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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 0.049] MBC 월화극 '원더풀 라이프' 김재원



실제 얼마나 살인적인지 궁금했던 터라 만남이 기대됐다. 지난달 23일 오후 9시 30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양곱창구이집 매운여자에서 그를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웬 걸, 분침이 15분을 가리키는데 벌써 도착했단다.(부랴부랴 달려갔다) 김재원은 첫인상이 무척 예의 바른 청년이었다. 인사성이나 행동거지, 어느 것 하나 흐트러짐이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말을 편하게 하라고 했다.

(그럼 그래야지, 내가 여덟살이나 많은 큰 형 뻘인데) 왠지 우쭐한 게 기분이 좋았다.

술잔을 비우기 무섭게 술을 따라 주는 것도 고마웠다. 주량을 물었다. 답을 좀 꺼리는 듯 싶더니 한창땐 소주 7~8병은 거뜬했단다. (으악! 강적이다) 다행히 내일 새벽부터 촬영이 있어 조금만 마시기로 했다. 그것도 시작부터 좋은 술 OO주로 말이다. (휴~)

하룻밤 사랑으로 유진과 계약결혼

-알코올 농도 0.025-여자친구 없다며. 유진은 어때?

김재원은 싱가포르에서 일주일간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마치고 오늘 오전에야 입국했다. 이틀 밤샘 촬영 후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대본 리딩을 하고 나서야 마주했으니 얼마나 빡빡한 스케줄인가. 이런 날 쉬지 않고 득달같이 달려와 준 김재원이 예뻐 보였다. 물론 얼굴엔 피곤함이 슬쩍 묻어났지만.

김재원은 이달 7일 시작하는 MBC TV 월화극 <원더풀 라이프>에서 남자주인공 한승완으로 출연한다. '하룻밤 사랑'으로 원치 않는 아이를 갖게 되고 어쩔 수 없이 계약결혼을 한 뒤 상대역 유진과 좌충우돌한다. 결국은 책임감을 느끼며 계약결혼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사랑의 결합을 이루게 된다.

이 드라마에서 난생 처음 유부남 역을 맡는다. 유부남이란 설정이 앳된 얼굴과 잘 어울리지 않지만 유진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수 출신답지 않게 연기력이 뛰어나던데요. 기술적으로 보면 성량이나 호흡 조절이 좋고 감수성이 풍부해요"라며 유진에 대한 칭찬에 침이 마르지 않는다.(벌써 유진에 대해 모두 간파했나 본데?)

"여자로서 유진은 어떠냐"고 바로 들이댔다. 순간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유진을 드라마 촬영 전후로 몇 번 만났어요. 좋은 친구죠. 하지만 좀 더 여성스런 사람이 좋아요. 거기다 가정적인 여자"라며 은근슬쩍 빠져나간다. (고단수야!) 김재원은 참 똑똑한 친구였다. 나이는 어리지만 상당히 침착하고 행동 하나 말 한마디가 많은 생각 후 나오는 것이 참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살찌면 프로의식 없어 보여 운동으로 다이어트

-0.049- 5개월만에 14㎏ 감량이라, 다이어트 모델해도 되겠네

금세 운동으로 화제가 바뀌었다. SBS TV 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 출연 때부터 5개월여 만에 무려 14㎏이나 감량했다. 지금은 최적이라 할 수 있는 67~68㎏이다. (김재원의 키는 183?병?) 얼핏 보기에도 날씬한 게 날렵한 모습이었다. "배우는 살찌면 안 예뻐 보이는 것 같아요. 화면에서 볼 때 프로의식도 없어 보이고." 프로다운 모습이다. (무섭군)

술 병이 세 병을 넘어가면서 양 염통 처녑 등 곱창집 메뉴는 모두 먹어 보는 것 같다. 푸짐하게 먹어선지 배가 슬쩍 불러 왔다. 김재원은 훌쩍훌쩍 잔을 비우는 모양새가 역시 술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런데 꼭 혼자 마시질 않고 내 잔을 채워줬다. (별 수 없이 취할 수밖에. 난 술에 약한데TT)

'알딸딸'하니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싶어졌다. "원나잇스탠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전 사랑에 있어 보수적 스타일이죠. 한승완과 비슷한 반면 술에 의해 잠자리를 갖는 것은 저와 다른 점이죠.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극과 같은 상황이고 실제 사랑하는 여자라면 당연히 책임져야죠." 은근히 기대했지만 대답은 다소 실망스럽다. '교과서'같지 않은가. 술이 들어가도 사려 깊은 성격 때문인 것 같았다.

그렇다고 물러설 순 없지. 질문 강도를 한층 높였다. 육체적 사랑에 대해 물었다. "정신적 육체적 사랑이 모두 중요한 것 같아요. 대부분의 이혼 사유가 육체적 사랑의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그러잖아요." (사랑은 좀 해 본 것 같은데)

연거푸 흥행 실패 "신인 마음가짐으로 재도전"

-0.065- 인기의 이면엔 쓴맛도 있었지만 덕분에 더욱 성숙했다

인간 김재원의 꿈은 의외로 소박했다. "멋진 남자로 남고 싶어요. 주변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그놈 참 괜찮지'라고 말할 수 있는 남자요. 또 항상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주변 사람들도 함께." 너무 평범하다고 평하니 항변이 멋지다. "소박해 보이지만 잘 생각해 보면 정말 큰 꿈이죠. 치열한 삶 속에서 행복을 느끼기란 그리 쉽지 않잖아요." 다시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어쭈! 인생 좀 아는 것 같은데)

취기가 전신에서 느껴지자 심술이 생겼다. '독한' 질문을 하고 싶었다. "솔직히 KBS 2TV 드라마 <북경 내사랑> 흥행 실패 이후 연기자로서 주춤한 양상인데, 스스로 느끼나?"

김재원에게 이번 작품은 연기자로 무척 중요하다. <형수님은 열아홉>, 영화 <내사랑 싸가지>까지 연거푸 출연작이 빛을 못 봐 흥행배우로서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

그런 만큼 본인의 각오는 남다르다. "애써서 작업했는데 팬들이 몰라줄 때 가장 힘들어요. 연예인이란 것이 남들이 알아 줘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연기자에게 인기란 당근과 채찍 같아요. 고민도 많았지만 이 기간이 나를 돌이켜볼 수 있는 채찍이 된 것 같아요. '평생 연기자로 남자'고 마음 먹었죠. 이번 작품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신인이다 생각하고 임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술기운 덕인지 초반보다 좀 더 솔직하고 인간적인 것 같았다.

<원더풀 라이프>에선 김재원이 꼭 시청률 대박을 터뜨려 그의 전매 특허인 '살인 미소'가 항상 얼굴에 가득하기를 기대해 본다. 미소만으로도 남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 아닌가. (다음 번엔 아우 김재원과 소주로 '맞장'을 붙어 봐야겠다)



[2005.3.1 (화) 일간스포츠 이영준 기자]




2005-03-02(1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