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형성되었던 부원세력들은 출신 성분이 천하거나 크게 두드러지지 않은 가문
출신이 대부분이어서 학문적 소양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매우 많았다. 그런 까닭에
이들은 문신 관료보다는 무신 관료직을 발판으로 정치적 진출을 도모하였다.
그러다가 몽골어 통역관이나 응방(鷹坊) 등의 관계자가 된 사람들이 차츰 영향력을
키워갔고, 원나라의 관료로 진출한 고려인들이 고려에도 기반을 확보하여 국내 정치에
많이 관여하였음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다.

원나라 관료로 진출한 고려인들 중에는 원나라 황실의 환관이 많았는데, 이들은
원나라에 있으면서 양국간 외교의 한 축을 담당하였다. 고려 왕이 원나라에 청원할
일이 있으면 이들을 통하였기 때문에 고려 출신 원나라 환관들은 고려 왕의 총애를
받고 있었다. 원나라의 내정 간섭이 심해지거나 국내 정치 상황이 악화될수록 이들의
입지는 커졌다. 이들은 고려의 대원 외교에 종사한 대가로 고려에서 정치적 영향력도
가질 수 있었다.

한편 이들은 원 간섭기에 나타난 사회?경제적 문제, 즉 농장(農莊) 형성으로 대표되는
토지 문제, 수취체제 문란 등을 이용하여 경제 기반을 주로 확보하였다. 부원배들은
토지 개간을 핑계로 하여 국가에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거나, 남의 땅을 빼앗고
백성들을 노비로 만들면서 농장을 만들어 부를 축적하였다. 이런 사례는 광범위하게
나타났고 심지어 원나라의 비호를 받아 자행되기도 하였다. 또 지방에서 수취한 공물을
국고에 넣지 않고 사적으로 챙기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같이 부원배들의 경제 기반이
확대될수록 국가의 경제 기반은 무너져 갔다.

부원배들이 가진 부와 권력은 정상적인 정치 과정이나 경제활동을 통해 창출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회 모순을 심화시켰다.