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좀더 '리얼'한 의학 드라마로 차별화"
MBC 주말극 '하얀 거탑' 연출 안판석 PD

 

(이천=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대본상 췌장 말단에 1cm만큼의 종양이 있다고 한다면 1cm의 종양이 있는 췌장을 만들어요. 리얼리티 재현에 조금 더 자신이 있습니다."

27일 오후 경기도 이천의 세트장. 수술대 위에 배를 가른 여성이 팔을 벌리고 누웠다. 대장과 췌장 등 각종 장기가 옆에 꺼내져 있다. 물론 모두 '가짜'다.

일본 소설 원작의 MBC 의학 드라마 '하얀 거탑'(극본 이기원, 연출 안판석)에 사용될 '수술용' 몸은 모두 3개. 여성 전신 하나와 남녀 상반신을 미리 맞춰놨다.

단역배우와 스태프의 몸을 이용해 석고 뜨듯 사람 같은 모형을 만들어냈다. 팔뚝의 실핏줄까지 꼼꼼히 그려넣어 사실감을 더한다.

안판석 PD가 가장 신경 쓰는 것도 곳곳의 '디테일'이다. 미국의 의학 드라마 'ER'나 범죄 수사 드라마 'C.S.I.'가 속도감 있고 실험적인 촬영과 편집으로 눈길을 모았지만 '하얀 거탑'의 모토는 '있는 그대로'다.

"영상기술에 색다른 시도는 없어요. 있는 그대로, 기술이 들어가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찍고 있고 시청자들이 볼 수 없을 것 같은 디테일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기존 의학 드라마들도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고, 차별화한다면 우리는 좀더 리얼할 것 같습니다."

전문용어들도 그대로 사용된다. 의학 드라마에서는 전문성을 살리면서도 극 전개의 맥을 끊지 않는 정도의 전문용어 사용이 중요하지만 '하얀 거탑'은 사실감에 좀더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병원에서는 영어만 쓰니까 걱정되더라고요. 한국말로 쓰자니 삐걱대는 느낌이고 이렇게 저렇게 해보다가 '여기가 미국이냐'는 비난을 듣더라도 병원에서 하는 대로 찍고 있어요. 그런 비난이 있다면 그 화살이 한바퀴 돌아서 병원에서 영어만 쓰는 관행을 향했으면 합니다."

병원이 무대지만 '하얀 거탑'은 정치를 드라마의 줄기로 삼는다. 대학병원 일반외과 부교수인 장준혁(김명민 분)이 정교수가 되기 위해 해외 유학파 의사 노민국(차인표)과 대결하고 야망을 이루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여의사는 없고 특별한 멜로도 없다. '의학 드라마=병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라는 우스개가 있을 만큼 전문 분야를 다루는 드라마가 멜로라는 함정에 빠질 위험도 크지만 원작대로 간다.

"병원에서 진료하는 이야기는 아니고, 병원에서 정치하는 드라마입니다. 인간관계와 서열, 헤게모니 싸움에 대한 얘긴데, 원작을 각색하면서 멜로를 보강하려는 유혹에 빠지기도 했지만 나사 바꿔 낀 것처럼 어긋나더군요. '또 그거야' '만날 그거야' 하시기도 하겠지만 찍으면서 암만 생각해도 '또, 만날 그런 거'는 아닌 것 같아요. 새로운 걸 본다는 기분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하얀 거탑'은 내년 1월6일부터 '환상의 커플'이 방송되던 토-일요일 오후 9시40분에 방송된다.

[연합뉴스]






2006-12-28 (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