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주말드라마<장미의 전쟁> 기획 : 장근수   극본 : 노유경   연출 : 이창순   방송 : 토,일 저녁 7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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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MBC 주막연속극 '장미의 전쟁'으로 컴백
그녀 미소엔 아픔도 비껴가더라

'질투' 최수종과 12년만에 황금 콤비 재회 든든
부부 갈등 그린 작품 선뜻 수락… '배우'니까요

"감독님은 참 괜한 걱정을 하셨군요."

톱스타 최진실(36)이 웃으며 건넨 이 한마디에 이창순 PD는 "허허" 웃고 말았다.

드라마 시놉시스를 건네준 뒤 보름여간 '퇴짜 맞으면 어떡하지'라며 스타 PD답지 않게 '벙어리 냉가슴'을 앓아왔는데 걱정이 눈 녹듯 녹아버렸다. 말로만 듣던 배우 최진실의 '스케일'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자리를 함께 했던 톱탤런트 최수종도 "거봐요. 진실이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니까요"라며 맞장구를 쳤다.

지난달 말 서울 강남의 한식당에서 있었던 세 사람의 저녁 식사는 의기투합의 자리였다.

다음달 20일 시작되는 MBC TV 주말연속극 '장미의 전쟁'(극본 김선영)에서 호흡을 맞추게 될 이들은 벌써부터 들떠 있다.

1992년 당시 새 이성교제 풍속도를 만들어낼 만큼 화제를 모았던 '질투'의 남녀 주인공이 12년만에 재회, 2004년판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서 최진실은 지성과 미모를 갖춘 산부인과 전문의다. 매사에 자신만만하고 똑부러진 성격. 열렬히 그녀를 따라 다니다 결혼에 골인, '빵빵한' 처가에 얹혀 사는 최수종은 맘씨 좋고 사랑에 약한 비뇨기과의사다. 최수종의 외도로 이들은 상처받고 싸우다 헤어지지만 결국 그 사랑의 힘에 의지해 서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재결합한다는 내용이다. 이창순 PD가 걱정했던 것은 바로 이같은 불화와 갈등 스토리란 점. 남편인 조성민과의 불화가 알려지면서 엄청난 마음고생을 했던 최진실이 자신의 '하고 싶지 않은 얘기'를 담은 듯한 드라마에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우려였다.

하지만 최진실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톱스타란 말보다 '배우'란 말이 더 좋아요. 오랜 기간 날 사랑해준 팬들에게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또 그속에서 한명의 팬이라도 희망과 즐거움 그리고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배우로서 가장 큰 보람이란 생각이 들었죠."

그녀는 "수종 오빠 덕분에 쉽게 결심할 수 있었다"고 했다. 1992년 드라마 '질투' 마지막회에서 감동의 포옹 그리고 진한 키스를 나눴던 최수종은 지금도 가장 편한 오빠다. 12년만에 만났는데 바로 어제 본 사람 같단다.

지난 1년간 집안에 틀어박혀 뜨개질로 답답한 맘을 달래왔던 그녀로선 12년 전 자신을 반석에 올려줬던 드라마의 파트너를 만난 게 천군만마를 얻은 것 만큼 든든하다. "다 묻어주고 나와 함께 좋은 작품 만들자. 그냥 날 믿고 따라 오면 돼"라는 최수종의 격려에 그녀는 눈물이 핑 돌았다고 했다.

"좋은 감독, 좋은 파트너 만났는데 뭔가 보여드려야죠. 26일 촬영이 시작되는데 막 봄기운이 움트는 시점이라서 춥지도 않고 딱 좋을 거예요. 연기에 한껏 빠져 보고 싶어요." 세월이 흘러도 20대 초반의 싱그러움을 잃지 않고 있는 그녀의 미소에서 봄처녀의 설렘이 살포시 엿보였다.
 

"수종 오빠랑 진한 신은 없죠?"

"수종 오빠랑 진한 신은 없는 거죠. 감독님." 지난달말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있은 이창순 PD와의 저녁 식사 끝무렵에 최진실은 농담인 듯 진담인 듯 이 부분을 두어번 확인했다.

12년전 드라마의 짝인 최수종의 격려로 새 드라마 출연을 흔쾌히 수용했지만 역시 최수종이 전해준 자녀 양육 체험담이 맘에 걸렸기 때문이다.

내용인즉 최수종이 '태조 왕건'에서 모 여자 탤런트와 키스를 나눈 장면을 목격한 아들이 벌써 몇달째 아빠에게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

최수종과 마찬가지로 아들과 딸을 한명씩 키우고 있는 엄마 최진실로선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대목이었다.

올해 네살인 아들이 언제 커서 최수종의 아들처럼 자신에게 극중 연기에 대해 시비를 걸어올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2년 세월의 간극 속에 처녀 총각에서 어느덧 엄마 아빠로 바뀌어 이같은 농담 아닌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너무나 우습고 신기했다는 게 최진실의 말이었다.



[스포츠조선 송채수 기자]




2004-03-12(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