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저수종공신은 왕 즉위 후의 포상과 등용을 기대하고 원나라까지 가서 시종하였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구성은 매우 다양하였는데, 공민왕 즉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권문세족 출신의 조일신(趙日新), 과거 합격자로 하급 관직을
지녔던 유숙(柳淑)같은 사람이 있으며, 하급 무관과 환관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은 공민왕과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서 일단 충성심만큼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였다. 공민왕 원년 5월에 왕이 보우를 불러서 나라를 다스리는 법을 물었을 때 보우가 간사한 자를 제거하고 바른 이를 등용하면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답하였는데, 이는 원나라에서 왕을 시종하였던 조일신 등을 겨냥한 말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왕은 원나라에서 왕을 시종할 때 그들의 노고가 많았기 때문에 가볍게 제거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귀국 후 조일신 등이 정치를 함부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이렇다할 정치적 기반이
없었던 공민왕은 연저수종공신에게 크게 의존하였으며, 이들의 횡포도 어느 정도 묵인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