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주로 충렬왕 때(1274~1308)를 기점으로 원나라와 벌인 외교활동에 관련된 자
(통역관 등), 매를 이용한 사냥을 좋아하는 원나라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구인
응방(鷹坊)에 속한 자 등이 승진을 거듭하여 부원배의 세력화를 이루었다. 곧 이들은
국내 기반이 약했던 고려 왕의 측근세력으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점차 국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여 정치적 위기 상황을 자주 초래하였다.

원나라의 내정 간섭이 심해지면서 원나라에 진출했던 고려인 중 환관으로 득세한 자들이
귀국하여 각종 사회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였으나 이들은 원나라의 비호와 고려 왕의
신임을 배경으로 고려에서도 승승장구하였다.

또 원나라 황실이나 관료와 혼인관계 맺은 것을 기반으로 하여 득세한 부원세력도
등장하였다. 특히 기철 등은 원나라 순제의 황후인 기황후 소생이 황태자로 책봉된
것을 계기로 그 세도가 절정에 달하였다.

그렇지만 원, 명 교체기를 틈타 공민왕이 시행한 반원(反元)정책에 의해 왕 5년(1356)에
기철 등이 제거되면서 그를 중심으로 한 부원배 일파는 고려 정치 무대에서 퇴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