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척세력은 명덕태후의 조카인 홍언박(洪彦博)으로 대표되는 다수의 남양 홍씨, 그리고
홍씨와 인척관계에 있었던 다수의 사람이다. 이들은 당시 살아있었던 명덕태후를 매개로
공민왕과 긴밀하게 연결되었으며, 왕실의 외척으로서 당시의 어려운 상황에서 왕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함께 할 수 있는 세력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공민왕 초년의 인사에서 외척세력은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고 있다. 공민왕은
이제현을 수상인 첨의정승(僉議政丞)에 등용하고, 조일신을 참리(參理)에, 유숙을
좌부대언(左副代言)에 임명하는 등 전면적인 인사이동을 통해 새로운 진용을 갖추었는데,
이때 대언(代言) 이상의 고위 관직자 중 22명이 새롭게 임명되었다. 여기에는 왕위 경쟁
당시 공민왕을 지지했던 인물 3명, 공민왕을 연경에서 모셨던 인물 15명이 포함되어 있다.
외척세력으로는 왕의 이종사촌형의 아들인 정오 한 명만 들어있는데, 그는 연저수종공신
이기도 하였다.

한편 이 인사에서는 기황후로 인해 크게 위세를 떨쳤던 기씨 일족이 거의 배제되어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