님은 열아홉’에 이어 이번에도 실패하면 헤어나기 쉽지 않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원더풀
라이프’의 연출자가 김재원과 4번이나 함께 작업한 이창한 PD라는 점도 우려의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나 김재원은 연기 은사인 이 PD의 캐스팅
제의를 단 한 번의 고민도 없이 수락했다.
그를 아끼는 사람들은 “부담스러운 선택 아니냐”고 걱정했지만 김재원은 “상승세만 이어갈
순 없듯이 내리막에도 끝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작품을 통해 다시 올라설 거란 믿음이 있었다. 작품 속 내 모습도 철부지에서 ‘어른’으로
성장한다. 더없이 좋은 캐릭터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그 동안 덕분에 좌절을 극복할 수 있는 내공이 생겼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에 대한 고마움과 신뢰를 굳힐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그는 “이 감독님은 급하게 이 작품을 준비했다. 캐스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믿을 만한 사람으로 떠올린 게 나였다. 그런 믿음에 당연히 보답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원더풀
라이프’에서 김재원이 맡은 승완 역은 하룻밤 사랑으로 아빠가 되고 결혼을 하는 철없는 신세대다. 그러나 그는 예기치 않은 출산과 결혼을 거치며
가족과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어른’이 된다. 김재원의 ‘살인 미소’가 편안하고 푸근해진 배경이다.
# 이제야 프로의 의미를 알았다
김재원은 빠르게 스타덤에 오른 덕분에 일찌감치
많은 인기를 모았지만 대신 그 만큼 진정한 프로의식을 가질 기회를 갖지 못했다. 자유로운 생활을 즐겼고 몸 관리 등 연기 외적인 부분에서
스스로를 관리하는 데에 매우 소홀했다. 데뷔 초기에 비해 14㎏이나 불어난 체중이 이를 방증한다. 그로 하여금 이 같은 방종을 돌아보게 해준
계기도 실패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원래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이래선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건 10배도 넘게 힘들었다. 왜 프로의식을 강조하는지 깨달았다.”
김재원은 ‘형수님은 열아홉’을 마치자마자 한 자리에서 소주
7병이나 마실 정도로 좋아하던 술을 일절 입에도 대지 않았고 담배도 끊었다. 30㎏이나 되는 납조끼를 입고 다니며 체중 조절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갑작스러운 심한 운동으로 무릎에 무리가 올 정도로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살인 미소’ 시절의 늘씬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물론 그는 앞으로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몸도 가벼워졌지만 무엇보다 마음과 정신이 맑아졌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롱런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그 동안 소홀히 했던 무술 수업도 다시 시작해 정신 수양도
계속할 예정이다.”
/이동현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사진=김지곤기자
[2005.3.24 (목) 스포츠한국 이동현/김지곤(사진) 기자]
2005-03-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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