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박스 같은 창고를 지나 잠시 걸어가니 매끈한 병원 내부가 보인다. 방금까지 걸어온 곳과는
사뭇다른 이곳. 각종 첨단 수술장비와 병원 기자재들이 들어차 있다. 수술실 내부로 들어가 보니 수술대 위에 사람(인 것 같은 무엇)이 누워있다.
갈라진 배로 내장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반대편 수술실 위를 보니 이번에는 상반신만 보이는 사람이 있다. 끔찍하다.
내년
1월6일부터 방송될 MBC '하얀거탑'의 세트장 모습이다. 기존 의학드라마가 실제 병원에서 촬영을 진행한 것과 달리 이번 드라마는 국내 최초로
병원 세트장을 제작한 뒤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실제 병원장비들을 그대로 들여온 이곳. 조금 전 수술대 위에
놓여있던 사람모양의 실리콘 인형만 해도 2500만원이 넘는다. 실제 사람의 본을 떠서 만든 이 인형에는 각종 장기와 심박까지 느낄 수 있는
장비가 마련돼 있다.
이날 촬영장면은 최도영 역의 이선균과 오경환 역의 변희봉이 대화를 나누는 신. 이선균이 열연하는 최도영은
어떤 외압에도 신념을 굽히지 않고 인술을 펼치는 강직한 내과 부교수로 주인공인 장준혁(김명민 분)의 동기 동창이다. 처음에는 기초의학의 병리학을
전공했으나 병에 걸려 죽어가는 환자를 자기 손으로 치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임상 쪽으로 전공을 바꾸었다. 자상하고 친절하고 사려가 깊다. 때문에
환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몸을 맡기고 싶은 그런 의사의 전형을 보여준다.
영화 '괴물'에서 가족을 사랑하는 아버지이자 할아버지로
등장한 변희봉은 이번 드라마에서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깐깐하고 소신있는 병리학 교수 오경환으로 등장한다. 이날 공개된 촬영분은 변희봉이
병원 내부의 불의에 맞서려는 이선균이 다칠 것을 우려해 조언을 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방송에서 배를 가르고 일일이 보여줄 수 없지만 실제로 내장의 티끌 하나까지
생생하게 재현했다"는 안판석 PD의 말처럼 세트장 곳곳에는 실제 병원과 환자를 방불케 할 정도로 잘 재현돼 있었다.
입원실에는
환자대신 피곤에 지친 스태프들이 누워있어 색다른 풍경을 재현했지만, 이번 드라마에 등장하는 간호사는 모두 수술실에서 어시스턴트를 해온 실제
간호사들이라 그만큼 전문성과 사실감이 뒷받침된다.
"옆에서 촬영을 함께하는 간호사들이 실제 간호사기 때문에 수시로 도움을
받는다"는 주인공 김명민. 그는 "현장에서 바로바로 지도해주고 잘못된 부분은 보완해 주기때문에 현장감이 살아있다"고 밝힌다.
이번
세트장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수술실을 마치 생중계하듯 꾸며놓은 수술위 중계실. 마치 취조실에서 형사가 취조하는 모습을 다른 형사들이 볼 수
있듯이, 환자를 수술하는 집도의의 모습을 수술실 윗 방에서 내려볼 수 있도로 꾸며놓았다.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수술실은
외국에는 있지만 한국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드라마에서 극적인 장면이 많기 때문에 한국에는 없는 이같은 수술실을 꾸몄다"고
전했다.
내년 1월6일 시청자들을 찾아갈 본격 메디컬 드라마 '하얀거탑'은 일본에서도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받은 작품이다. 우리나라는 그 드라마 원작의 판권을 구입해 2년에 걸친 자료 조사와 의료 시스템의 고증, 국내 의학교수들의 자문
등에 힘입어 더욱 발전된 한국식 '하얀거탑'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야망으로 가득 찬 천재 외과의사 장준혁(김명민)의 일생을
통해서 의료계와 교수사회에 대한 적나라한 해부와 인간의 존엄성을 그린 '하얀거탑'은 김명민 차인표 이선균이 주연을 맡았으며 이정길 송선미 김창완
변희봉 정한용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